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stery + (정리중)

Kel
- 작성일
- 2008.12.1
아름다운 흉기
-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저
랜덤하우스코리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언제든 일정한 재미는 보장해주지만, 이젠 그만 읽어야겠다. 그의 작품은 단 한권을 뺴놓고 다 읽었기에 앞으로 나오는 책을 말이다. 이렇게 시사적인 아이템 - 이번엔 스포츠 의학에 관한 것이었다. 여름 북경 올림픽에서 100m를 여유있게 주파하고 들어오는 포즈까지 신경쓰던, 꺠지지 않을 듯한 신기록을 갱신한 볼트 등을 생각하면, 정말 시기적절한 작품을 내놓는데에는 그는 정말 대단하다) - 에다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 빠른 전개에 남다른 쾌감을 느끼게 하면서 마지막에 눈물 찔끔 내놓는 반전의 요소를 찍어낸다면 말이다.
왜 표지에 키리아 나이틀리의 모습을 한 여인이 책 속에서 괴물이 되버린 여인의 슬픔을 대변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건 작품 속 그녀가 읽는 내내 장신의 근육질 까만피부의 여성을 제외하고는 그저 살인기계로 묘사된 불완전함만은 감출 수 없었다. 맨마지막의 대사에서 잠깐 가슴이 저리지 않을 사람이 있겠냐만은, 뱃속의 아이를 잃어본 경험을 가진 나에겐 그건 감동을 쥐어짜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까지, 평범한 사람보다는 현실을 좀 더 잘 살펴보고 잘 보여줄 수 있었던, 뛰어난 작가가 점점 더 그런 일들에 흥분하고 아파한다기 보다 점점 더 가볍게 흥미만을 위해 신경쓴다는 느낌만 든다.
[빨간 손가락], [변신], [숙명]의 그 모습들은 어디에 갔을까? 왜 통찰, 성찰의 모습은 사라지고, 재능만 남아 이야기만 할까. 추리물이야 한마디로 치면 통속, 오락물이긴 해도, 그런 접근성을 오히려 이용하여 정말로 하고픈 얘기를 이끌어내주던 작가가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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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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