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뷰

키치
- 작성일
- 2021.8.5
어제 그거 봤어?
- 글쓴이
- 이자연 저
상상출판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한국의 TV 프로그램을 챙겨본 일이 없다. 그래서 이 책에 거론된 대부분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는데, 첫째는 한국의 TV 프로그램 속 여성의 역할이나 여성에 대한 묘사가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러나 여전히 한계가 있으며 발전 가능성 또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챙겨보고 싶은 작품도 생겼다. 신세경, 차은우 주연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에는 조선 시대 여성들이 과거 시험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그전까지 사극 드라마에서 여성이 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궁녀가 되거나 남장을 하는 두 가지 선택지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주인공 구해령은 스스로 과거 시험을 봐서 합격해 최초의 여성 사관으로서 궁에 들어간다. 이것만 해도 충분히 기발하고 통쾌한 상상인데, 이 드라마는 구해령을 포함해 여성 사관이 된 사총사가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성 사관들은 당하지 않는 고초를 당하는 모습을 그림으로써, 여성에 대한 차별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져 왔으며 지금도 존재하는지를 보여준다고. 결말도 만족스럽다고 하니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TV로는 안 보고 OTT 서비스로 본 작품이 있어서 반가웠다. 바로 <여고추리반>이다. <여고추리반>은 기존의 추리 예능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출연자가 전원 여성이며(박지윤, 장도연, 재재, 최예나, 비비), 여성들 간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범인을 맞히는 과정을 재미있으면서도 스릴 있게 보여주었다. 만약 출연자가 전원 남성이었다면 이런 식의 전개가 가능했을까. 보나 마나 기싸움, 편 가르기, 약한 사람 갈구기 등으로 재미없고 허풍만 가득한 전개가 이어졌을까. 여자 출연자가 한두 명 정도 있었다고 해도 분명 예쁘면 꽃, 안 예쁘면 병풍 취급하면서 성희롱이나 했겠지. 아아, <여고추리반> 시즌2 너무 기대된다. 얼른 방영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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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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