- 이야기를 나누다
Joy
- 작성일
- 2021.4.11
달러구트 꿈 백화점
- 글쓴이
- 이미예 저
팩토리나인
# 자, 몇 층으로 가시겠습니까?
“손님, ‘옛 친구를 만나는 꿈’은 어떠세요? 2층 추억코너에 딱 하나 남았어요! 네? 어떤 친구가 나오냐고요? 그건 저도 모른답니다. 아마도 손님 기억 속에 있는 어릴 적 친구 중 1명이 나올 거예요.”
“‘몰디브에서 3박 4일 휴가 보내는 꿈’은 들어오자마자 다 팔렸어요.”
“손님, 그건 다른 손님께서 예약하신 꿈이에요. 포장 뜯으시면 안 돼요.”
“척 데일의 ‘오감이 번쩍 야릇한 꿈’ 시리즈는 아까 사춘기 손님들께서 우르르 몰려와서 다 사가셨어요.” p.41
어릴적부터 꿈을 많이 꿨던 나는 여전히 일주일에 서너번은 꿈을 꾸곤 한다. 누군가는 깊이 잠들지 못하는 것이라 하지만 즐거운 꿈이라도 꾼 날에는 그 희미해지는 끝자락을 잡으며 기분좋게 아침을 시작하니,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꿈꾸는 쪽을 선택하고 싶다(아, 요즘은 자꾸 업무 관련 꿈을 꿔서 조금 괴롭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꿈을 파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입사한 신입사원 페니가 겪게 되는, 많은 꿈과 꿈을 만드는 사람들, 또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잠이 들어야만 찾을 수 있는 곳이어서 잠을 제대로 자지 않으면 갈수 없다는 것. 또 말 그대로 잠이 든 사람들이 방문하다보니 종종 흥미로운 풍경을 마주하기도 한다.
녹털루카들은 잠든 손님들이 옷을 훌렁훌렁 벗고 다니지 않도록 항상 100벌이 넘는 수면용 가운을 짊어지고 손님들을 쫓아다니며 옷을 입히는 일을 했다. p.13
“방금 팬티만 입고 자는 사람이 돌아다니는 걸 본 것 같아.” p.17
신발을 신지 않고 다니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잠든 손님들이 대부분 신발을 벗고 오기 때문에 길거리도 실내처럼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당연했고, 언제부턴가 주민들도 잠깐 외출할 때는 양말만 신고 다니기 시작했다. p.37
자, 그럼 다시 백화점 이야기로 돌아와서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간다면 나는 어떤 꿈을 사고 싶을까? 쇼핑에 도움을 주기 위해 층별 안내를 간략히 적어볼까 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층별 안내
1층 : 고가의 인기상품, 또는 한정판, 예약상품들만 소량 취급 (매니저 : 웨더, 그리고 꿈 예약은 달러구트씨가 직접 받음)
2층 : 일명 ‘평범한 일상’ 코너로 소소한 여행이나 친구를 만나는 꿈, 또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꿈 등 (매니저 : 비고 마이어스, 대학에서 ‘꿈의 영상연출학’과 ‘꿈의 뇌과학’ 복수전공, 각잡힌 깔끔 정리정돈을 선호함)
3층 : 획기적이고 액티비티한 꿈 (매니저 : 모그베리, 친근하고 자유로운 편이나 ‘레프라혼 요정들’을 싫어하여 대화시 주의 요함)
4층 : 낮잠용 꿈, 얕은 잠을 많이 자는 동물들이나 온종일 잠만 자는 아기 손님들이 많기로 유명 (매니저 : 스피도, 말이 빠르고 말하는 걸 좋아함, 상대방이야 듣든지 말든지)
5층 : 1, 2, 3, 4층에서 팔다 남은 꿈 할인 판매 (별도 매니저 없으며, 직원들이 각자 재주껏 자유롭게 판매, 인센티브 있으나 기본급 낮음)
2층에 들러 오랜 친구를 만나 소소한 수다를 떠는 꿈을 사거나 3층에서 우주 유영을 하며 여유롭게 푸른 지구별을 바라보는 꿈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 말순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5층 할인 판매 코너에서 보물처럼 숨겨져 있던 꿈을 발견하는 소위 득꿈의 기회를 노려볼 수도 있을 거다. 아니면 아예 큰 맘 먹고 1층 달러구트씨의 사무실로 가 나만을 위한 꿈을 예약하는 것은 어떨까?
