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금까지 읽지 않은 이유

나의 최애 도서 '룬의아이들' 의 저자이신 전민희 작가님과
쌍벽을 이루는 판소계 작가라고 하셔서
자칫하다가 내가 전민희 작가님을 배신하고(?) 덕질하게 될까봐
두려워서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음...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그것은 기우였던 것 같다. (이유는 차차 설명)

2. 읽게 된 계기
던전 앤 드래곤이라는 TRPG 기반 영화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아 해당 세계관을 좀더 이해하고자 비슷한 세계관이라고 알려진 이 작품을 선정함. 8권이라는 분량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작품이기에 대중을 믿고 골랐음. 부스트를 달고 미친듯이 보게되면 어떻게든 볼거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임. 그건 맞았으나 ...

3. 총평
세계관. 좋았습니다 정통 판타지. 드래곤도 나온다 (당연함 제목이 드래곤 라자임) 여러 종족에 대해 인간과 구분지어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이 보였음...
전민희 작가님작품은 세월의 돌, 룬의아이들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두 작품과 공통점이 있는데 옛 역사인물들이 진하게 엮인다는 점인듯 .. 그게 너무 좋음; 나 이런거 개 좋아함; 짜릿함마저 느낌 ...
그리고 꽤나 초반부터 뿌려놓은 설정들을 지속적으로 쓰기 때문에 이름하나라도 지나치기가 힘들다 ... 다음에 또나온다
그렇지만.
절대 용서할수 없는 것은 이 작품의 2권이라는 존재인데.
불쌍하게도 본인은 2권만 구매해서 (다른 작품들은 대여로 봄) 읽게 되었는데, 그게 하필 ...
너무 별로였다...
왜 별로였냐면, 섹드립/성적 농담이 전부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놀라울 정도로 다른 권에는 없음 장난치지마세요 이아저씨야 진짜 무슨일이 있으셧나요? 2권에서 집에 우환이라도 있으셨어요? 너무 화가나서 접을뻔한게 4번정도 있었음.. 아저씨 그렇게 사시지 마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매도입니다.
이루릴, 네리아 가 번갈아가면서 대상화되어가지고 ... 너무너무 불쾌했다 그리고 이후 전개에서도 정말이지 쓸모없었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도 상관없었을 그런 쓸모없는 에피소드였음. 반박하고 싶으면 이영도 당신이 직접 연락주시길 ...
해당 권 때문에 나머지가 더럽혀질 지경이었다... 다른 권에서 감동받고 눈물날것 같을때마다 2권을 떠올리면서 하 내가 이 작품에다가 눈물을 떨구다니 자존심 상한다 이런 기분 느끼게 하지 마시란겁니다 진짜!!!!!!!!! 너무 화납니다 이건 용서 못하고요. 저는 상냥한 세계에서 상냥한 판소만 읽고 살았군요. 남자 작가님 작품 겁나서 읽겠습니까? 앞으로 조심하시길...
어쨌든 결국엔 재밌게 읽었다 ... 인물 하나하나를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다... 버려지는게 아니라 나중에라도 활용되고, 이야기에서 등장하게 되는게... 그런게 너무 좋았음, 마지막도 ... 아쉬운점이 많았지만 (그냥 내가 아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런거임) 재미있게 끝냈다...

4. 스포일러 있는 기타 후기
나는 처음엔 네리아가 좋았다.. 그녀는 붉은머리였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에서는 붉은머리 소녀가 꽤나 나온다.. 제미니, 네리아, 레니 ... 어떻게 다 ㄴ가 들어가는군요. 아무튼 그래서 행복했음. 그런데 네리아를 2권에서 (이하생략) 그렇게 활용한게 너무 화가 났지만 .. 어쨌든 오래 볼 수 있어서 좋았음
그런데 제레인트가 나왔을때부터 제레인트를 더 좋아했다 ...
중간에 한번 죽는데 ... 그때 든 생각 : 이녀석 캐릭터가 독보적이기 짝이없는데 내가 작가면 여기서 안죽임 안죽었을거임 ㅅㄱㅇ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살아있었음 ...
내가 감동받은 구간 ,,, 제레인트가 드래곤 로드에게 시험받을 때 주저없이 자기 목숨을 버려 동료들을 구하겠다고 했을 때, 그러면서 덧붙인 말이 동료들도 당연히 자기같은 선택을 할거라고 말하는데
그걸 본 후치가 그건 제레인트의 인간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구간이었음 ... 인류애가 갑자기 차오름 이녀석은 인간을 사랑하고 믿음 ... 그게 너무 좋음 신을 섬기면서 신도 좋아하고 인간도 좋아하고 세상도 좋아하고 모험도 좋아함 근데 그걸 숨기지 않음

