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 view 픽션

바다소년
- 작성일
- 2013.1.1
파이 이야기
- 글쓴이
- 얀 마텔 저
작가정신
호랑이가 깨어났다. 죽음이 눈앞에 온 듯한 서늘한 감이 든다.
인도 소년 피신 몰리토 파텔 일명 파이 파텔의 가족은 작은 동물원을 운영했다. 동물원 운영이 어려워지자 파이와 가족은 동물들과 함께 화물선에 몸을 싣는다. 기회의 땅 캐나다로 향하는 중이다.
리처드 파커가 날 보고 있다.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파이는 구명부표를 집어 던졌다. 리처드 파커는 구명부표를 잡고 헤엄쳐 오고 있었다. 파이는 리처드 파커를 구하고 싶은 일념뿐 이었다. 리처드 파커를 지금 구명보트에 태워야 한다. 잠깐만. 함께? 우리가 함께 있게 될 거라고?
파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노를 집어 들고 리처드 파커 쪽으로 휘둘렀다. 그를 밀어내려고 하였다. 헛손질을 하는 바람에 노를 놓치고 말았다. 다른 노를 들어 그의 머리통을 후려갈기고 싶었다. 하지만 그가 너무 빨랐다. 몸을 위로 떠올리더니 배에 올라탔다. 나는 몸을 돌려 바다로 뛰어 들었다. 리처드 파커는 세 살배기 벵골 호랑이다.
이 이야기는 인도 소년 파이가 하이에나, 오랑우탄, 얼룩말, 벵골 호랑이 등의 동물과 함께 227일간 태평양의 험난한 파고를 헤쳐 나가는 무섭고도 기묘한 생존기록이다.
그 중에서도 리처드 파커는 나를 살 떨리게 하는 가장 큰 두려움이기도 하지만, 하이에나의 공격으로부터 그를 구해내기도 한다. 파이와 호랑이 파커의 관계는 두려움과 애증으로 점철되어 있다.
리처드 파커가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할 때 파이는 형제처럼 그를 간호해 준다. 물고기를 잡아다 먹이기도 하고, 잠든 사이 그의 곁에서 그를 위로해 준다. 파이의 마음은 스스로도 알 수가 없다. 리처드 파커가 깨어 있을 땐 무서워 그의 발길이 미치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지만, 홀로 남으니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외로움에 견딜 수가 없다.
두려움과 외로움 중 인간이 더 못 견뎌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를 진정시킨 것은 바로 리처드 파커였다. 이 이야기의 아이러니는 여기서 출발한다. 무서워 죽을 지경으로 만든 바로 그 장본인이 내게 평온함과 목적의식과 심지어 온전함까지 안겨주다니.
어떠한 순간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것이 태평양 한가운데 홀로 버려져 호랑이와 생명을 건 숨바꼭질을 하는 그 시간에도..
이제 당신의 가슴 안 쪽 숨겨진 용기를 꺼내게 할 한 편의 서사시가 펼쳐진다.
이 이야기는 나를 매료시켰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모험이야기를 만들어 내다니.
책장을 덮고도 한동안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얀 마텔은 이 책으로 부커상을 수상하였고, 『파이 이야기』는 부커상 사상 최대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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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