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ard-Boiled

Kel
- 작성일
- 2015.12.18
하드 럭
- 글쓴이
- 야쿠마루 가쿠 저
북홀릭
(이 작가 뿐만 아니라 누가 읽어도 깊은 인상을 받겠지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의, 다카노 가즈아키의 데뷔작 [13계단]을 읽고 충격을 받아 소설가가 되었고 또 그 2년후 바로 그 상을 수상하게 된 것을 보면, 이 작가는 꽤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아니, 바로 이전의 작가에 비해 꽤 가독성이 뛰어나다. 이 작품과 함께 [허몽]을 읽었는데, 꽤나 전문적인 내용이 나옴에도 [검찰측 증인]의 참고문헌과 달리 글 속에 녹아있다. 가끔 "나 많이 조사했어"하는걸 생색내는 작가가 있는데 반해..ㅎㅎ 그리고, 또 최근의 미미여사라면 500페이지는 쓸 수 있는 얘기를 300여페이지만에...ㅎㅎ
제목인 [하드럭]은 그냥 일반적으로 hard luck, 불운을 의미하는가 싶었더니만 진범인의 마지막 절규에서 결국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를 가해자들이 비웃으며 붙여놓은 카테고리를 의미했다. 이제까지 범죄소설을 읽으면서, 가해자의 쪽에서 그의 심정이 가끔 이해되기는 했지만 타인을 해치는 것만은 용서할 수 없고 또 아무리 삐딱하게 나가는 작가가 있을지언정 결국은 권선징악으로 나가는 사회적 censorship이 있는지라 범죄자가 안타까웠을 뿐이지만, 이번은 범인의 복수심이 십분 이해가 되었다. 단, 무고한 희생자는 용서할 수 없지만...
가슴 아픈 부분은 빼고, 이야기는 정말로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영화배우를 지망했다가 연기보다는 글을 선택했다고 하던데, 마치 영화를 보고있는듯한 묘사로 인해 씬이 바뀌며 이야기가 각자 등장인물 선에서 맞물려가는 것처럼 재빠르고 임팩트있게 전개된다.
아이자와 진은 바람이 난 아버지와 이혼하고 재혼을 한 어머니 밑에서 크지만, 자신의 친부를 비웃는 의붓아버지에 의해 반강제로 대학진학을 거부당하고 이중적인 의붓형제에게 질려, 아니 스스로 최선을 다하지않아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어디 정 붙일데 없어 도쿄로 오고 말았다. 과다한 수수료를 떼고 제대로 안전보장도 하지않는 파견회사를 전전하며 하루밤에 천엔인 인터넷카페에서 (일전에 다니던 회화코스에서 한 남자애가 일본어배워 워킹할러데이가서 프리터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일당이 쎄서 살 수 있을거라 하던데...음, 그건 부모집에서 살거나 은근 부모의 보조가 있어야 가능한거라고..)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날 믿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사람에게 거의 전재산을 사기당하고 그에게 비웃음마저 당한다. 이 세상은 착취하는 자와 착취당하는자로 나뉜다고.. (가만히 보면 뭘 그리 이분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지 몰라) 익명의 모바일카페에 멤버를 구하는 공고를 내고, 그는 익명을 내세운 인물들을 만난다. 자신의 이름이 술 이름 진인지라 염색한 머리에 가죽잠바를 입은 버번, 영화를 좋아한다며 커다란 가방을 손에서 놓지않는 매력적인 여성인 럼, 그리고 피어싱을 하고 밴드뮤직을 한다는 데킬라, 그리고 그 전에 만났던 아저씨 스즈키. 아직 일도 없는데 불렀다는데 김이 상한 멤버들이지만, 과거 자신이 만난, 만엔짜리를 펑펑쓰며 지갑에 백만엔은 기본이라는, 은퇴한 졸부 이야기를 하며 강도질을 하자는 버번의 계획을 듣게된다. 하지만, 이 계획은 침입했던 졸부의 대저택 앞에서 장갑도 끼지않은채 누군가에게 맞은 뒤통수를 아파하며 잠에서 깨 불이 난 집을 쳐다보면서 끝나게 된다.
한편, 불난 저택안 세구의 시체를 발견한 카츠세형사는, 불을 낸 범인이 2층 창문을 깨고 도망쳤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되고 또한, 이토록 치밀했던 범인이 자신의 지문이 묻은, 피붙은 흉기를 놓고 도망쳤다는게 모순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진, 그리고 또 익명의 이름을 벗어던진 또 한 인물은 각각 자신들을 손바닥위에 놓고 움직인 배후가 누구인지를 필사적으로 좇는데....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고 각기 일종의 장기판의 졸이었던 인물들이 공개수배와 범인에게 좇겨 사건의 배후를 밝히려드는 과정은 긴박감이 넘쳐나지만, 이들의 신용, 정신, 몸이 더럽혀지기 전까지는 마치 물건처럼 사용되다 버려지는 현실은 암울하다. 하나씩 진짜 모습과 사연을 드러내며 애절함 (밴드친구의 눈물은 나도 가슴이 아파~)과 충격 (범인의 사연..)은 추리소설에서 하나씩 미스테리가 밝혀지는 카타르시스와는 거리가 멀다.
[천사의 나이프]가 소년범죄, [허몽]이 심신상실자 범죄, [어둠아래]가 미성년성범죄를 그렸다면, 이 작품은 현대의 신용범죄를 그렸다. 관찰자가 아닌 피해자의 시점에서 그린 아픔이 생생하다.
p.s: 야쿠마루 가쿠 (藥丸岳)
- 형사 나츠메 노부히토 시리즈 ( 刑事・夏目信人シリーズ)
刑事のまなざし(2011)
その鏡は嘘をつく(2013)
刑事の約束(2014)
- 시리즈외
天使のナイフ(2005) 천사의 나이프 에도가와 란포상
闇の底(2006) 어둠아래
虚夢(2008)허몽
悪党(2009)
ハードラック(2011)하드럭
死命(2012
逃走(2012)
友罪(2013)
神の子(2014)
誓約(2015)
アノニマス・コール(2015)
Aではない君と(2015)
영어권 독자에게 Goodreads가 있다면, 일본어에는 bookmeter라는게 있는데 가서 보니 야쿠마루 가쿠는 hot 한듯 (언제나 어딜봐도 우타노 쇼고의 [벚꽃피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가 탑 위에 있는것을 보면 사람 눈은 비슷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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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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