그리고 핸드레이크가 다레니안에게 사랑고백(후치가 대리고백)하는 부분도 좋았음 ... 종족을 뛰어넘은 사랑이라는거 너무 아름다운것 같다 ... 물론 핸드레이크는 약간 로맨스적 사랑보다는 범종족적 사랑인것 같았지만 나는 이런 사랑을 더 좋아해...

그나저나 네리아에 대한 카드점은 뭐였을까?
이거때문에 네리아가 죽는건가 하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 그리고 저 운차이와 네리아 커플 반대합니다 ... 아무튼 반대합니다 그는 아직 부인이 살아있을지도 모르고요 ... 안됩니다
그리고 중간에 '혹시 네리아 사실은 10대였고 네리아가 라자인거 아님?' 이생각했었는데 ... 응 아니야~
레니가 중간에 지골레이드를 만나서 라자 제안 받았을때 빼박 여기서 라자 되어가지고 일이 틀어지겠구나 .. 생각했다 응아니야~ 하지만 결국 지골레이드의 라자가 되었군요 ... 웬지 크라드메서의 라자가 될것같지는 않았음 일이 그렇게 순조롭다면 판타지소설이 아니니까요 ...

내가 넥슨, 넥슨! 이 빌어먹을놈 <-이 대사 캡쳐로 알티스타가 되었는데 ... 넥슨 이라는 인물도 마냥 미워하게 만들다가도 후반부가서는 측은하게 만드는 솜씨가 꽤나 좋더군요... 죽음도 너무 비극적이고 안타까움 ... 드래곤과 드래곤 라자 사이의 관계도 너무 좋은것 같다... 라자가 드래곤의 마음과 공명한다는것과 ... 단수인 드래곤이 라자를 자신으로 여긴다는게 좋음

캐릭터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
넥슨의 서사가 되게 복잡한데 ... 아니면 생각보다 단순한데 복잡하게 풀어낸거일수도 있음... 아무튼 원수였다가, 미묘한 동료(임시)였다가, 어라 근데 갑자기 얘가 대마법사 핏줄이라고 함 ... 헐 근데 얘 아빠가 사실은 그렇다고 함... 우엥? 갑자기 얘가 라자로 택함받음 ... 이렇게 넥슨으로 놀라게 만드는 부분이 많았던듯 그래서 꽤나 공들인 캐릭터라는 느낌이 듬... TRPG에서 백스토리 운용할때 도움될지도 .. 라고 생각하면서 봄
할슈타일과의 관계도 ... 처음에는 바이서스 왕가 편인줄 알았는데 그쪽도 야망을 갖고있었고 아무튼 복잡해가지고 근데 그게 또 300년전의 어쩌구랑 연결되어있고 ... 이런 복잡하게 얽힌 관계 보는 맛도 있었다

누군가가 후치라는 캐릭터가 막시민이랑 비슷하다고 했는데
나는 그것에 비동의한다
후치가 좀더 저속하고 부주의하고 어린티가 난다 (나이에 걸맞다는 뜻) 막시민은 좀더 조숙하고 냉정하고 말이 많음

하여간 ... 하 또 뭐 말하려고 했지
룬의아이들보다는 상냥한 소설인듯?
내가 너무 매운맛을 걱정하고 본것 같음 다른 작품은 본적이 없어서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 드래곤 라자는 상냥한 이야기였다... (2권은 품을수 없음)

세계관 파악에 도움이 되었냐 묻는다면 ... 응 확실히 도움이 되었고 좀 종족간에 차이같은것도 이러이러한 경우가 있구나.. 라는것도 알게 되었고 ... 모르겠다 아무튼 이걸 단기간에 썼다는게 말이 안될정도로 세세한 설정이 많았어서 ... 누군가는 이사람이 디앤디에서 많이 따온것 같다고는 했지만 그럼에도 말도 안되는 분량인듯

거의 2주 안되는 시간에 독파한 드래곤 라자
그동안 즐거운 시간이었다 ...
이제 퓨처워커를 읽어볼까 해
하지만 좀 쉬고싶어 이 여운을 즐기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