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 카테고리

박샘
- 작성일
- 2021.8.7
동물농장
- 글쓴이
- 조지 오웰 저
문예출판사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 서평
저는 이 작품을 세번째 읽습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이번처럼 집중해서 읽은 적은 없습니다. 워낙 이 책에 숨긴 뜻이 광활하다는 것은 알았기에 내용 정도만 파악할 요량으로 대충 두 번 읽었지요. 이번에 디자인도 산뜻한 서평 기회가 있어 모처럼 심각하게 읽었습니다.
영어 부제가 동화입니다. a fairy tale 아마 공산주의가 바라는 상이 동화와 같이 허무한 허구에 불과하다는 걸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듯합니다.
당시 대놓고 구소련을 비판할 수 없는 하 수상한 시절이었으므로 조지 오웰은 풍자 소설을 쓰기로 작정하고, 행동에 옮기죠. 스탈린 동지를 돼지로 표현했으니, 구소련의 권력층이 얼마나 조지 오웰을 싫어했을까요? 서구 종교에서는 돼지를 영리하지만, 비열하고 교활한 동물로 취급합니다. 게다가 예수가 사탄을 몰아 돼지 무리에게 던져 벼랑 아래로 떨어뜨리게 한 대목이 신약 성경에 나오는 거로 봐서 동물농장의 저열한 리더를 돼지로 앞세운 건 위험천만한 발상이죠. 자기의 뜻을 끝까지 관철한 조지 오웰은 진정한 시대의 지성인입니다.
세계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독자도 작품 자체만으로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찰을 할 수 있는 철학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생각할 만한 부분이 동료들과의 약속을 시도 때도 없이 바꾸는 돼지 무리 보다 폭정에 맞서 대항하지 않는 우매한 '하급' 동물이 어쩌면 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능력 없는 지도자나 폭정을 일삼는 리더가 하자는 데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같은 인민이 바로 내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어요. 국민은 나라의 사람이요, 인민은 사람의 무리라는 뜻으로 제가 사용한 점 양해를 구합니다.
현재 한국은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제가 몸담는 단체도 대한민국정부수립당시 리더를 공중에 띄워 찬양하는 일을 일삼고 참 시절이 하 수상하구나 느낍니다. 답답하죠. 그냥 저는 우매하기에 잠잠하게 있습니다. 드러내지 않고.
조지 오웰의 작품은 파시즘과 공산주의 사이에서 반응하지 않는 지성인들에게 자극을 주고, 참혹한 폭정으로 순수하고 복종적인 인민의 죽음을 묵과한 세계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비단 당시의 상황에만 적용되는 우화라고 여기지 않아요. 안타깝게도 역사는 늘 반복됩니다.
- 좋아요
- 6
- 댓글
- 0
- 작성일
- 2023.04.26
댓글 0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