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ce Procedurals

Kel
- 작성일
- 2012.7.29
신참자
-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저
재인
왠만해서는 계절하고는 읽는 장르하고는 그닥 연관이 없다....라고 생각하려 하지만, 역시나 더운 여름에는 정신없이 넘어가는 페이지 터너 스릴러가 아님 형사물이 괜찮지않을까 한다. 추리물의 모든 하부장르를 다 사랑한다만, 코지는 로맨스부분이 재밌다면야 괜찮지만 더위를 이길만큼 강렬하지않고 역사물은 나같은 성격에는 배경자료 찾아보느라 기운딸리고 형사물은...보고 있자니 '이렇게 열심히 수사하는 인물이 있다니!'하고 뭔가 잃어버린 열의를 다시 찾아보게 된다 (하지만, 현실생활에서의 경찰은 그닥 좋아하지는 않는다. 오빠네 아파트동에 도둑이 들어 여러집을 털고 맨끝집에 횟칼을 놓고간 일이 있었는데, 피해자들임에도 대하는 행동을 보고 5살도 안되었던 조카가 경찰은 우리를 도와준다..기보다는 큰소리 내고 권위적인 무서운 사람들이다..하는 생각을 갖게되어, 수많이 좋아하던 미니카중에서 경찰차는 돌아보지도 않은 적이 있어서).
여하간, 이 작품을 읽고서 그동안 점점 더 잃어가고 있던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애정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다음의 이야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찾아내느라 서재를 다 뒤져 예전에 썼던 리뷰와 함께 다시 복습했다 (근데, 내가 쓴 리뷰인데 왜 기억이 안나는게냐 ㅡ.ㅡ;;)
....예전에 가가는 경시청 수사 1과에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살인사건의 재판에서 변호인측 증인으로 법정에 서는 바람에 관할서로 좌천당했다는 것이다. 수사관의 개인적인 감정이 사건해결을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유족으로부터의 항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가 움직인 덕분에 어려운 사건이 해결된 것이었다.....p.436, [신참자]
그래서 해설을 읽는 동안,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는 뭐이리 영상화를 위한 대본같은, 2% 부족한 작품만 점점 더 쓰게되는거냐'는 불평을 잠재울 문구를 읽었다 (아, 무안해).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감독이 되기를 희망한 적도 있었다는데, 그래서인지 자작의 영상화에 대해서는 관용적인 자세를 보인다. 그의 작품 중에서 총 19편이 영화 및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특히 영화 [비밀]과 [g@me]에는 한장면씩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고....p.354, [악의] 해설중.
일단, 히가시노 게이고는 1985년 [방과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1986년도에 [백마산장 살인사건]에서 본격추리물을, 또 가가 교이치로가 등장하는 청춘본격추리물 [졸업]을 발표하면서 가가 교이치로를 세상에 등장시킨다.
1. 1986 졸업:설월화雪月?0?
대학졸업생 가가의 첫번째 사건2. 1989 잠자는 숲 (가가형사 시리즈, 드라마) 주의: 이 시리즈를 연속적으로 읽으시면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3. 1996 둘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가가형사 시리즈) 직소퍼즐과 같은 사건전개 - 범인을 알려줄거라고 생각하면 오산
4. 1996 악의 (가가형사 시리즈, 이 미스테리가 대단해 24위드라마) 사람의 무서움
5.1999 내가 그를 죽였다 (가가형사 시리즈, 이 미스테리가 대단해 27위) 모두가 죽이고 싶었으나 증거는 한명만을 가리킨다
6. 2000 거짓말, 딱 한개만 더 (가가형사 시리즈, 드라마) 히가시노 게이고는 hot하다.
7. 2006 붉은 손가락 (가가형사 시리즈) 강추! 최고의 작가의 올해 최고의 작품
8. 2009 신참자 (가가형사 시리즈, 이 미스테리가 대단해 , 드라마)
자, 이제 가가 교이치로 (加賀恭一郎)의 등장이다 (발표된 순서대로).
에서 국립T대학 사회학부 4년생이자 학생검도선수권대회 연속패권을 차지한 검도부 학생 가가 교이치로가 등장한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들기 직전의 그는 경시청 수사1과의 형사이다. 여기에서의 사건으로 인해, 그는 경시청에서 네리마서로 좌천된다.


네리마서 시절, 그의 연속적인 사건해결로 인해 그는 경시청에 까지 소문이 나지만...
시리즈 중 최고 감동작. 여기서 이제 [신참자]에서의 가가의 진면목이 해결되는 결정적 계기가 탄생한다 (그 감동이 뭔지는 직접 읽으시고 느끼시길 ^^). 역시나, '가화만사성'이란 말이 맞는듯 싶다.
