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stery + (정리중)

Kel
- 작성일
- 2016.4.16
도키오
- 글쓴이
- 히가시노 게이고 저
창해(새우와 고래)
최근에 인식을 달리한 작품이 있는데, 그건 [결혼계약]이라는 드라마. 불행한 가족사에 사랑이 고픈, 스펙만 뛰어난 성격나쁜 재벌2세 남자와 예쁘고 착하지만 온갖 고생을 다하는 예쁜 여주가 만나 힘들게 사랑을 쟁취하는, 매우 뻔한 멜로드라마인데 어쨰 자꾸 보게되고 뻔한 이야기진행을 다 알면서도 재미가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매번 먹는 떡볶이인데 조금 지나면 또 먹고싶은 것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통해 편안함과 위로를 느끼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작품도 솔직히 뻔한 내용이었다만, 나도 모르게 읽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대를 버리고 잡았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기대하고 읽은 책들보다 훨씬.
최근에 또 나의 기호를 다시 확인한게 있는데, 그건 꽃미남만을 좋아한다고는 생각하지않지만 (대체로 나쁜남자, 나쁜남자지만 궁극적으로는 좋은남자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생각함), 곤충이나 자라를 연상시키는 유형의 생김은 그닥 좋아하지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일드 [한자와 나오키], [루즈벨트 게임], 그리고 결정적으로 [유성왜건]을 보고 카가와 데루유키를 엄청나게 좋아하게 된 것.
[유성왜건]도 이 작품 [도키오]와 비슷하다. 시간을 거슬러 만난 부자, 그동안 망가졌던 가족사와 인간성을 회복하는 이야기. 폭력배같은 매우 사나운 아빠라 아들은 당최 친근감을 갖기보다는 아버지를 무서워했는데, 다시 만나보니 아빠가 말하지 못한 - 가족과 회사를 살리기 위해 겪었던 굴욕을 가족에게 보이지않기 위한 허세, 자신이 겪은 세계에서 자기 아들을 더 강하게 키우고 싶은 소망 - 이야기 중에서, 가출한 자기 아들을 찾지않았던게 아니라 엄청나게 찾고 결국 자기대신 경찰을 부르며 "여기 아주 귀여운 남자아이가 혼자 있는데 구해주세요"하고 했던 말...에서 엄청 진한 부성애를 느꼈었다.
여하간, 드라마 이야기는 놔두고...
정직하고 성실한 중견간부급의 회사원 미야모토 다쿠미는 레이코 가족 유전자로 전해지는 병력 그레고리우스 증후군 - 점차적으로 인간의 신체기능이 정지하여 사망에 이르는 - 을 알고도 그녀와의 결혼을 강행한다. 아이가 없는 인생을 결심했으나, 그녀가 임신을 하게 되자 아내와 장인, 장모를 설득하여 아이를 낳는다. 아이의 이름은 도키오 (時生), 인생을 살아가라는 의미로. 건강하게 잘 자라던 아이는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이상을 호소하고 이제 17살이 된 무렵, 혼수상태에 빠져버린다. 이제 거의 마지막을 눈앞에 둔 병상에서 다쿠미는 아내에게 말을 한다.
"나, 20여년도 전에 저 아이를 만난 적이 있어."
23살 다쿠미는 가족이 없다고 말한다. 자신의 부모가 양부모라는 것을 고등학교 입시 서류때 알았고, 어릴적 자신을 만나러 오던 이상한 아줌마가 생모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가난해서, 허약해서 아들을 키울 수 없었던 생모는, 양부모에게 자신을 맡겼다. 대학을 포기하고 인생마저 포기한듯, 점차 건전한 일자리에서 오래 버티지못하고 여기저기 들이받고 결국 사기꾼과 같은 일당을 만나 일을 하고 있는 상태. 놀이공원에서 그는 꽤 이상한 청년을 만난다. 뭔가 자기를 아주 잘 알고있는 청년은 자기 이름을 미야모토 도키오라고 소개한다. 그의 집에 눌러앉게된 청년은, 이제 죽어가고 있는 생모의 가족에게서 온 편지도 알고 있으며 그녀를 만나러 가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거라고 한다.
그때, 다쿠미의 애인인 치즈루는, 호스테스로 일하고 있는 가게를 갑자기 그만두고 야반도주하게 되고, 수상한 일당이 나타나 폭력과 돈으로 다쿠미를 회유하며 치즈루의 행방을 묻는다. 그들이 남긴 20만엔을 가지고 도키오의 권유로 경마에서 큰 돈을 딴 다쿠미는, 결국 도키오와 함께 치즈루를 찾으로 오사카로 가면서 생모를 만나게 된다. 그녀가 남긴 만화의 원판.
도키오와 달리 자꾸만 일탈하는 다쿠미는, 치즈루를 둘러싼 큰 음모에 빠지게 되고 오사카에서 그녀의 절친인 다케미 일행과 함께 엄청난 액션극을 만들게 된다.
역시나....인상적인 문장 하나 없이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생모에 대한 자기의 심경을 고백하는 부분은 좋았다). 그럼에도, 다케미와 그녀의 전과자 어머니, 다쿠미를 버렸던 생모의 러브스토리, 폭주하는 다쿠미 옆에서 주먹다짐을 하고 미래의 엄마 아빠를 위해 [백투더퓨쳐]처럼 고군분투하는 도키오 등 인물들의 묘사가 꽤 생생하고 재미있다. 단 한가지 이야기였다면 매우 지루했을 것을, 큰 음모에 섞여 사건을 해결하면서 신파극보다는 액션극이 되었다.
책장을 닫으면서 느낀 건, 아이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해서 아이를 낳지않으려는 부부들에게 이 책을 권유한다면 왠만한 팜플렛보다 더 효과가 더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 아이는 인류의 미래이다..라는 말이 이해가 되는. 누군가에게 이유가 없이도 무조건 사랑을 받을 수 있다면, 그런 존재가 있다면 힘을 내 일어날 수 있다. 그게 피를 나눈 존재이건 아니건, 사람이건 아니건. 그들을 통해 생명이 어디까지 이르건 간에 나는 계속 될 수 있다.
p.s: 어젯밤 읽고난뒤 생각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 리뷰를 쓰려니 거의 까먹었다는...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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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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