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를 나누다
Joy
- 작성일
- 2021.4.25
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
- 글쓴이
- 류한빈 저
동양북스(동양books)
지난해 나의 일상에 영향을 미친 책을 꼽으라면 단연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말해야 할 것이다. 안 그래도 이른 아침 일어나 그 조용함 속에 차를 마시거나 음악을 듣고 또 책 읽기를 좋아하는 터라 아침, 아니 새벽 시간의 주도적인 활용에 대해 언급하는 그 책이 반갑기도 또 내게 도전을 주기도 했다. 게다가 몇 번의 실행 이후 주말이 아닌 주중에도, 그것도 출근하기 전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에 묘한 성취감을 느끼기까지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성취감도 희미해지고, 바쁜 일과가 반복되다 보니 새벽에 눈을 떴다가도 10분만, 아니 오늘만..이라며 알람을 끄는 횟수가 늘어나던 터였다. 습관이 되기전 걸림돌에 걸린 기분이랄까?
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
아침이 아니면 저녁인가? 책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역시 다른 사람들도 시간 관리에 관심이 많구나, 그것도 업무와 분리된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골몰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나 역시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펼쳐놓을지 호기심이 일었다. 그렇다고 새벽 기상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으면서 느꼈듯 아침이든 저녁이든 결국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시간이 있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어느 때인가 보다는 얼마나 주도적이고 효율적으로 보내는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는 무조건 정시에 퇴근을 한다. 물론 한 달에 한두번 정도는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야근을 하지만 무의미하게 일을 미루거나 주변의 눈치를 보느라 야근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를 위한 또 하나의 하루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p.12
흠..정시 퇴근의 전제가 있긴 하지만, 이건 내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넘어가기로 한다. 달리 말하면 나 역시 한 달 내내 야근을 하는 것은 아니고 또 짧은 시간이라도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으니 말이다.
# 평일에도 내 시간을 만들 수 있다
하루를 쪼개어 들여다보면 평일에도 24시간을 모두 일하는 것이 아니고 주말에도 24시간 내내 노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출근하는 평일에는 출근 전에도 퇴근 후에도 뭔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에게 아침시간은 눈 뜨면 서둘러 출근을 준비하는 시간이며, 저녁 시간은 지친 채로 집에 들어와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p.22
나 역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전에는 주중 시작은 조금 허둥대며, 그리고 하루의 마무리는 조금 지친 모양새로 널부러져(?) 마무리하기 일쑤였다(주말에는 알람 없이도 잘 일어나고, 밤에도 그리 피곤치 않으니 신기하기도 하다). 물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을 쪼개어 해야할 일과 내가 한 일을 비교해 기록하고 있다.
나는 시간을 묶어서 보지 않고, 앞뒤로 멀리 보지 않고 순간순간에 집중하며 모든 순간을 확대해서 보기로 했다.,(중략)..물론 이런저런 일 때문에 제하는 시간이 있다 해도 최소 매일 3~4시간은 확보할 수 있다.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적어도 주말만을 기다리며 허비하기에는 아까운 시간이다. p.22
TV를 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주중에는 퇴근 후 TV를 켜지 않는데, 언젠가 아무 생각 없이 계속해서 채널을 돌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 후부터는 의식적으로 전원을 켜지 않는다(이사를 하면서는 아예 TV를 없애고 거실을 서재로 만들자 주장했으나, TV사랑이 넘치는 옆자리분과의 온도차로 인해 이루지 못했다).
퇴근 이후 내가 좋아하는 일로 시간을 빼곡이 채우는 것은 에너지를 갉아먹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에너지를 채우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p.25
저자처럼 ‘빼곡이’ 까지는 아니지만 최소한 책을 읽거나 짧게 끄적이기, 또 여름철에는 저녁 산책도 하다보면, 퇴근 이후 1~2시간을 모아가면 내가 생각한 것보다 제법 많은 시간이 쌓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요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코로나19 상황이 빨리 종식되어 계획대로라면 작년에 시작했어야 할 운동을 다시 배우는 것이다.
# 직장은 내게 어떤 의미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요즘 애들한테는 직업이 아니라 직장이야. 내가 해야 할 ‘업’이 아니라 ‘돈’을 버는 곳이라고.”
직장 상사가 소위 90년대생들을 보며 종종 아쉬움 섞인 말을 하곤 하는데, 그 사이에 끼어 있는 나는 동의도 부정도 하지 못한채 고개를 갸웃하곤 한다. 내게 동의를 구하는 눈빛에 어정쩡하니 웃음으로 상황을 넘기기는 하지만, 나 역시 ‘업’이라는 표현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대놓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경제적인 필요를 채우기 위한 곳이라 단정적으로 말하지도 못하겠다(이래저래 끼어 있는 기분이다).