처음 책을 펼치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본격적인’ 꿈 판매 시스템에 다소 당황했던 것이 사실이다. 책 제목에 ‘백화점’이라 적혀 있었음에도 이렇게 5층짜리 큰 백화점일 줄은 생각도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층별로 다른 꿈들을 파는 곳이라니.
자, 그렇다면 이 본격적인 ‘꿈 백화점’에서 당신은 몇 층에 들러 어떤 꿈을 사고 싶으신가요?
# 꿈을 만드는 사람들
위의 질문에 이어 퀴즈를 하나 더 적어볼까 한다.
Q. 다음 중 1999년도 ‘올해의 꿈’ 시상식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그랑프리를 수상한 꿈과 그 제작자로 옳은 것을 고르시오.
a . 킥 슬럼버 -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범고래가 되는 꿈’
b. 야스누즈 오트라 - ‘부모님으로 일주일간 살아보는 꿈’
c. 와와 슬립랜드 - ‘우주를 유영하며 지구를 바라보는 꿈’
d. 도제 - ‘역사 속 인물과 티타임을 가지는 꿈’
e. 아가냅 코코 - ‘난임 부부의 세쌍둥이 태몽’ p.11
위의 문제는 페니가 면접을 보러 가기 전 예상질문에 대해 공부할 때 풀었던 문제이다. 위의 글이 책의 앞부분에 나오기 때문에 킥 슬럼버, 야스누즈 우트라, 와와 슬립랜드 등 그 이름이 너무 낯설게 다가왔다. 아니, 이게 사람 이름이 맞나? 혹시 회사 이름인가? 이 동네 이름은 좀 이상한걸?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위의 제작자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다시 등장하는데, 그 글을 읽고 다시 문제를 보니 그들의 작품이 제작자들의 특징을 하나, 하나 잘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킥 슬럼버는 비록 자신의 몸은 불편하지만 누구보다 모험에 도전하며 그런 꿈을 만들어내고, 야스누즈 오트라는 주로 타인의 삶을 공감하는 내용에 관심이 많다(그녀는 ‘내가 괴롭혔던 사람으로 1달 살아보기’와 같은 꿈도 만들었다. 음..듣기만 해도^^;). 와와 슬립랜드는 자신의 외모만큼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데 탁월하며 도제는 지나간 시간을 꿈으로 만들고 아가냅 코코는 태몽을 만든다.
그리고 위의 예시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또 한명의 꿈 제작자가 있으니, 바로 개인의 트라우마를 꿈으로 표현하는 막심이다. 그는 재입대 꿈이라거나 시험보는 꿈처럼 일반적으로 아침에 일어나면서 기분이 상쾌하지 않은 꿈을 전문으로 만든다. 어쩌면 내가 요즘 꾸는 업무 관련 꿈도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여기 재입대한 꿈을 꾼 사람들만 몇 몇인지 아세요? 대체 이런 꿈은 왜 파는 거예요?”
달러구트의 반대편에 앉은 청년이 찻잔을 소리 나게 탁 내려놓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주위 사람들도 따라서 볼멘 소리를 냈다.
“아까도 말했지만, 전 저번 달에 제대했는데 다시 훈련소에 가는 꿈을 꿨어요.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요?”
“시험 치는 꿈은 또 어떻고요! 혹시 잠든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취미가 있는 것 아니에요?” p.140
나도 그들과 함께 항의를 하고 싶다.
“맞아요! 대체 왜 꿈에서까지 내가 직장에서 일을 해야 하는거죠? 심지어 꿈에서 직장동료들과 싸우기까지 한다니까요!”
그런데 달러구트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어쩌면 나는 지금 내 안에서 이 시간을 헤쳐나가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들께서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p.144
“하지만, 잊지 마세요. 손님들께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이겨내며 살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는 순간 이전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죠.” p.146
이런 꿈을 꾸고 일어나도 기분이 가라앉거나 하루를 우울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 내가 열심히 하고 있는거구나, 오늘은 조금 더 기분좋게 동료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일해야지,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그래서 나 역시 꿈에 대한 댓가가 지불되었으면 좋겠다(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후불제로 운영된다).