20여년간 60여편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그 중 감동과 추리물로서의 작품성, 시대를 조금 더 빨리 읽어나가며 문제적 이슈를 발굴하는 눈 등을 겸비한 작품이 적지않았기에 가끔씩 발표되는 가가 교이치로 시리즈는 크게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한꺼번에 쭉 늘어놓고 다시 살펴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교 4년생에서 시작한 인물이 학교선생님에서 형사로서의 커리어패스를 이동하며 개인적 사연과 함께 성장하는 것 또한 지켜볼만한 매력을 가졌지만, 추리물로서 매번 다른 형식을 시도하였기 때문이다. 청춘로맨스, 감동가족드라마, 고백수기의 교차편집, 독자에게 범인을 추리하게끔한 처리, 극단적 기계적 트릭까지 사용한 본격추리물에서 사회파추리물. 이 시리즈를 보고있으면 작가의 관심사가 점차적으로 whodunit에서 why done it으로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내보기엔 이 시리즈의 정점에 선 [신참자]에서 위에서 말한 그 모든 장점을 균형적으로 다 소화해 보여주고 있다.
책표지 벗겨내면 하드커버 위에 마치 도쿄 니혼바시 닌교초거리인지 사진이 살짝 인물의 실루엣으로 박혀있다. 띠지에는 이 작품의 드라마 주인공이며 극장판 후속작 [기린의 눈물]의 주인공으로서 아베 히로시 사진이 박혀있다 (띠지로 인해 원가상승된다면서요. 띠지 그닥 필요하지않아요).
어느작품이나 뚜렷한 이목구비에, 크고 탄탄한 체격 (그렇다고 근육질은 아님), 부드럽고 신뢰감을 주는 인상을 언급했던 가가 교이치로랑 맞는듯. 원작에선 그는, 겉으로 보이는 것만을 보는, 쬐금 한심한 경시청 형사가 얕잡아보게 티셔츠 위에 반팔셔츠를 입고 다닌다.
여하간, [신참자]는 9장으로 구성되어있다. 2장에서 3장쯤 접어들어 읽게되면, 어랏 살인사건이 목적이 아니라 코지물내지는 일상미스테리 류인가 싶었다가 공통되는 살인사건 피해자의 이름을 통해, 단편으로 연결된 장편임을 알게된다. 하나의 사건해결을 위해 네리마서에서 니혼바시서로 전근온 경부보 가가 교이치로가 경시청형사랑 2인파트너로 수사를 맡지만, 퇴직을 앞둔 우에스기 형사와 달리 사건과 직접 관련이 되있지않은 인물들이지만 하나씩 방문, 탐문수사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일석이조로 그는 새로 온 이 거리와 사람들을 익히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이렇게 하나의 공통분모가 단편을 엮는 목걸이 같은 short story cycle의 형태를 띄며, 하나의 장마다 작은 미스테리를 푸는 why done it을 주루룩 선보인다.
최근에 이혼하여 홀로 번역보조일을 하며 고덴바초 원룸아파트에 사는, 30대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40대 고상한 미모의 미쓰이 미네코가 끈으로 교살당한채 발견된다. 센베이가게에서 보험회사직원의 알리바이를, 요리집에서 과자 구매자를, 사기그릇 가게에서 현장물건을, 시계포에서 피해자의 이메일내용을, 케이크 가게에서 범인을, 번역가 친구에게서 또다른 가게에서 얻은 정보를, 청소회사에서 피해자의 주변인물을, 민예품점에서도 작은 사실을 각각 확인을 하면서 그는 사건만을 해결하지 않는다. 맺어있는 마음을 풀어준다. 오지랍이 넓은게아니라 조금 더 배려를 하는것. 우아, 이런 형사는 현실에선 없는건가~
..형사라는 건 사건의 진상만 해명한다고 해서 다 끝나는게 아냐. 언제 해명할 것인가. 어떤 식으로 해명할 것인가. 그것도 중요해...이 집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어. 이건 경찰서 취조실에서 억지로 실토하게 할 이야기가 아냐. 반드시 이 집에서 그들 스스로 밝히도록 해야 하는 거야..p.230, [악의]
...형사는 수사만 하는 게 아닙니다. 사건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 입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또한 피해잡니다. 그 피해자를 치유할 방법을 찾는 것도 형사의 역할입니다....p.278, [신참자]
....전 말이죠, 이 일을 하면서 늘 생각하는 게 있어요. 사람을 죽이는 몹쓸 짓을 한 이상 범인을 잡는 건 당연하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철저히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고 말입니다. 그걸 밝혀내지 못하면 또 어디선가 똑같은 잘못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죠....p.426, [신참자]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러게 속마음과 달리 말 좀 툭툭 내뱉지 말지 그랬어. why done it을 연결하다 결국 whodunit의 대단원을 맺는 깔끔한 엔딩도 마음에 든다. 진짜 아무리봐도 경부로 승진되야만 할 것 같은 (퇴직전에 우에스기 형사, 추천 좀...아, 그럼 마치 서울 한구석 같은 니혼바시거리에서 겪는, 이 작품에서 쌓아서 아마도 중매주선이라도 들어올 것 같은 인맥을 포기해야 하나?) 가가 교이치로 형사만의 매력이 즐거운 작품이다. 사소한 것을 놓지지않는 야무진 관찰력, 뛰어난 직관력, 날카롭게 연관해내는 추리력, 더운데 지치지도 않은 체력, 아무래도 다 비용청구안할 것 같은데 사서 주는 재력 (^^), 아직 나이살이나 군살이 붙지않은 몸매와 거부감없는 수준의 미모는 계속해서 시리즈로 감상하고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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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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