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l
  1. Mystery + (정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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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글쓴이
레이 브래드버리 저
황금가지
평균
별점8.7 (9)
Kel

단편으로 더 유명한, SF계의 시인 레이 브래드버리의 초기이자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의 단편은, SF단편선집에 실려 맛본 적은 있지만, 하나의 상황 아래 늘어선 이 작품선은 정말 너무나 뛰어나다. 마치 진주가 한알씩 있을때에는 느끼지 못하는 것들, 한줄로 쫙 꿰서 목걸이로 만들자 그 아름다운 빛과 균일한 흐름에 감탄을 하게 되는 것처럼.


 




(해설에서 기존 수록작품선 중 [토탈호러]를 언급한게 있어 책장에서 다 빼서 살펴보았다. 와~정말 영화 [에이리언]의 영감을 준 가이거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들어간 그 소중한 책이 어디로 갔는데 찾을 수가 없어 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이것들이 살아있으니 언제 무관심한듯 돌아보면 눈에 보일듯 ㅡ.ㅠ)

 



 


 


13살때부터 신문을 돌리며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쓰며 원고를 투고하다가, <퓨처리아 판타지아>란 잡지도 내던 그는 1940년대에 들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즈음 세계2차대전으로 인해 문명의 이기가 인류에게 있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회의론과 함께 디스토피아가 펼쳐지는데....해설, 닫는글의 문장이 너무 멋져 (꼭 무협소설같애~) 고대로 옮겨본다.


 


...영웅은 난세에 태어나는법, 낙관주의가 저물고 회의주의가 움트기 시작하던 당시 잡지 과학 소설계의 무주공산에 서정적 과학소설의 깃발을 꽂은이가 있으니 바로 '단편의 제왕' 레이 브래드버리였다....p.349


 


중북부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에 자리잡지만 뉴욕으로 가 출판계약을 하던때 그는 편집자의 제의로 기존의 화성에 관한 단편을 묶어 [화성연대기]를 내고, 또 이런 식으로 [일러스트레이트맨]을 내려고 한다. 1951년 태어난 이 단편선엔 그 이전과 이후의 이야기를 실어 튼튼한 줄로 꿰어내었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화자는 누구인지 나타나지 않으나 아마도 독자에게 이입되는 그런 청년이다. 어느날 유랑여행을 하고 있다가 한 노인을 만난다. 1900년 스무살에 그는 서커스단 에서 일하다 다리가 부러져 일거리가 없자 에라, 몸에 문신이라고 해서 그거 보여주고 밥벌이하자..라며 한 묘한 여인을 찾아간 그는 한잠 자고 일어나니 온몸에 '삽화'를 가득싣게 된다. 하지만, 그 삽화들은 움직이며 이야기를 하고, 비어있는 오른쪽 어깨 위에는 누가 쳐다봐야 삽화가 생기며 보는 이의 미래, 가끔은 처참한 죽음을 보여주길래 그는 언제나 좇겨나는 외로운 신세이다. 50년간 미래에서 왔음이 틀림없을 그녀를 찾아다니는 그. 그는 옷을 벗고 보지말라는 소리에도 화자는 쳐다본다. 이제 18가지의 문신이 움직이며 18가지의 이야기를 한다.


 


크리스티아나 브랜드가 마음에 들었던 것은, 퍼즐러의 대가인 그녀가 호러물까지 영역을 넓혔으며 그 이야기에 기반한 TV시리즈가 있었다는거고 (일종의 공포, 환상극장), 레이 브래드버리 또한 수없이 영화화되면서도 TV시리즈가 있었다는 것. 알프레드 히치콕처럼 이렇게 TV물로 만들어지는 이야기는 뭔가 과거에 결론없이 끝나서 괴롭히면서도 재밌었던 [환상특급]이나 하나하나씩은 매우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정말 즐겁게 즐길 수 있었던 [제시카의 추리극장]류를 연상케해 매우 호감도를 높힌다. 게다가 레이 브래드버리는 에드가 앨런 포우나 앰브로스 비어스처럼 공포에 환타지를 더한 환상문학의 계보를 잇는 매력까지 더한다.


