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stery + (정리중)

Kel
- 작성일
- 2009.8.13
13번째 인격
- 글쓴이
- 기시 유스케 저
창해(새우와 고래)
인간에게 있어 감정이란 과연 타인에게 전달되기 위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들어주는 것인지...외 여러가지 진지한 질문을 던져주는 작품이다. 기시 유스케는 작품 하나마다 진지하게 연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게 데뷔작임을 집작하게 해주는 것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인용된 것같은 자료 (raw material)가 작품 속에 섞이지 않고 대사속에 다 보인다는 것, 이후의 작품 속에는 좀 더 이야기 속에 섞여들어간다.
일전에 읽었던 서든 뱀파이어 시리즈의 숙희양이 바로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파악하는 초능력자 (empath)였는데, '그런 능력은 생각보다 재미있지않나' 하는 일말의 회의심을 이 작품속 유카리는 보다 리얼하게 깨준다. 아마도 인구밀도가 좀 더 높은데다가, 좀 더 좁은 공간으로 이동하는 대중교통, 보다 낮은 삶의 만족도의 차이 때문에 유카리는 숙희보다 더 고통스러움을 보여주는 지도 모르겠다.
여하간, 고베대지진으로 6천여명이 죽은 가운데 (최근 도쿄, 간토지방쪽의 지진으로는 백여명이 죽었다는데..) 이런 스트레스외상 가능성이 있을 사람들을 위해 심리적으로 카운셀링을 해주는 자원봉사자, 유카리는 실제로 타인보다 더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다. 그건 바로 원하지않는 능력을 가진 것.
내용중에 우리는 가끔 누군가의 직접적인 언급이나 표시 없이도 상대방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원시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있는데, 가끔 메신저를 통해 미묘한 감정을 파악하거나 캐치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무척이나 이 책에 몰입시켜주는 공통의 경험이다 (물론, 반응하는 속도나 기타 의식적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신체언어 등등에서 파악하는 것이라는 것이 보다 이성적이고 납득이 가는 설명이다만).
그러던 가운데, 그녀는 치히로라는 16살 여고생을 만나게 된다. 그녀의 마음속의 소리를 듣는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숙희양의 고백이 훨씬 더 이성적으로 납득이 된다. 귀로 들릴 수도 있고 이미지로 보일 수도 있는..유카리는 아마도 듣기도 하고 보기도 하는 최고급의 능력자인듯 싶다) 가운데, 치히로의 내부에는 13명의 인격이 살고 있음을 알게된다.
교묘한 요코, 뛰어나고 긍정적인 도코, 머리가 비상한 료코..그리고 말없이 음울한 노리코, 그리고 가장 많이드러나는 포스트로서 음울한 유코, 이들은 각자의 성격을 이름속의 한자로서 나타내준다. 과연 그건 아빠의 한자사전을 끼고사는 치히로의 버릇때문일까 아님 일종의 별난연구의 대상이기도한 이름과 인격간의 관계 때문일까.
두려운 13번째 인격은 한자사전에도 없는 이름, 이소라. 'ㄹ'의 발음이 R로 표기되는 것과 달리 ISOLA라고 자신의 이름을 대문자로 표시한 이 인격은 과연 어떤 종류일까. 게다가 치히로를 자살로 몰고가는 자살방조자의 인격은 13개의 인격중 누구? 그리고, 유카리의 첫로맨스에 불운한 기운을 미치게 만드는 것들은...
무척이나 흥미진진하다. 대강의 앞날의 이야기를 맞춰보려고 해도 (드라마나 소설 많이 보면 대강 앞날의 줄거리를 맞추기 싶다. 심지어 아무리 보안에 철저히 신경을 썼다고 했던들 [꽃보다 남자]의 줄거리 맞추기는 누워서 하드 먹기였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흥미진진함의 뒤편으로 던져지는, 잊을 수 없는 진지한 질문들.
인간에게 과거란, 인격의 발전이란, 과학연구에 있어서의 윤리란...
완전 강추의 작품이다. 최근들어 가장 좋았다는 (뭐, 생각해보니 그닥 추리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았구만)!
p.s: 근데 Sunset Boulevard의 'With one look', 유카리는 다소 무시무시한 느낌을 새롭게 받았지만, 정말 많이 좋아하는 곡인데... ㅜ,ㅜ
이제는 과거의 영광만 기억하는 늙은 여배우가, 자신의 전성기에 자신이 얼마나 큰 인상과 영향을 주었는지를 회고하는 노래.
NY, Glenn Close
London, Betty Buckley
- 좋아요
- 6
- 댓글
- 2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