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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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추사에 미치다
글쓴이
이상국 저
푸른역사
평균
별점7.6 (5)
오로지

이상국 저 | 푸른역사 | 384쪽 | 691g | 2008년 07월 21일 | 정가 : 15,000원







교과서에 나와 있는 박제가 된 추사만 봐 왔으니 문인화의 정수라는 <세한도>를 보고도, 그림 하나를 길게도 풀이해 놓은 책 [세한도]를 읽고도 덤덤하니 큰 감동이 없었다. 여전히 추사는 유리벽 안에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펼쳐 읽고 있자니 추사가 책 속에서 걸어나와 방바닥에 마주 앉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 느닷없는 친근함은 추사의 인간적인 풍모가 드러나는 편지글들 때문이었다. 추사의 초의에 대한 찡얼거림과 잘난척을 읽다보니 괜히 입끝에 웃음이 매달린다. 그래, 아무리 후대에 칭송을 받는 사람이었다고 하더라도 추사도 밥먹고 화장실 가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 사람도 인간관계가 있었던 것이고 섭섭한 것도 있고 아프고 슬픈 것도 있는 것인데, 사람을 그림에 가두고 글에 가두어 놓고 <세한도>에서 뭐가 안보인다고 탓하고 있었던 것이 미안해졌다. 자신의 처지를 보여주고 덧붙여 이상적에 대한 큰 고마움의 표현이 마음에 와 닿는다.


 


마음에 꽃바람이 불었다가 부인에게 들켜, 놀라서 성급하게 보냈던 편지글과 제주 사람들이 수선화를 함부로 호미로 켄다고 속상해하는 모습을 읽으면서 추사에게서 사람냄새가 남을 느꼈다. 하지만, 아직도 <세한도>와 추사의 글씨에 대한 매력은 크게 느끼고 있지를 못하다. 문인화의 매력을 알기에는 내가 문인이 아니라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시원한 듯 하면서도 거칠고, 너무 거칠다 싶을 때 귀엽게 보이는 암호 같은 추사체는 내가 한자를 모르기에 더욱 가까이 할 수 없어서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 역사 지식이 없는 내가 읽기에는 조금 벅찬 책이 아니었나라는 생각도 해봤다. 책을 덮으며, 전 아무 생각없이 방문했던 제주의 "추사거적지"를 다시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과 추사고택도 언젠가 방문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상태는 지루하지 않은 편집과 길지 않은 글들로 잘 읽히는 책이었다. 모든 책의 이해는 자신에게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다.





p.142


초의에게 보낸 추사의 편지들을 읽다보니, 추사의 걸명은 애원을 넘어 협박 수준으로까지 변한 걸 보고 웃음이 났다. 추사는 정말 집요하게 차를 요구했다. 이상적에게 책을 요구할 때도 그랬지만 그는 무엇을 요구하는 것에 미안해하거나 쑥스러워하지 않는다. 귀하게 자란 사람이라 그런지, 상대의 사정을 헤아리는 쪽보다는 이쪽의 다급함과 절심함을 홍보하는 일에 익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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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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