띵똥.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의 대가로 ‘자신감’이 대량 도착했습니다.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의 대가로 ‘자부심’이 대량 도착했습니다. p.148
(이야기를 시작하며 낸 퀴즈의 정답은 a이다. 혹시나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 남겨진 이들을 위한 꿈
“여기서 내가 제일 늙은이다, 그렇제?”
부끄러워하면서도 처음 와 ㅂ는 곳이 설레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던 그녀의 모습이 아른거려, 남자는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데도 미간이 뜨끈 거렸다. p.267
남자는 잠에서 깼는데도 한동안 눈을 뜰 수 없었다. 눈을 뜨면 눈꺼풀 안쪽의 잔상이 사라질까 봐 아까워서 뜨기 싫었다.
좀처럼 울지 않는 남자는, 양쪽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일어났다. 그리고 그대로 웅크려서 엉엉 소리 내 한참을 울었다. p,274
부부는 딸을 꼭 끌어안았다.
“아프다는 말만 하다가 가게 해서 너무 미안해.”
“아닌데? 나는 100개만큼 행복하고 1개만큼만 아팠는데, 지금은 1개도 안 아파.”
“아무 것도 못하고 너무 짧게 살다 가서 어떡해.”
아빠는 자꾸만 미안해서 애처롭게 아이를 봤다.
“아이 참, 아니라니까. 나는 대신 좋은 기억만 있어. 있잖아, 여기는 친구들도 있고 선생님도 있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많은데, 사는 게 좋기만 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대!! 나는 좋기만 했는데! 굉장하지?” p.275
마지막 챕터를 읽다가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꿈을 꾸고 일어나 엉엉 소리 내 우는 남자의 이야기와 먼저 떠나보낸 딸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부부의 이야기는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를 울컥하게 한다. 나 역시 그들처럼 내가 사랑한 친구를 꿈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너무나도 소중한 친구를 잃은 후 1년이 지난 무렵, 꿈에서 그를 만났다. 그저 따뜻하게 내 손을 잡아주는 그 앞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꿈에서 깬 후에도 이렇게라도 친구를 만났다는 반가움에, 내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고 보고싶어하는지 다 표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한참을 울었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꿈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 꿈을 준비하는지에 대해 달러구트씨의 설명을 들으며 다시 한번 코끝이 찡해온다.
“실제로 손님들을 만나보면, 떠나는 자신은 안중에도 없단다. 그저 남은 사람들이 괜찮기를 바라지.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가는 건 그런 것인가 보더구나. 나도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p.277
친절한 나의 친구 역시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 왠지 책 속의 이야기가 그저 허구의 상상만은 아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아, 궁금하다
“당신은 대화를 재밌게 만들 줄 아시는군요.”
막심은 페니의 말이 마음에 든 것 같았다.
“즐겁게 만들면 다들 좋을 텐데요! 대금을 받는 것도 훨씬 쉬워지실 거예요!”
“혹시 제 걱정을 해주는 건가요?”
막심이 기다란 손가락으로 검소한 앞치마를 두른 자신을 가리켰다. pp.152-153
위의 대화는 꿈 제작자 중 한 명인 막심과 페니의 대화이다. 그리고 이후 꿈 제작자들의 모임에서 이 둘은 다시 재회하는데 페니를 대하는 막심의 반응이 왠지 심상치 않다.
“저..., 페니 씨. 그때 다녀가신 이후로 작업실의 암막 커튼을 검은색에서 회색으로 바꿔 달았어요. 그때 너무 어둡다고 하셔서...”
“네? 회색이요?”
“네. 검은색보다 햇빛 투과율이 3%나 높대요.”
“아....”
페니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서 막심을 가만히 올려다봤다. 그는 칭찬을 기다리는 덩치 큰 아이처럼 수줍은 표정을 지었는데, 눈이 부셔서 눈살을 찌푸리는 바람에 악몽 같은 표정이 되었다. pp.166-167
음..뭔가 느껴지지 않는가? 아무래도 막심은 페니에게 호감을 갖게된 듯하다. 이에 대한 심증을 굳혀주는 대목들은 이 외에도 수두룩하다.