 


매일매일 시를 읽었다는 감성적 글쓰기의 작가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문장까지도 쏙쏙 흡입시킨다. 바로 이 번역가가 우수하기도 하다. 나, 이분 이름 기억해둬야지. 어찌나 감칠맛나게 번역을 하는지 이야기도 재밌는데 대사가 다 바로 앞에서 서로 왔다갔다 하는 느낌.


 


애플게이트 : 우리 얘기나 하자고. 어차피 할것도 없잖아.


선장: 어이, 둘다 그만해....


애플게이트 : 선장님은 좀 닥치시지 말입니다? ...p.44


(특히, 군인말투 너무 잘해)


 


이야기들은 친숙하다. 가끔 넘 직선적 비판이 들어있기도 하지만 환상적이다.


 


대초원에 놀러오세요, the veldt


작년 작가가 사망했을때 Washington Post에선 그의 상상이 실현된 10가지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http://articles.washingtonpost.com/2012-06-06/lifestyle/35462606_1_ray-bradbury-sudden-gray-phantoms-digital-wall 이건 text version이고 검색하면 바로 이미지화일도 나온다). 블루투스, ATM, 평면TV, facebook같은 SNS 등이 있었는데, 만약 이 작품 속 조절되는 3D 영상 (그리 먼 시일은 아닐 것 같다)까지 발명되면 11가지가 되겠다. 그외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해피라이프 홈'도 좀 빨리!



만화경처럼, Kaleidoscope


우주에서의 죽음과 누군가에겐 별똥별



역지사지, the other foot


과연 흑인들의 탄압의 역사가 다시 복수로 반복되는가 싶었지만, 용서는 위대하다.



도로가 전해준 소식, the highway


글쎄, '온세상'이란 무얼까나. 잠깐이나마 전쟁개시자가 긴급한듯 리포트하던 시기의 우리나라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과연 누군가 다칠 것을 걱정하는건지 아니면 전쟁이 일어날게 흥분된건지 외국인들의 트윗들을 보면서 참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



그분이 오셨습니다, the man


마치 메르테링크의 [파랑새]와 같다고나 할까. 적나라한 자기비판.


 


...지구인이 아직 어떤 인종인지 모르나! 그놈들은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않아...진정한 실용주의자지...p.91


 


기나긴비, the long rain


프랑스의 하수구 미로에서 길을 잃은 이가 나중에 죽은채 발견되었는데 입구에서 바로 몇미터 밖에 떨어져있지않았다고. 가장 잔혹한건 희망이지만, 그나마도 없으면 그렇게 안타까운 좌절이 된다는 것.



로켓맨, the rocket man


매우 애잔한 느낌. 찾다가 보니 이 작품은 엘튼존의 동명곡에 영감을 주었다고, 안그래도 며칠전 주르륵 [빅뱅이론] 시즌 5 전편을 해주던 날, 하워드가 동료 우주인으로부터 별명얻으려고 술수쓸때 사용했던 노래였는데, 만약 셸든이었다면 바로 이 이야기를 해주며 만류했을텐데....



불덩어리 성상, the fire balloons


진지한 종교적 주제를 다룬 과학소설의 효시...라는데, 정말 아찔하게 감탄스럽다.



세상의 마지막밤, the last night of the world


바로 위에서 말한, 우리나라에서의 그 불확실성의 시기에 어쩜 전쟁개시자와 같은 인물들이 보기엔 우리가 이런 모습이었을지도.



화성의 미친 마법사들, the exiles


[맥베스]의 세마녀가 나오고, 에드가 앨런 포우와 앰브로스 비어스, 찰스 디킨스 (이분은 어디에도 안빠져) 등 작가들이 나오는데 마치 재스퍼 포드의 [제인에어 납치사건]이 연상되며 매우 흥미롭다. 2120년 화성, 그 백년전 2020년 지구에선 할로윈, 크리스마스가 금지되고 환타지, 공포소설뿐만 아니라 세익스피어 작품까지 불태워진다. 메타픽션 속의 또 작은 메타픽션.


 


감정을 도려내고 이성적 유토피아를 만들자며, 오히려 더 우울한 디스토피아를 만들어낸 [이퀼리브리엄] 의 일방적 폭력성을 비판하는 동시에, 독자가 책을 읽고 기억해주지않는한 존재의미가 없다는 터라 작가 인터뷰에서 읽은, 독자의 재미를 위해서 글을 쓴다는 그의 말이 떠올랐다.


