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훈화, 인사말

kdy3557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1.1.10
주지육림(酒池肉林)
주(酒)는 술, 지(池)는 연못, 육(肉)은 고기, 림(林)은 수풀. 따라서 주지육림을 그대로 우리말로 옮긴다면, 술로 가득 찬 연못과 고기로 이루어진 수풀이 됩니다.
옛날 은나라 주왕이 술로 연못을 가득 채우고 나뭇가지마다 고기를 꽃아 고기 수풀을 만들어 놓고 잔치를 벌인 데에서 온 말로, 오늘날엔 호사스러운 잔치나 사치스럽고 타락한 생활을 비유하여 씁니다.
옛날 은나라 주왕 때입니다. 은나라 마지막 왕인 주왕은 하나라의 걸왕과 함께 폭군으로 유명한 왕입니다. 전해져 오는 바에 의하면, 주왕은 선천적으로 말을 잘 하고 머리의 회전이 빨랐다고 합니다. 게다가 맹수를 맨손으로 잡을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머리가 좋으니, 신하의 서투른 간언 따위는 아예 효과도 없었고, 말을 잘 하니, 자신의 어떠한 잘못도 정당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주왕은 이 세상에 자기보다 더 잘난 사람은 없다고 뽐내면서 걸핏하면 신하를 바보 취급했습니다. 그리고 주왕은 술을 매우 좋아해서, 술독에 빠질 정도로 술을 마셔대곤 했습니다. 물론 여자에 대해서도 분별이 없었습니다. 특히 달기라는 미녀를 좋아해서, 그녀가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 주었습니다. 주왕은 이 미녀를 곁에 두고, 날마다 신하들과 함께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기라는 책에 기록되어 있는데, 그 잔치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형용하고 있습니다. 즉, 이궁의 연못을 술로 가득 채우고, 주변의 나무마다 고기를 늘어뜨린 것입니다. 사기에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은 잔치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남녀를 벌거벗겨, 육림사이로 서로 놀게 하고 밤낮을 술로 지새웠다.” 밤새도록 계속하고 날이 밝아도 계속하는 잔치를 장야지음(長夜之飮)이라고 하는 것도 여기에서부터 생겨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지육림이라고 하면, 호화로운 잔치에 그치지 않고 미녀들을 곁에 두고 술을 마시며 야단법석을 떠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요. 그런 잔치를 낮이고 밤이고 계속했으니, 당연히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질 수밖에요. 나중에는 제후들까지 그런 천자를 못 마땅히 여겼으므로 주왕은 포락이라는 형벌을 만들어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을 벌주었습니다. 포락이라는 형벌은 새빨갛게 달군 구리 기둥 위를 걸어서 건너게 하는 잔혹한 형벌입니다. 그러니 나라가 망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마침내 폭군 주왕은 망하고, 무왕이 주 왕조를 세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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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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