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ce Procedurals

Kel
- 작성일
- 2010.11.2
폐허에 바라다
- 글쓴이
- 사사키 조 저
북홀릭
아아, 네이버처럼 일정 시간이 되면 자동저장되는 기능이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ㅡ.ㅜ
[경관의 피]에선 3대에 걸친 경관집안의 이야기를, [에토로후발 긴급전]에선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개인과 나라의 운명을 - 그래서인지 러시아의 메드베데프대통령의 쿠나시르섬 방문에 대해 작가의 트위터에서 안타까움을 조심스레 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소개되지않은 다른 작품에서 다양한 배경의 탐정역을 통해 범죄 사건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역사까지 사사키 조는 포괄적 시각으로 보여주었다.
이번작품은 작가의 개성처럼 그런 점을 보여주면서, 개성있는 탐정역의 설정을 통해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센도 다카시는 경시청 형사로 모종의 사건을 수사하다가 PTSD, 즉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리고 만다. 이 사건은 마치 센도의 분신처럼 그림자처럼 강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미스테리한 소재가 되고 있다가 마지막 단편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경찰이지만, 휴직중인지라 마치 사립탐정처럼 - 하지만 그보다는 편하다. 가장 많은 정보와 편의성을 가진 경찰이 여전이 그의 편이다 - 사건을 의뢰받는다. 하지만, 의뢰인도 그도 사건을 해결할 수 없음을 확인하듯, 사건의 해결이 이런 이야기의 목적이나 내용은 아니다.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음에 후회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눈빛에서 읽어내기 어려운 인간의 어떤 심중의도에서 모색된 것인지 모르나.
모두가 작가의 고향인 홋카이도가 배경인데 (그러고 보면, 마츠모토 세이초도 고향인 쿠슈를 배경으로 글을 썼고, 미야베 미유키도 도쿄가 배경이다), 이야기가 범죄사건인지라 칙칙하고 황량하다.
'오지가 좋아하는 마을'에서 해외자본의 부동산투자에 얽힌, 어지러운 이해관계와 경찰력의 상징적 행보가 개인과 아슬아슬하게 어긋날지라도 그 개인에겐 얼마나 큰 곤경으로 다가오는지를, '폐허에 바라다'는 사회가 보호해줄 수 없었던 한 가정내의 불행이 긴시간을 지나도 회복할 수 없는 개인의 상처로 남아 또다른 희생자를 남는 범죄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제목으로 쓰여진 만큼 가장 크고 강한 여운을 남긴다. 아, 근데 거기서 자신의 복직을 걱정하는 센도는 뭔가?
'오빠마음'에선 작은 어촌마을까지 들어온 도박폭력세력과 나태해지는 도덕성, 그리고 전통적인 세력이 시대적 요구를 거부할때 폭력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서야 가장 '잘했다'라고 말할 수있는 합의과정을 이끌어내는 센도가 현명하다. 읽고있는 나마저 뿌듯하다.
'사라진 딸' 에선 가족의 붕괴에서 튕겨지듯 나간 딸이 얼마나 손쉽게 재범자의 손에 희생될 수 있는지, 사건현장의 현장보존테이프 만큼이나 허무한 법의 감시체제를 보여준다.
'바쿠로자와의 살인'은 작가가 제목으로 고심했을 [까라마조프가의 살인]처럼 특이한 부자를 보여준다. 가장이라 함은 방향을 제시하고 보호하는 인물을 말함이지, 자신의 바람처럼 되지않는다고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권한이 아닐진대,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그나저나, 사건을 직접 저지른 인물만큼이나 사주한 인물도 처벌했으면 좋겠다.
'복귀하는 아침'에선 드디어 그동안 미스테리와 같았던 센도의 과거사건이 밝혀진다. 그동안 그를 괴롭히고 상처주었던 것이 얼마정도 회복되었는지, 새롭게 일어나는 모습이 전체적인 칙칙함을 좀 덜어준다.
레이몬드 챈들러는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에 집중하듯, 사사키 조는 이 작품에서 사건자체가 아닌 사건이 발생하게된 배경과 그리고 마치 돌이 던져진 물표면의 어지러운 여파처럼 흔들리는 인물들을 보여준다. 거기엔 피의자도 수사관도 포함되어있다.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며 운명론을 보여주는듯하지만, 다시 일어나는 센도 다카시의 모습에서 다시 인간의지를 확인하다.
p.s: 142회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소설가 나오키 산주고의 이름을 따 대중소설 신인작가를 대상으로 했으나, 점차 중견작가에게도 주어졌다.
수상작으로는 (국내 소개된 것들로),
시바 료타로의 [올빼미의 성] (이거 1권만 절판되고 출판사에 물어봤더니 다시 출판할 의사가 없다는 반응 ㅡ.ㅡ 근데, 가끔 일부만 절판되서 궁금해서 전화하면 반응들이 왜이리 뚱한지. 나라면 잊혀지는 책이라서 오히려 반가워하지 않을까? )
노사카 아키유키의 [반디불의 무덤], 다카무라 카오루의 [마크스의 산], 미야베 미유키의 [이유],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 기리노 나츠오의 [부드러운 볼], 가네시로 가즈키의 [GO], 야마모토 후미오의 [플라나리아], 유이카와 케이의 [어깨너머의 연인], 이시다 이라 [4 teen], 에쿠니 카오리 [울준비는 되어있다], 교고쿠 나쓰히코 [후항설백물어],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 가쿠나 마쓰요의 [대안의 그녀], 슈카와 미나토의 [꽃밥],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미우리 시온의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 사쿠라바 가즈키의 [내남자], 모리 에토의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이노누에 아레노의 [채굴장으로]
텐도 아라타 [애도하는 사람], 야마모코 겐이치의 [리큐에게 물어라]
- 좋아요
- 6
- 댓글
- 2
-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