 


...디킨스 : 다시 말하지만, 난 당신들관 달라요. 당신들 따위 인정하지도 않소. 난 마녀니 흡혈귀 따위 음산한 것들을 쓴 적이 없단 말이오.
포우 : 그럼  [크리스마스 캐럴]은 뭡니까?
디킨스 : 웃기고 있네! 달랑 그거 한편이오. 그리고 보니 유령 나오는 이야기를 몇권 쓴 것 같기도 한데, 그게 뭐 어쨌다는 거요? 난 기본적으로 허무맬항한 이야기는 안쓰는 사람이요....


포우 ; 그럼 말리씨라도 보내주세요 p.186~187 (원문은 이런 구성이 아니지만, 가끔 이런식으로..여하간, 디킨스 아저씨, 재밌어 ㅎㅎ 몇편 뿐이래~)


 


밤도 아니고 아침도 아닌, no particular night or morning


의미론? 미친..



여우의 숲, the fox and the forest


2155년쯤 되면 해외여행처럼 시간여행도 가능할지도. 그렇다고 링컨이나 시저의 암살현장에 가보고싶지는.... 나라면, 음....콜럼부스의 배라면 전염병이나 쥐, 물부족을 생각하니 이래가지고 시간여행을 가겠나. 흠. 여하간, 도망다니는데 여행자수표는 좀.



방문객, the visitor


loliness


 


콘크리트 믹서, the concrete mixer


수십년후 우리집은 불온서적 투성이 되겠네..


 


[기이한 이야기],[환상소설단편선]...p.258


 


1960년대 아니 그냥 외계에서 보기에 지구에 대한 정말 재치넘치는 풍자. 그동안 외계인에 대항해서 싸우는 인물들이 릭, 믹 들이건가.


 


마리오네트 주식회사, marionettes, inc


오옷, 은근 호러틱한 안드로이드 이야기. [대초원에 놀러오세요]와 같은 맛을 보여준다. 또는 스티븐 킹의 [금연주식회사]라든가.  [Alfred Hitchcock presents] season 5에 소개되었다는데 (국내 출시된 DVD는 season 1, 2뿐이다) [Ray Bradbury Theater]에는 약간 이야기가 아내의 음모론쪽으로 각색되어 보여진다. (여기 가보시길 : http://www.youtube.com/watch?v=k_5beW7G7kc&list=PLA3C82CA93E1E2D9D)


 


도시, the city


작가의,  cctv등을 통한 감시시스템이 실현화된 마당에,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도시 하나 만들기란 그닥 어렵지않을듯.


 


에이치 아워, zero hour


body snatcher까지는 아니라도... 아이들은 (본능과 쾌락에) 순수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잔인할 수 있다는 것을 보면 가끔 성선설에 회의가 들기도.


 


로켓, the rocket


레이 브래드버리의 감성이 느껴지는 낭만적 작품.


 


 


1951년도 초판본에 근거한, 1953년도 Bantam Books의 버전을 기본으로 단어 하나 바꾸지 않았는데, 솔직히 과연 이 일러스트레이티트맨의  이야기가 좀 더 궁금했다. 다른 출판사의 버전에는 몇개 빠지기도 하지만, [화성연대기]속 'Usher II', 'the playground', 그리고 'the illustrated man'이 들어있다. 후자의 작품에서 그 일러스트레이티트맨의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스포일러라 생략).


 


 


첫문장부터 홀딱 빠진다는 것에 뭘 걸어도 자신있을만큼 보장한다.


 


 


 p,s: 1) 1969년도 영화


 


 

 

 



 


 


 


 


 


 



어떻게 소화했을지 무지 궁금하다.  


 


 


2) 일종의 오마쥬로서 [Criminal Minds]에서 에피소드로 사용되었다. 가끔 드는 생각인데, 영드에 언급되는 책들만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메타픽션까지 언급하며, 예전의 그리썸이 헨리 제임스의 [나사의 회전]을 분석한 것처럼 언급되는 것만 따라 공부해도 꽤나 상식이 풍푸해질 것 같은. 여하간, 특히 이 TV시리즈는 무지 잔혹한 비쥬얼과 인간에 대한 회의 반면에 꽤나 멋진 문구들이 있어 가끔 미치도록 받아쓰기하고픈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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