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l
  1. Mystery + (정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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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몽환화
글쓴이
히가시노 게이고 저
비채
평균
별점8.5 (196)
Kel

일본의 어느서점을 가나 추리물은 목좋은 자리에, 그리고 또 그중에 히가시노 게이고는 따로 저렇게 대접받으며 놓여있었다 (미미여사는 쑥 들어가고, 요즘 아마존 재팬에서도 일드로 히트쳤던 작품이 제일 앞에 있었지만서도).


 


 


 


여행중엔 책욕심에 읽지도 못할 책들을 싸갔지만, 이번엔 그냥 하드커버의 무거운 이 [몽환화]를 가져갔다. 몸도 피곤하고 눈도 피곤했지만, 역쉬!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평균이상의 재미를 보장한다. 첫페이지를 넘기자 손에서 놓을 수가 없이 읽게 되었다 (아, 이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워커홀릭적 글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


 


이야기는 50여년간 - 아니 실질적으로는 에도시대에서 시작된 - 에 걸친다. 중간에 '싱크로니시티'란 말로, 언제나 공학도 출신임을 상기시켜주는 작가는 이 우연한 인연이 픽셔널한 것이 아닐 수 있음을 말해주며 일종의 자기변명을 하는 듯 하다. 여러 인물들의 사연들이 각자 펼치다 함류하는 이야기는 시간대를 알려주지않고 차근차근 시작한다.


 


...싱크로니시티, synchronocity..어떤 생동을 하면 우연히 그것과 관련된 사건이 자기 주위에서 일어나는 현상, 심리학자 융이 제창한 개념...현실에서는 이정도의 우연은 번번히 일어나. 문제는 그것을 깨닫느냐 아니냐의 문제지...알아보지못했을거야. 그랬다면 그 우연은 일어나지않은거나 마찬가지지. 예지몽....실제로는 수많은 꿈을 꾸는데 현실에서는 이뤄지지않는 경우가 압고적으로 많지만 우연히 맞아떨어진 꿈만 기억하고 꿈대로 되었다며 유난을 떠는 거나 마찬가지야.... p.223~224


 


1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아직 어린 딸을 둔 젊은 부부, 신이치와 가즈코가 일본도를 둔 살인마에게 무참히 살해당한다.


 


2


14살의 가모 소타는 칠석마다 집안의 의식처럼 나팔곷시장을 거쳐 장어를 먹으러 간다. 경찰관인 아버지, 어머니와 13살이나 많은 형 요스케와 함께. 그날은 새운동화로 발을 다쳐 가족과 떨어져 가던 중 우연히 이바 다카미란 소녀를 만나 우정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어느날 메일을 본 아버지의 경고를 받고 또 다카미 또한 석연히 않은 태도를 취하며 연락을 두절한다. 그리고 가족과의 이질감에 오사카의 대학에 진학 원자력 공학을 전공하던차, 원전사고로 진로에 방황을 하게 된다.


 


3


유망한 수영선수 출신의 아키야마 리노는 밴드를 하던 사촌 나오코의 자살로 인해, 할아버지 슈지와 가까워지게 되고 꽃을 연구하는 그를 한달에 두번정도 방문하게 된다. 그의 꽃들을 블로그에 올리기도 하던 어느날 할아버지의 새로운 노란꽃을 올리려하자 그의 경고를 받는다. 그리고, 살해당한 할아버지.


 


4


여경과의 불륜으로 아내와 별거를 하게 된 경찰 하야세 료스케, 어느날 아내와 살던 아들이 CD를 훔치다 잡혔다는 소식에 놀란다. 아들은 철저히 무죄를 주장하는 가운데, 아기야마 슈지란 노인이 진짜 범인들을 알고 이들을 잡으려가 다치는 사고를 접하며, 그의 증언으로 아들의 무죄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살인사건의 피해자로 그 이름을 다시 대할 줄은....변성기에 접어든 아들은, 자신의 은인이라며 아버지에게 범인을 꼭 잡아달라고 부탁한다. 아들의 부탁, 꼭 들어주고 싶다.


 


당최 어떻게 연결이 되어있을지 모를 이런 이야기들은 각자 겹칠듯 말듯, 보여질듯 말듯 일종의 카드패가 짐작이 가면서도 또 다른 단계에선 짐작이 안가는듯 간지럽게 흥미를 끈다. 맨마지막에서 드러난 진실은 예상치 못한 영역이지만, 또 외따로 놓고 짐작을 해보면 또 예상치 못한 것만도 아니다. 여하간, 몇장의 종이로 인해 밝혀진 진실은 그동안에 엄청나게 뿌려졌던 모든 사실을 촘촘하게 엮어간다 (그래도, 추리적인 면에선 다소 아쉽다. 결정적인 단서를 끝에 보여주는 식으로 예상치도 못한 진실을 드러내는 것보단 공정하게, 무심한듯 보여줬으면...) 


 


...어떤 꽃을 피워도 좋지만 노란 나팔꽃만은 쫓지마라. 이유를 물었더니 그것은 몽환화이기 때문이라고 했어...그뒤를 좇으면 자기가 멸한다고....p.220 


 


여하간, 이 작품의 핵심은 바로 이러한 살인사건의 해결이 아닌듯 싶다. 소타와 리노, 이 두 방황하던 청춘이 사건을 계기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듯 싶다. 다만, 과거 [유성의 인연], [사명과 영혼의 경계], [붉은손가락] 등에서 보여준 가슴 뭉클한 감동보다는 언제나처럼 엄청난 노력인지 우연인지, 축복인지 작품출간시의 사회과학적 이슈가 되는 것과 맞물리는 것이 더 큰게 아쉽다 (울나라도 몇달전 한차례 이 비슷하게 난리였었지).


 


여하간, 작가가 평범한 이들은 그냥 지나쳤을 작은 미스테리를 모아모아 눈사람을 만들듯 공들여 만들었음을 알게 되었다. 대단하다. 여하간, 그러한 노력이 무색하지 않게 정말 간만에 흥미진진한 독서를 할 수 있었다.


 


..나팔 꽃에는 노란색이 없습니다. 그러나 에도시대에는 존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은 존재하지않는지....그런생각을 하다보니 서서히 미스터리의 향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십년! 이렇게 긴시간과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은 여태껏 없었습니다....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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