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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 작성일
- 2020.9.21
난처한 클래식 수업 2
- 글쓴이
- 민은기 저
사회평론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데뷔 연도는 겨우 10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활동했던 시기의 음악계 풍조와 사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서울대 작곡과 민은기 교수가 쓴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시리즈 제1권 '모차르트, 영원을 위한 호소'와 제2권 '베토벤, 불멸의 환희'를 연이어 읽고 알게 된 사실이다.
모차르트가 활동한 시기의 음악은 주로 왕궁이나 교회에서 연주되었다. 대부분의 음악가들은 왕궁이나 교회에 소속되어 마치 '기술자'처럼 주문받은 음악을 '생산'했다. 음악을 찾는 사람들도 음악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연회나 축제에서 흥을 돋우는 용도로 음악을 대했다. 그에 반해 베토벤 이후의 음악가들은 왕궁이나 교회의 지원을 받지 않고도 활동할 수 있었다. 음악 자체를 즐기는 청중들이 나타나준 덕분이다. 이러한 변화의 계기가 된 사건이 바로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혁명이고,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베토벤이다.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시리즈 제2권 '베토벤, 불멸의 환희'는 오늘날 사람들이 '음악가'라고 하면 떠올리는 상(像)의 원형이 된 인물인 베토벤의 생애와 업적을 자세히 다룬다. 1770년 독일에서 태어난 베토벤은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며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 요한은 당시 신동으로 불리며 투어 공연을 벌여 엄청난 돈을 번 모차르트 부자(父子)처럼 자신도 아들을 신동으로 키워서 크게 한몫 벌어보려고 했다. 결국 신동으로 소문이 나지는 못했지만, 재능만큼은 인정받아 청소년기에 이미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후 베토벤이 청각 장애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명곡들을 남긴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책에는 대중들이 널리 알고 있는 사실 외의 이야기들도 많이 나온다. 가령 1770년생인 베토벤은 1786년에 일어난 프랑스혁명과 이로 인해 일어난 변화의 소용돌이를 몸으로 겪었다. 그래서일까. 베토벤의 음악은 이전 음악가들이 추구한 음악과는 결이 약간 달랐다. 베토벤은 그저 듣기 좋은 음악,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라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음악, 분석할 가치가 있는 음악을 추구했다. 이는 심오하고 진지한 시대상과 딱 맞아떨어졌다.
베토벤의 대표곡 중 하나인 <엘리제를 위하여>에 관한 우스운 비화도 나온다. 베토벤은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으나 사랑한 여자는 있었다. 그중 한 명이 테레제라는 여자인데, 청혼까지 했을 만큼 사랑했다. 나중에 테레제를 생각하며 악보를 완성한 후 악보에 '테레제를 위하여'라고 적었는데, 베토벤의 글씨가 너무 악필이라 '테레제'가 '엘리제'로 오인되었고, 이것이 굳어지는 바람에 (원래는) <테레제를 위하여>로 알려져야 했을 곡이 <엘리제를 위하여>로 알려졌다고 한다. 앞으로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이 이야기가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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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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