저자는 말한다. ‘최고의 직장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최고의 직장인이 되지 못하더라도, 퇴근 후 더 활기차게 ‘딴짓’을 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p.31
솔직히 말해 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이면 직장에서도 내 위치를 명확히 하고 싶고, 나만의 생활도 알차게 채우고 싶다. 어디건간에 내가 속한 곳에서 보내는 시간이라면 억지로 버티기 보다는 내가 끌고 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 곳 역시 내가 선택한 곳 아닌가 말이다. 욕심이 많은 걸까?
아마도 저자 역시 ‘직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다만, 업무시간 이후에 대한 경계가 명확한 것이리라. 모든 것에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퇴근을 하는 순간 직장의 고민을 내 공간까지 끌어들이지 말자는 내 다짐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나를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는 직장은 감사한 곳이다. 때로는 실수도 하고, 이런저런 사고도 생기고, 상사가 나에게 실망하더라도 시간은 가고 월급날은 돌아온다. ‘어쨋거나 월급날은 또 돌아온다’는 사실은 얼마나 든든하고, 정신을 편안하게 만드는가! p.36
수입과 행복, 두 가지 요소 모두 중요하다. 무려 초등학교 때 배우는 내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월급날만 바라보며 업무 시간을 버틴 다음, 한시라도 빨리 퇴근하기만을 기다리며 살고 있다. 일을 하며 ‘행복’과 ‘보람’을 느끼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직장을 벗어나면 그곳에 ‘행복’이 있을까? 행복은 있을지언정 수익은 없기 마련이다. p.37
저자가 언급한 ‘수입’에 대한 글 중 내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부업에 대한 이야기했다. 소위 요즘 말하는 N잡러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옛날에는 부업이라고 하면 퇴근 후 대리운전, 새벽 신문 배달 등이 먼저 떠올랐지만, 요즘에는 본인의 관심사에서 시작한다. 퇴근 후에 할 만한 재미있는 일을 찾다가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도 벌 수 없을까?”로 관심이 옮겨가는 것이다. 이렇게 좋아하는 일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하비-프러너(Hobby-preneur)’라는 단어도 생겼다. 취미를 뜻하는 ‘hobby’와 일구는 사람이라는 뜻의 ‘preneur’의 합성어다. p.38
하비-프러너(Hobby-preneur)라니, 다소 생소한 단어이다. 하지만 내 취미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지금에 와서 모든 것을 뒤집어 엎고 새롭게 시작하기에는 용기가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쯤 고민해볼만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조금씩 발을 들여놓고 궁극적으로는 수입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아니 비록 나중에 경제적 측면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내가 시도한 그 경험과 만족감은 내게 남지 않을까? 그리고 100세 시대라는 요즘에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경험이 나의 일상을 조금 더 풍요롭게(경제적인 이유에서만이 아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남이 시켜서 혹은 남을 따라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꾸준히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 하는 경험은 굉장히 소중하다. 꼭 성공하거나 끝까지 할 필요는 없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그만둬도 된다. p.65
훗날 누군가 때문에 마음대로 하고 싶은 것도 못했다며 원망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덜 구질구질할 것이다. p.67
# 계획은 나를 위해서 세우는 것이다
종종 오늘 하루 내가 뭘했지? 하고 진심으로 궁금해질 때가 있다. ‘모모’의 시간도둑이 내 시간을 훔쳐가기라도 한 것처럼 내 시간이 증발(?)되는 듯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런 기분이 싫어 언제부터인가 시간계획과 함께 실제로 내가 보낸 시간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렇게 남긴 기록을 일주일, 한 달이 지나 들여다보면 내가 어디에 많은 시간을 쓰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누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데도 목적없이 인터넷 바다에서 허우적 거린 시간을 기록하는 것이 마뜩치 않다보니, 점점 그 시간을 줄여나가고 있다.
여기까지 적으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듯 보이지만, 단점이 있다면 종종 내가 스스로의 계획에 갇히는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한번씩 “삐뚤어질테다!”를 외치면서 엇나가곤 한다. 예를 들면 거실에 널부러져 아예 인터넷의 바다에 풍덩 빠져 시간을 보낸다든지 하는 것처럼 말이다.
계획을 세우고, 시간별 목표를 정하는 이유는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가두기 위함이 아니라 편의를 위해서라는 것을 기억하자. p.134
계획은 나를 돕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지, 나를 감시하고 가두기 위해 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pp.134-135
계획에 대한 저자의 글을 읽으며, 내가 정한 계획에 도리어 끌려다녔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계획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형식에 치우치지 말고 내가 왜 이 계획을 세웠는지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이었는지를 먼저 떠올려야겠다.
