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있는 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팟에 손가락 하나 잘못 돌려 읽게 된 작품, Glenn Gould의 Goldberg variations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잠을 청하는데, 어쩌다가 예전에 넣어둔, 5부작으로 나눠진 BBC 드라마 [The Sittaford Mystery]를 듣다가 후반부가 너무 궁금해서 책을 들게 되었다 (미스테리는 왠만해선 한번 읽은 작품도 범인을 기억하지 못한다).
만약 요즘 나오는 추리물이나 스릴러 물에 질린다면, 다시 한번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그것도 꽤 괜찮은 이 작품을 손에 잡아도 다시 시들했던 느낌이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러니까, 그건 영국 섬을 눈에 그려보면 왼쪽아랫 부분의 데본셔, 다트무어 (흠, 똑같은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는 코난 도일 경의 [배스커빌의 사냥개]가 있겠다)의 한 겨울이다.
전직군인으로 자신의 친척으로부터 상당한 유산을 가진 데다가 투자수완까지 좋은 Captain Trevelyan은 그런대로 중간급의 마을 Exhampton에서 moor로 들어간 자리에 땅을 사서는 6개의 방갈로 (라 하여도 이것은 휴양지의 방갈로가 아닌 인도어에서 파생한 말로, 1층의 집에 테라스가 있는 작은 규모의 집을 말한다. 아래와 같은)
를 지어 첫번째 집은 자신의 베프이자 전직 군인 Major Burnaby에게 분양을 하는 등 작은 마을을 구축한다. 그리고 6개의 침실이 있는 자신의 저택은 Sittaford 저택이라고 이름 붙인다. 젊은 시절에 여자에게 채였다는 설이 있는, 이 유명한 woman hater인 캡틴은 자신의 시중을 들던 전직 군인 Evans (란 이름을 무척 좋아하는 듯, 크리스티 여사는)가 Exhampton의 여관이자 바인 Three Crowns의 maid와 결혼하자 화를 벌컥내며 ("여자는 이집에 들어올 수 없어!") 돌연 자신의 집을 높은 가격에 세를 주고 자신은 더 싼 가격에 Hazelmoor에 세들게 된다. 그것도 세준 사람은, 남아프리카에서 귀국한 무척 부유한 노부인 Mrs. Willet과 딸에게 (여자잖아!)
어느 금요일, 대체로 금요일에는 Major가 Captain을 방문하는 규칙이 있음에도 너무너무나 눈이 많이 내려, Mrs. Willet의 처소, 그러니까 Sittaford house에 손님들이 모인다. Mrs.Willet, 딸 Violet, 병약한 이모의 유산을 기대하고 왔다가 눌러서는 소신한 청년 Mr. Garfield, Mr.Duke, 스스로 범죄학과 새에 관한 전문가라는 Mr,Rycroft, Major. 이들은 여러가지 오락을 하다가 심심풀이로 Seance(심령회)를 하기로 하고 자그맣고 동그란 테이블에 모여 손을 잡는다.
유령을 불러서 유령이 탁자를 들어올려서 바닥에 내려놓는 쿵쿵의 숫자로 알파벳을 찾아내서 메세지를 찾는데, 들어온 메세지인듯
TREV
DEAD
MURDER
모두가 놀라서 서로를 의심한 가운데, "Captain Treveylan is murdered at 5:25?"이란 메세지에 도무지 마음이 안정이 안되는 Major Burnaby는 6마일의 눈길을 걸어서 친구를 찾아간다.
찾아갔지만, 당최 잠겨진 문은 열리지않고 경찰과 의사와 더불어 다시간 집주변을 찾아보자, 프렌치윈도는 열려져있다. 종이 및 물건이 산발한 가운데, 문짝의 외풍을 염려해 놔둔 모래주머리에 뒷머리를 가격당한 시체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Quiet persistence, logical mind, keen attention to detail로 능력을 발휘하는 Inspector Narracott가 등장하고, 게다가 혁신적인 여인상인 Emily Trefusis가 등장하여 각각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다, 그 Miss Marple TV 시리즈를 보면 나오는 그 경쾌한 음악처럼.
(많은 미스 마플중 가장 좋아하는 조안 힉슨 여사가 주연한 TV 시리즈의 주제가, 원작 소설에선 미스 마플이 나오진 않는다.)