아가냅 코코는 니콜라스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고, 당연히 그녀의 옆에 앉을 줄 알았던 막심은 잠깐 고민하더니 페니 옆에 앉았다. 페니는 이 많은 자리를 놔두고 자신의 옆에 앉았다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번했다. 하지만 막심은 선글라스를 끼고 말없이 앉아 있었으므로 무슨 생각인지 전혀 읽을 수가 없었다. p.168
페니는 먹는 둥 마는 중 하면서 계속해서 그들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때문에 옆에 앉은 막심이 등갈비 구이의 부드러운 살코기 부분을 은근슬쩍 페니 쪽으로 돌려놓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p.169
막심은 또박또박 얘기하고 있는 페니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니콜라스가 갑자기 지목하자 사례가 들려서 한참을 켁켁거렸다. p.180
나는 이후에 이 둘의 이야기가 다시 한번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없다. 이렇게 떡밥만 던져놓고 결론을 짓지 않다니. 아, 궁금하다. 수줍음 가득한 막심이 어떻게 페니에게 다가갈지가 그가 제작하는 꿈만큼이나 궁금해졌다.
이웃이신 말순님께서 선물해주신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딱 내 취향이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시작 부분처럼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진 설정들을 좋아하는 내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층별 안내라든지, 꿈 제작자들과 그들이 만드는 꿈에 대한 이야기는 말 그대로 취향 저격이었다. 작가의 상상력을 함께 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그 행간에 숨겨진 이야기들은 무심히 지나치는 어떤 것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책을 선물해주신 말순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 )
*기억에 남는 문장
이제 시간의 신은 과거와 미래에 비해 턱없이 작고 날카로운 현재의 조각을 손에 쥐고, 셋째에게 물었습니다.
“찰나의 현재를 잘 다스려주겠느냐?” p.19
“저는 꿈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이 질문을 떠올려요. ‘사람은 왜 잠을 자고 꿈을 꾸는가?’ 그건 바로, 모든 사람은 불완전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리석기 때문이에요..(중략)..왜, 푹 자는 것만으로도 어제의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길 때가 있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든, 여기 이 백화점에서 파는 좋은 꿈을 꾸든, 저마다 잠든 시간을 이용해서 어제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잠든 시간도 더는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 pp.31-32
“목적지요? 사람은 최종 목적지만 보고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 따위가 아니잖아요. 직접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고 가끔 브레이크를 걸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야 제 맛이죠. 유명 작가가 되는 게 전부가 아닌걸요. 전 시나리오늘 쓰면서 사는 게 좋아요. 그러다가 해안가에 도착하든 사막에 도착하든 그건 그때 가서 납득하겠죠.” p.114
“반쵸 씨의 이야기가 정답이에요. 사람들은 자는 것보다 재밌는 일이 많으니까 잠들지 않는 거예요.” p.181
“여러분을 가둬두는 것이 공간이든, 시간이든, 저와 같은 신체적 결함이든... 부디 그것에 집중하지 마십시오. 다만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p.216
“그 꿈은 이미 다 손님 머릿속에 있던 겁니다.”
“정말요?”
“영감이라는 말은 참 편리하지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대단한 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하는지, 하지 않는지. 결국 그 차이죠. 손님은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했을 뿐이에요.” p.231
“작년에 출시했던 ‘내가 괴롭혔던 사람으로 1달 살아보기’는 평론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판매 실적은 저조했어요. 어느 누가 자신이 괴롭혔던 사람이 되어 보고 싶겠어요? 제목을 좀 더 에둘러서 지을 걸 그랬어요.” p.241
“나는 삶을 사랑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고 믿는단다. 첫째, 아무래도 삶에 만족할 수 없을 때는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중략)..두 번째 방법은, 쉬워 보이지만 첫 번째 방법보다 어려운 거란다. 게다가 첫 번째 방법으로 삶을 바꾼 사람도 결국엔 두 번째 방법까지 터득해야 비로소 평온해질 수 있지..(중략)..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독하는 것. 두 번째 방법은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쉽지 않지. 하지만 정말 할 수 있게 된다면, 글쎄다. 행복이 허무하리만치 가까이에 있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지.” p.250
- 좋아요
- 6
- 댓글
- 10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