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stery + (정리중)

Kel
- 작성일
- 2008.12.23
옛날에 내가 죽은 집
-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저
창해(새우와 고래)
[탐정 갈릴레오]와 [아름다운 흉기]를 읽고선 이젠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평가를 접어야 하지 않나 싶었다. 마치 생각지도 못했던 틈새에서 가장 최신의 이슈를 잡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갈 수 있는 재미를 마련해준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이제 시간이 지나가면 그의 초기작, 대표작을 제외하고는 다작의 대중소설가로 잊혀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이나 흥미로운 이 책이 이전의 어느작품에선가 소개될 거라고 읽은 적있었는데, 제프리 디버의 [콜드 문]과 몬테 크리스토백작의 연장선에서 읽는 [체자레 보르자]의 중간에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전형적 히가시노 게이고표 작품이었다. 그래도 위의 두 작품보다는 조금 더 섬세한 복선과 장치를 심어놓았다.
사회적 이슈를 제공한다고 하기엔 이 작품의 '근친상간'은 그동안 수없이 다뤄진 범죄의 동기외에 별다른 것이 있을 정도로 심도깊이 다뤄진 것은 아니었고, 오히려 언제나 배경까지 트릭의 일부로 만드는 김전일류의 본격추리물 (십각관부터 시작해서, 저택의 이름을 oo관으로 해서 다루는 아야쓰지 유키토 등, 그의 [월관의 살인]은 기차를 배경으로 하며 배경인 이 기차가 트릭의 전체이기도 하다)의 연장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2학년 동창회에 나간 화자인 나는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대학시절 내내 연인이던 사야카를 만나게 된다. 그 다음 그녀로부터 이상한 부탁을 듣게 된다. 낚시가 취미였지만, 가끔씩 빈손으로 돌아오던 아버지가 다녀갔을 미지의 어느 저택을 방문하자는.. 그녀는 돌아가신 그녀의 아버지가 남겨준 열쇠을 그에게 보여준다. 그녀에 대한 미련이 남은 것인지 왼쪽 손목에 남겨진 자해의 흔적 때문인지, 아니면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은 자신에 대한 모습에 대한 연민인지, 그는 그녀와 함께 외진 호숫가의 집에 들어선다.
전기도 물도 통하지 않은 그집은 20여년전 동일한 시간에 멈춰져있는 마치 관 속과 같은 장소. 그는 우연히 발견한 소년의 일기를 통해 그장소에 살았던 이들의 삶을 재구성한다.
고유명사로 불리워져 성별로 몰랐을, 그리고 당연한 관계로 받아들여지는 평범한 시각을 다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외엔 그닥 대단한 반전은 없다. 그저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란 제목을 붙인, 대단한 재치가 있을 뿐.
재미는 있어 후딱 읽힌다만, 그만큼 후딱 잊혀질 것 같다.
p.s: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자꾸만 아가사 크리스티의 Remembered death (미국에선 Sparkling Cynide로 소개되었다)가 생각이 나더라. 그거보다는 재미는 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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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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