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색 연구]는 미국의 몰몬교가 유타주에 자리를 잡게 되는 내용에서부터 사건이 기원되었다. 바로 이 작품, [네사람의 서명]은 1857년도 인도의 세포이 항쟁에서 부터 사건이 시작된다. 이 작품 또한 이전작 [주홍색 연구]처럼 사건이 발생되고, 이 사건의 연유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설명되는 부분 이렇게 둘로 나뉜다.

아동판으로 보았어도 지금 읽으면 그리 생생하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음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사건이 없는 동안 지루해 하면서 두뇌의 자극을 원하는 홈즈는 그 차가운 이성에도 불구하고 코카인 중독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아동판에서는 이 부분이 삭제되어 보여졌을 것이다.

여하간, 제레미 브렛의 [네사람의 서명]을 떠올리면서 이 책을 다시 읽는 재미는 쏠쏠하다. 왓슨이 작품을 발표한 뒤로부터 셜록 홈즈를 알아보는 악당들 떄문에 변장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그의 모습과 변장을 하고 나타난 제미리 브렛이 떠올라서...

전작에서 어깨뼈가 부스러졌던 왓슨박사는 이번작부터는 아킬레스건이 아픈 모습으로, 사건해결 이외에는 관심이 없던 셜록 홈즈는 과거에서부터 미래에 까지 박식함을 자랑하는데다가 런던 빈민에게 25만 달러를 쓰는 남자를 가장 혐오스럽다고 표현하질 않는 등 다소 우성학적인 우월성을 보이는, 밥맛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다소 낯설다. 아마도 이 작품이 가장 셜록 홈즈가 ''비호감''으로 보이지 않나 싶다.

영국인 병사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은 인도인 용병들이 항쟁을 일으킨, 하지만 결국은 동인도회사를 통해 제국주의적 마수를 뻗히는 영국에 대한 독립운동이었던, 세포이 항쟁은 이 작품에서는 무시무시한 폭도들의 잔인한 살인극으로만 비춰지고, 로빈스 크루소의 프라이데이와 같았던 원주민은 그 충성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잔인한 동물로밖에 비춰지지 않음은 다소 씁쓸하다. 하지만, 랑케인가, 역사는 그 당시의 상황에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사랑을 고백하는 왓슨박사의 모습과 그 대사는 무척이나 낭만적이다. "그동안 나의 입을 막고 있었던...."내지는, ''서로가 자연스럽게 기대어 의지하는....'', 상심하여 ''독약인 스트리키니네를 다량복용함을 추천천''하는 등 웃음짓게 만든다. 코난 도일은 아마도 로맨스도 잘 쓸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