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stery + (정리중)

Kel
- 작성일
- 2004.9.17
해골성
- 글쓴이
- 존 딕슨 카 저
동서문화사
존 딕슨 카의 이름으로 선보인 펠 박사 외에 파리 예심판사 출신의 탐정 앙리 방코랑 (Henry Bencolin) 시리즈 중 세번째 작품 (1931년도)이다. 앙리 방코랑이 활약하는 이 시리즈의 작품은 다섯편의 장편과 몇개의 단편 뿐이라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워낙 다작이라 두 명의 출판에이전트를 두고 있었으며, 추리소설 뿐만 아니라 역사소설에 라디오 드라마까지 손을 댄 이 작가는 시리즈마다 미세하지만 차이를 두고 있다 한다. 앙리 방코랑 시리즈는 다소 연극적으로 과장스러운 듯한 배경 설정과 괴기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불가능한 범죄에 보다 촛점을 두고 있다. 앙리 방코랑은 펠박사 못지않은 지능형 탐정이지만,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씬 자체가 적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여하튼, 그의 외모에서 풍겨나는 메피스토텔레스적인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지만 (머리 가운데에서 양옆으로 갈라 빗은 검은 머리는 귀 위에서 짐승의 뿔처럼 말려 올라가 있었다. 짙고 굵은 눈썹 밑에는 길게 찢어진 눈이 어둡고 무서운 빛을 내뿜었다. 짙고 굵은 눈썹 밑에는 길게 찢어진 눈이 어둡고 무서운 빛을 내뿜었다 툭 불거진 광대뼈, 갈고리진 매부리코, 작은 코밑 수염과 뾰족한 턱수염으로 둘러싸인 입술...p.13), 범인의 처리 방법에서는 기대와 다르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탐정인데다가, 자신이 틀렸다고 기고만장한 경쟁자에 대해선 아무 감정도 보여주지 않는 매우 파악하기 힘든 인간이다.
이 작품을 읽다보니 언젠가 미리 읽어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미 아동용으로 짧게 축약되어 나온 책을 읽은 것 같아 주변 사람에게 말하니, 다소 직설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아동용으로 딱이잖아. 해골성! 애들이 얼마나 좋아해."
하하하. 솔직히 그로테스크한 살인현장으로서의 분위기를 전해주는 해골성의 효과가 유치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콩알만한 사람의 그림자가 성안의 이방 저방을 돌아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글자 그대로 그것은 해골 속에 우글거리는 구더기 같았다. p.215)
간단히 줄거리를 얘기해 보면, 15세기경 마술사가 지었다는 라인강의 해골성에서 영국의 유명한 연극배우였던 마일런 아리슨이 총에 맞은채 화염에 휩싸여 떨어져 죽는다. 그의 친구였던 벨기에의 부호 제롬 드오도네이는 방코랑에게 사건을 부탁하게 되고 그의 조수로 이 소설의 화자인, 미국 소설가 제프리 마르가 선택된다. 이들은 사건 당시에 해골성의 건너편 아리슨의 별장에 오게되어 사건이전부터 초대받아 묵고있던 손님들을 조사한다. 이 사건보다 20여년전에 일어난, 해골성의 주인이면서 유명한 마술가인 메이르자의 수수께끼같은 죽음 또한 이와는 별개가 아닌 듯한데, 방코랑의 자신의 호적수인 독일의 폰 아른하임 남작과 대결하게 된다.
화자이면서 일종의 '왓슨'인 제프리 마르는 극중의 언급처럼 그다지 무능력한 존재는 아니다. 내가 보기엔, 방코랑의 일종의 분신과 같아 전반적인 사건 추리에 있어 방코랑의 생각을 투영해 주는데, 개인적인 존재감은 덜함에도 방코랑에게는 없는 친화력을 강조하여 수사를 돕고 있다.
기괴한 분위기 외에 독일의 명탐정과 프랑스의 명탐정이 경쟁을 한다는 재미를 끌어내려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너무 일찌감치 누가 이길 것인지 알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아쉽다.
존 딕슨 카의 팬이 만든 인터넷 싸이트에서 이 작품에 대한 평은 "더 잘 쓸 수 있었을 텐데"였다.
딱 맞는 소리다. 너무나 잘 써먹히는 살인 트릭을 제외하더라도, 등장인물들의 알리바이 가지고도 충분히 더 연막을 칠 수 있었을 텐데 작가는 분위기 전달에 너무 치중을 하지않았나 싶다 (그가 라디오 드라마를 썼다는 소리를 들어서 그런가? 가만히 읽어보면, 비오는 밤 의자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며 구식 라디오에 귀기울이면서 BBC 미스테리 극장을 듣는 여인네가 상상이 되는 분위기다).