# 아침형 인간 vs 올빼미형 인간, 중요한 건 시간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와 이 책 ‘아침이 달라지는 저녁 루틴의 힘’은 언뜻 보면 아침형 인간과 올빼미형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듯 싶다. 완전 다른 생활패턴을 보여주는 듯도 보인다. 하지만 두 권의 책을 다 읽은 내 느낌은 두 책 모두 하고자 하는 말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아침이건 저녁이건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활용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들어도 내가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당연한 말이지만 종종 잊곤 하는)이다. 고민을 하는 것도 실행에 옮기는 것도 결국 나이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매일 꾸준히 운동도 하고 싶고, 퇴근 후에 취미 생활도 하고 싶은데 막상 저녁 시간이 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 누워버린다. 이처럼 마음은 굴뚝같은데 행동하지 못해 괴로운 사람을 위한 해결책은 사실 하나다. 행동을 해야 한다. p.212
이왕 하는 거 제대로 잘하고 싶은 욕심이 드는 건 이해하지만, 앞으로는 ‘이왕 시작한 거, 꾸준히 하고 싶다’는 욕심 쪽으로 방향을 틀어보자. 오래 할 일은 당장의 퀄리티보다, 지속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pp.221-222
*나에게 적용하기
조금 느슨해진 '5시 30분 기상'을 습관으로 만들기(적용기한 : 지속)
*기억에 남는 문장
의미는 평생 동기 부여가 된다. 행동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잔잔한 파도쯤은 무시하고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 p.86
잘하고 못하고는 나중에 생각할 문제다. 우리는 가끔 필요 이상으로 나중의 문제를 현재에 끌어와서, 나중에도 맞을 매를 미리 한 번 더 맞고 있다. p.100
걱정은 하면 할수록 커진다. 하지만 행동은 하면 할수록 걱정을 없앤다. 그러므로 걱정이 된다면 일단 빨리 시작하는 게 답일 수도 있다. p.101
글로 쓰면 별 것 아니라는 게 명확해지는 귀여운 고민들인데, 머릿속에서만 걱정을 굴리다 보면 눈덩이처럼 술술 불어난다. p.103
하고 싶은 일과 예상 소요 시간, 필요한 집중도를 생각해보자. 계획적으로 매일 혹은 일주일에 두세 번 등 꾸준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하루에 몇 시간 정도 이 일을 할지 정하자. p.131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시간이 없다면 진짜 시간이 없는 것인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덜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할 용기가 없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p.145
사람들이 우선순위를 정할 때 잘 잊는 것이 바로 ‘급하지 않고 중요한 일’이다..(중략)..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당장 급하지도 않고 변화나 결과가 눈에 띄지 않으니 뒤로 자꾸 미룬다. 하지만 이런 일일수록 의식적으로 챙기고, 시간을 먼저 빼놓아야 한다. p.146
작은 일을 잘 해야만 큰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큰 일이 넘어야 하는 높은 벽이라면, 작은 일을 루틴으로 만드는 건 사다리를 만드는 일 같은 것이다..(중략)..큰일을 잘 해내는 사람은 장대높이뛰기 선수처럼 엄청난 무언가를 타고난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사다리를 성실하게 만들어놓은 사람이다. p.165
열정이 넘치는 날에는 시작하지 마라 p.168
유연성 있게, 리듬을 잘 타는 것이 중요하다. 파도가 몰려오면 맞서 싸우는 게 아니라 힘을 빼고 작당히 휩쓸려주는 것이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조금 더 하고, 컨디션이 나쁘면 좀 덜 하고, 슬럼프가 심할 때는 정말 조금만 하고. 하지만 아주 놓지는 않는 것이 중요하다. p.206
하루에 1%만 성장하면 일 년 후에 37배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목표는 어제보다 더 잘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1% 내외의 작은 성장을 거듭하는 것이다. 컨디션이 나쁜 날에는 유지하는 것만 목표로 한다. 내가 하려는 일은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니다. 국가대표 선수가 금메달을 목표로 운동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퇴근 후 시간에 생산적인 일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꾸준히 해보자는 것 아닌가? 그러니 자학하지 말고 즐겁게 하자. p.214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문제였는가?’를 생각해본다. 말 그대로 내가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문제였다면 빠르게 잊어버리는 편이 좋다. 의외로 어쩔 수 없었던 일에도 자책감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중략)..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것도 피해야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너무 쉽게 합리화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좋은 피드백이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능동적 질문이다. pp.216-217
이왕 시작한 거 ‘잘하자’가 아니라 ‘꾸준히 하자’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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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