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활한 여우

우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이야기 ‘교활한 여우’는  캄보디아의 우화인데요. 

우화에 등장하는 동물들 중 남을 속이거나 꾀가 많은 역할은 주로 여우, 토끼 등이합니다. 이 이야기에서도 여우는 오리와 닭들을 속이는 교활한 역할로 등장합니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여우가 오래 살면 요술을 부리고 사람을 홀린다며 경계했습니다. 그래서 구미호, 여우누이 등 요괴로 자주 등장합니다. 개와 여우는 같은 과에 속하는데도 개는  귀신을 쫓는 동물 대우를 하지만 여우는 요물 취급을 합니다.

여우는 가금류인 닭을 잡아먹고 땅을 파헤치기 때문에 해를 끼치는 동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삼국시대 및 남북국시대에는 한반도에서 신으로 가장 많이 숭배되던 대상이라는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서양 이야기 속에서 여우는 동아시아 문화권과 달리 도술을 부리지는 않지만 매우 교활한 존재로 나옵니다. 가금류(닭)를 훔치고 포도밭을 망치는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하는데 이때의 행동들이 영악해서 교활함의 상징으로 꼽히는 동물이 되었답니다.

이렇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간사하고 요사스러운 이미지가 크지만, 예외적으로 어린 왕자에서는 여우가 좋은 역할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캄보디아 동화인 ‘교활한 여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무척 배고픈 여우가 있었습니다.힘들이지 않고 닭과 오리를 배부르게 잡아먹을 궁리를 하던 여우는 드디어 좋은 꾀가 생각났습니다.

지붕이 있는 커다란 우리를 만들어 놓고 북을 치며 노래 부르기 시작했어요. 

여우가 부르는 노래는 이랬어요.  ‘달빛이 밝은 밤 어서 이리와 춤을 추렴. 아름다운 닭과 오리들아 이리로와 춤을 추며 즐겁게 놀렴’ 

근처에 있던 닭과 오리들은 노랫소리와 북소리에 모였지만 여우가 있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경계를 했어요. 하지만 삐쩍마른 여우는 자신들을 잡아먹을 만큼의 힘도 없어보였고, 친절한 노래를 부르는 여우가 나쁜 마음을 먹을 것 같지 않았어요. 하나 둘 흔들 흔들 춤을 추기 시작하자 금새 많은 오리와 닭들이 여우 주변에서 흥겹게 놀기 시작했어요. 한참 흥이 오르자 여우는 박수을 치며 닭과 오리들이 정말 춤을 잘 춘다며 칭찬을 했답니다.

더욱 흥이 올라 주변 것에 신경을 쓰지 안는 닭과 오리들을 보고 여우는 젖은 빗자루를 들고 나무위로 올라가 물을 뿌리며 비가오니 어서 우리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하라고 했습니다. 닭과 오리들은 친절한 여우를 믿고 우리안으로 우르르 들어갔습니다. 그사이 나무에서 내려온 여우는 문을 걸어 잠그고 오랜만에 포식을 하게 되었다며 크게 즐거워 했습니다.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신나게 놀던 닭과 오리들은 모두 여우에게 잡아먹혔답니다.

제목은 ‘교활한 여우’로 다른이들을 감쪽같이 속여 곤경에 처하게하는 여우가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우화에 담긴 교훈은 흥겹게 놀다보면 실수를 하게되고 중요한것을 놓치고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이나 재미있는 일을 하다가 해야할 일을 못 할 때가 많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기 전에 자신이 해야할 것과 중요한 것을 잘 알아 행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