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45회 일본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인데다가 작가 스스로도 이제까지 작품들의 집대성과 같다고 밝혀서 매우 기대를 했습니다. 540페이지를 넘겨가는 두꺼운 책인데, 이 정도의 분량은 저에게 있어 맨처음 잡을 때 무지 설레이게 만드는 두께입니다  (미스터리 번역서에만 국한됨).

시계관이란 건물이 있습니다. 시계회사 회장이 은퇴후 지은 건물로서 나카무라 세이지가 설계했다고 알려졌으며, 시계탑이 있는 신관과 시계의 둥근 형태에 진자가 달린 모습의 구관, 그리고 옆에 납골당과 별관이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신관과 구관이연결되어 있을뿐 나머지 건물들은 각각 별개).

이 시계관에는 많은 이들의 죽음이 얽혀있습니다 (다음 글만 잘 읽어도 트릭 한가지는 밝혀낼 수 있는 암시가 있습니다). 회장이 무척 사랑해 16세의 나이로 신부가 된 회장의 아내는 28세의 생일전에 죽을것이란 예언을 받고서 말 그대로 일찍 죽었고, 아내를 똑 닮은, 그러나 병약한 딸 또한 16세 생일 이전에 죽을 것이란 점장이의 예언을 받습니다. 딸은 엄마처럼 16세의 생일에 신부가 되길 원해서, 회장은 친구 아들을 약혼자로 삼습니다. 하지만, 그 딸은 16세 생일전에 죽고, 그녀의 간호사가 자살을 하고, 집안 관리인과 그의 딸이 죽고, 약혼자가 죽고, 주치의가 죽고, 회장이 죽고.

여기까지 보면 꼭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사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튼, 그런데 시계관 주변에서 여자아이의 유령이 보인다는 소식도 들리면서, 사람들은 마을과 동떨어진 그 시계관을 피하게 됩니다.

그러던 와중, [십각관 살인사건]에서 시마다와 종횡부진했던 가와미나미가 3년만에 잡지사 기자로 나와 이 사건에 발을 담그게 됩니다. 그는 심령현상 등 오컬트적인 내용을 취급하는 잡지사 신입기자인데, 이번에 새로운 기획, 즉 시계관에서 유령의 존재 찾기에 참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와미나미, 그의 상사, 카메라맨, 주변 대학교 미스터리 동호회 (이 동호회는 [십각관]때와는 달리 추리의 미스터리가 아니라 신비하다는 의미)의 5명의 학생이 참가해 신관에 3일 동안 있게 되고 밀실 살인사건 일어납니다.

그리고 전해내려오는 시 하나.


여신은 침묵의 감옥에 이어져있다.
1992년 8월 5일 처형의 그 날
시간은 끝이나고 성당에 일곱색깔 색이 비치고
땅을 흔드는 외침 속에 너희들은 들으리라
침묵의 여신의 단 한번의 노래소리
아름다운 단말마의 선율을
그것은 한탄의 노래 그것은 기도의 노래
죄많은 짐승들의 뼈와 함께
우리들의 비석에 바쳐지리라


이 소설에서 감동받은건, 시계탑과 관련된 시간의 문제, 알라바이의 문제를 정말 신통방통하게 구성했다는 것입니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이것만은 정말 신선!!!!!

하지만, 매우 못마땅한 것은 밀실살인사건을 어떻게 푸느냐 하는 것인데, 이건 반 다인의 추리소설 금기사항에도 있는 내용입니다. 역시 유키토 아야쓰지의 트레이드 마크는 너무나 작위적인 세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