살인으로 득을 보는 인물을 찾던중, 큰조카였던 James Pearson이 그날 captain을 방문하고 살인얘기가 들리는 와중에 다음날 몰래 런던으로 돌아간 것이 가장 큰 의혹으로 대두되어 체포가 되고, 그의 약혼녀 Emily Trefusis가 말벌을 내좇다가 쏘일망정 말벌을 죽일 용기도 없다며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주먹 불끈 쥔 것이다.
이 여인네가 어찌나도 당돌하냐면 디자이너 숍의 Mannequine으로 일했기에 남자심리는 최고로 꿰뚫는다는 (여자가 아닌 남자라는 말로 추측건데 이 마네킨은 피팅모델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디스플레이를 위한 것으로 그걸 모르는 많은 남정네들의 속마음을 여실히 관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감으로, "우리 제임스는 has no guts!"라고 말을 내뱉으면서 (그럼에도 이 남자를 택한 것은 자기가 조정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사람을 만들 수 있을 거란다, 평강공주다!), 수사를 위해선 남자의 도움이 필요하므로 '순진하고 힘없는 처자'를 강조하여, 때마침 Major가 응모한 football 로또(^^;;)의 당첨금 5천파운드를 주기 위해 들린 신문기자인 Charles Enderby의 도움을 받아 Sittaford 저택 주변을 수사하게 된다.
Mrs. and Miss Willet은 정말로 남아프리카에서 온 것일까?
유산을 받는 Pearson중 Sylvia의 남편은 정말로 그 시간에 미국편집자를 만난 것일까?
Aunt Jennifer의 남편은 정말로 불구인 것인가? 그를 adore하는 두 명의 여자를 조정한 것은 아닌가?
Major Burnaby는 주식투자로 얼만큼 손해를 입은 것인가?
Mr.Duke는 과연 누구인가?
신문기자인 Enderby가 특종을 노리고 스스로 저지른 범죄가 아닌가?
하인인 Evans가 품은 악의는 없을까?
등등..
관련된 인물들의 수다 및 서로에 대한 평가를 들으면서, 보여지는 것과 조금씩 다른 점에서 하나씩 전체를 바라보는 틀이 바뀌게 된다 (맨처음에 보이던 평화로움 대신, 이런 마을이라면 의외로 별로 살고 싶지않아 ㅡ.ㅡ).
잔인한 살인수법이나 진지한 메세지로 머리가 피곤하다던가 하다면, 읽어가면서 중간에 뭔가 약간 이상타...고 잡히는 것들만을 잘 수집한다면, 가볍고 즐거운 추리오락을 즐길 수 있는 썩 괜찮은 작품이다.
1931년작, 흥미로운 도입부, 매력적인 fighter 여탐정, 흥미로운 인물들.. but, 다소 지루한 수사로 알리바이가 계속 번복되므로, not my best AC.
P.S: 1) 버클리에서 나온 저렇게 밋밋한 표지의 책을 가지고 있지만,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만큼 다양하게 표지를 갈아타서 나오는 것도 없을 것이다.영국에서 나온 제목을 미국에서 또 갈아타기도 한다. 이 작품은 미국에 나올때엔 [The Murder at Hazelmoor]로 나왔다. 요 파트에서 미국과 영국의 미묘하게 다른점이 매우 재미있다.
실제로 살인은 Hazelmoor (집이름이다)에서 일어났지만, 원래의 미스테리한 시점은 피해자가 살던, 세놓은 집 Sittaford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적 시점으로는 실질적인 살인의 장소가, 영국적으로는 미스테리한 부분이 시작되었던 곳에 제목이 된 셈이다.
2) TV드라마로는 제랄딘 멕기완의 미스마플과 한떄 007이었던 티코시 달튼이 죽은 캡틴으로 등장하는게 있다. Sittaford mystery를 드라마한 것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던데, 007의 티모시 탈튼이 등장하는 등 신경을 썼음에도 범인도 원작과 다르고 에밀리의 수사가 빛나는게 아니라 미스마플이 등장하는 등 '아가사 여사보다 TV 제작자가 자만했다는 둥'의 평을 듣더라.
근데 왜 더 이상 아가사 크리스티 작품 DVD 출시가 없는거지? (한국에서 말이다)
3) 전통적인 추리물이면서도 뭔가 미스테리한 분위기가 가미된 것을 좋아한다면, 다음의 작품을 읽어보시길.
sleeping murder, endless night, in the glass darkly, The Hound of Death and Other Stories (에도 심령회 얘기 등 많은 단편들이 수록되었다), The Pale horse, The Mysterious Mr Quin, The Regatta Mysteries and Other Stories, The Thirteen Problems
(볼드체는 내가 꼽는 best 아가스 크리스티 작품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