다소 불만스러운 점이 있고 사건의 해결은 다소 김빠지지만, 살인범의 심정에는 100% 동의하게 만드는 후반부 극적인 분위기는 읽을만 하다.
워낙 다작이라 두 명의 출판에이전트를 두고 있었으며, 추리소설 뿐만 아니라 역사소설에 라디오 드라마까지 손을 댄 이 작가는 시리즈마다 미세하지만 차이를 두고 있다 한다. 앙리 방코랑 시리즈는 다소 연극적으로 과장스러운 듯한 배경 설정과 괴기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불가능한 범죄에 보다 촛점을 두고 있다. 앙리 방코랑은 펠박사 못지않은 지능형 탐정이지만,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데,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씬 자체가 적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여하튼, 그의 외모에서 풍겨나는 메피스토텔레스적인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지만 (머리 가운데에서 양옆으로 갈라 빗은 검은 머리는 귀 위에서 짐승의 뿔처럼 말려 올라가 있었다. 짙고 굵은 눈썹 밑에는 길게 찢어진 눈이 어둡고 무서운 빛을 내뿜었다. 짙고 굵은 눈썹 밑에는 길게 찢어진 눈이 어둡고 무서운 빛을 내뿜었다 툭 불거진 광대뼈, 갈고리진 매부리코, 작은 코밑 수염과 뾰족한 턱수염으로 둘러싸인 입술...p.13), 범인의 처리 방법에서는 기대와 다르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 탐정인데다가, 자신이 틀렸다고 기고만장한 경쟁자에 대해선 아무 감정도 보여주지 않는 매우 파악하기 힘든 인간이다.
이 작품을 읽다보니 언젠가 미리 읽어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미 아동용으로 짧게 축약되어 나온 책을 읽은 것 같아 주변 사람에게 말하니, 다소 직설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아동용으로 딱이잖아. 해골성! 애들이 얼마나 좋아해."
하하하. 솔직히 그로테스크한 살인현장으로서의 분위기를 전해주는 해골성의 효과가 유치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콩알만한 사람의 그림자가 성안의 이방 저방을 돌아다니는 모습도 보였다. 글자 그대로 그것은 해골 속에 우글거리는 구더기 같았다. p.215)
간단히 줄거리를 얘기해 보면, 15세기경 마술사가 지었다는 라인강의 해골성에서 영국의 유명한 연극배우였던 마일런 아리슨이 총에 맞은채 화염에 휩싸여 떨어져 죽는다. 그의 친구였던 벨기에의 부호 제롬 드오도네이는 방코랑에게 사건을 부탁하게 되고 그의 조수로 이 소설의 화자인, 미국 소설가 제프리 마르가 선택된다. 이들은 사건 당시에 해골성의 건너편 아리슨의 별장에 오게되어 사건이전부터 초대받아 묵고있던 손님들을 조사한다. 이 사건보다 20여년전에 일어난, 해골성의 주인이면서 유명한 마술가인 메이르자의 수수께끼같은 죽음 또한 이와는 별개가 아닌 듯한데, 방코랑의 자신의 호적수인 독일의 폰 아른하임 남작과 대결하게 된다.
화자이면서 일종의 '왓슨'인 제프리 마르는 극중의 언급처럼 그다지 무능력한 존재는 아니다. 내가 보기엔, 방코랑의 일종의 분신과 같아 전반적인 사건 추리에 있어 방코랑의 생각을 투영해 주는데, 개인적인 존재감은 덜함에도 방코랑에게는 없는 친화력을 강조하여 수사를 돕고 있다.
기괴한 분위기 외에 독일의 명탐정과 프랑스의 명탐정이 경쟁을 한다는 재미를 끌어내려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너무 일찌감치 누가 이길 것인지 알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아쉽다.
존 딕슨 카의 팬이 만든 인터넷 싸이트에서 이 작품에 대한 평은 "더 잘 쓸 수 있었을 텐데"였다.
딱 맞는 소리다. 너무나 잘 써먹히는 살인 트릭을 제외하더라도, 등장인물들의 알리바이 가지고도 충분히 더 연막을 칠 수 있었을 텐데 작가는 분위기 전달에 너무 치중을 하지않았나 싶다 (그가 라디오 드라마를 썼다는 소리를 들어서 그런가? 가만히 읽어보면, 비오는 밤 의자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며 구식 라디오에 귀기울이면서 BBC 미스테리 극장을 듣는 여인네가 상상이 되는 분위기다).
다소 불만스러운 점이 있고 사건의 해결은 다소 김빠지지만, 살인범의 심정에는 100% 동의하게 만드는 후반부 극적인 분위기는 읽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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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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