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읽은 책..

져니
- 작성일
- 2022.12.25
서영동 이야기
- 글쓴이
- 조남주 저
한겨레출판
p.212
"그럴 만해요. 진짜 맛있거든요. 저 요즘 하루 세끼 이것만 먹어요."
농담이라고 생각했는지 원장이 웃었다. 아영은 진짜 그 주 내내 전 남친 토스트만 먹었다. 원래 꽂히면 질릴 때까지 하는 성격이다. 음악도 한 곡을 무한 반복으로 듣고, 영화나 드라마도 봤던 걸 몇 번씩 보고, 음식도 한 가지만 먹다가 질리면 다시는 안 먹는다.
움찔. 순간 내 얘기에.. 혹시 작가님도 이런 성격인가~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잘 알 수가 있나~했다. 나도 아영과 거의 비슷한 성격이다. 한 번 좋은 음악은 질릴 때까지 무한 반복으로 듣고, 영화나 드라마도 옆에 사람들이 질릴 정도로 보고 또 본다. 안타까운 건.. 대부분은 그 정도로 듣고 보고 그러면 다들 외우던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거..ㅠ,ㅠ;;;ㅋ 그래도 음식은 질릴 때까지 먹지는 않느다. 좋아하는 음식이 많지 않아서.. 질리면 너무 난감하다.ㅡㅡ;;;
p.217
하루하루 재미있고 만족스럽다. 그런데 그 시간들이 모이면 불안이 된다. 매일 밤 잠자리에 들며 오늘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연말이면 아무 성과 없이 또 1년이 갔구나 한심한 것이다. 이제 아르바이트는 그만두고 어디든 무슨 일이든 풀타임 직장을 찾을 때가 된 것 같다. 무슨 일이든. 정말 무슨 일이든. 정규 수업을 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계약직이라도 채용이 된다면 좋을 텐데.
그럼에도.. 지금이 나은 건.. 그나마 하루하루라도.. 스스로 만족을 하고 있다. 전에는 그렇지 못해서 불행했다. 지금은 막~ 행복한 건 아닌데.. 적어도 불행하지는 않다. 이룬 것이 없어서 한 살 한 살 먹을 때마다 불안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상이여서 나는 지금이 좋다.
서영동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읽다 보면 이 사람들의 관계도를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잠깐 생긴다. 요즘은.. 이웃 사촌이라는 말이 없어졌을 정도로.. 주위 사람들에게 많이 무관심한 삶들을 살아가는데.. 여기 서영동을 보면 그런 것 같으면서도 그래도..,라는 생각이 들어서.. 할 수 있으면.. 우리 동네도.. 서영동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돋보기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 인사만 겨우 하는 요즘 관계에.. 지금보다는 조금만 더 얽히고 싶다는 그런 생각도 들기도 했다. 불편하지만.. 그래도 그게 더 나을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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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