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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부터 오늘까지 뉴스에서 미국 대선 소식이 보인다. 그런데 오바마와 롬니의 승부가 '박빙'이란다.

박빙? 이게 무슨 뜻일까? 전에도 들어본 말이지만 궁금했던 단어였다. '박빙'은 '빅뱅'과 발음이 비슷하지만 뜻도 비슷할까? 혹시 영어일까?


알아본 결과, '박빙'은 한자어였다. 엷을 '박(薄)'과 얼음 '빙(氷)'이 합쳐진 단어.

'박빙(氷)'의 뜻은 '엷은 얼음'. 아마 엷은 얼음, 즉 '살얼음을 걷듯이 아슬아슬'하다는 뜻일 것이다.

겨울에 언 강을 걸어다닐 때가 있다. 그런데 얼음의 두께가 앏은 곳에는 '쩍' 하는 소리가 난다.

그 때 무섭지.


하여튼, '박빙'은 우리말로 '살얼음'으로 바꿀 수 있고 살얼음을 걷듯이 아슬아슬, 조마조마 하다는 뜻.

즉 '승부가 박빙이다'는, '승부가 조마조마하다, 예측하기 힘들다'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그런데 그냥 '박빙'은 '살얼음'이라는 뜻밖에 안 되는데 왜 사람들은 '승부가 박빙이다'라고만 할까?

아마도 박빙은 '여리박빙(如履薄氷)'의 줄임말인 것 같다. 여리박빙은 '살얼음을 걷는 것 같다'는 뜻이니까.

즉, '승부가 박빙이다'보다 '승부가 여리박빙이다'라고 해야 제대로된 표현이 될 것 같다.ㅎㅎ


엷을 '박(薄)'은 '인심이 박하다'라고 할 때도 쓰인다고 한다.

즉 '인심이 박하다'는 '인심이 엷다'는 뜻. 통하는구나!ㅎㅎ


엷을 '박(薄)'이 쓰이는 단어는 아래이다.


*여리박빙(如履薄氷, 같을 여, 밟을 리, 엷을 박, 얼음 빙): '살얼음을 밟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아주 위험한 짓을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출처: Daum 국어사전) '여리호미(如履虎尾)'는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과 같다'는 뜻이라고 한다. 살얼음을 걷는 것은 위험하다. 제 정신이라면 살얼음을 걸으려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짓인데. 여리박빙(如履薄氷)은 또 다른 뜻이 있는데, '살얼음을 밝는 것 같이 하라' 즉 '조심하라, 신중하라',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승부가 박빙이다'라는 말은 '여리박빙'의 또 다른 뜻('조심하라')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승부가 박빙이다'는 '승부가 위험한 짓이다'라기 보다는 '승부가 조심스럽다'는 뜻이 더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어쩔 수 없이 살얼음이 언 강을 건너야 할 경우가 있다고 치자(자원해서 살얼음을 걷는 일은 드물 것이다). 그럴 때 천천히 한발짝씩 신중해야 한다. 승부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살얼음을 걷는 것과 비슷하다. 승부는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진다. 승부가 시작됐다는 건 어쩔 수 없이 승자와 패자가 생기는 일이다. 사소한 작은 실수로 살얼음이 언 강에 빠져 죽을 수도 있고, 사소한 실수로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치열한 승부일수록 작은 차이로, 작은 실수 하나로, 누가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가의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승부'를 '살얼음이 언 강을 건너는 것'에 비유한 '승부가 박빙이다'라는 표현은 절묘하다고 생각한다. '오바마와 롬니의 대선 승부는 박빙이다'라고 뉴스진행자가 말한다면, 이건 '승부가 치열해서 승패를 예측하기가 조심스럽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박명

*방봉

*박하, 박하사탕(薄荷沙糖): '박하'라는 식물을 원료로 만든 사탕인데. 왜 엷을 '박'자를 넣었을까? 사탕(沙糖)이 한자어였다는 게 신기하다. 우리말인줄 알았는데. 사탕(沙糖, 모래 사, 설탕 탕)은 '모래 설탕'이라는 뜻인데, 왜 그런 뜻이 생겼을까?ㅎㅎ

*박대

*박리다매


엷을 '박'이 들어간 단어는 그리 좋은 의미는 없는 것 같다.


그럼, 박학다식의 '박'이나 박사의 '박'은 무슨 박일까?

박학다식(博學多識)에서 '박'은 넓을 '박'이라는 다른 한자이다.

음(소리)은 '박'이자만 하나는 '엷다'라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넓다'라는 뜻이라니.

정반대는 아니지만, 반대의 뜻을 가진 동음이의어이다.

아니지. '엷다'는 뜻은 '넓다'는 뜻과 통하는 면이 있다.

'엷지만 넓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있고 '깊지만 좁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있다.

두루두루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상식이 많은 사람을 '엷지만 넓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고,

한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가진 사람을 '깊지만 좁은 지식'이라고 말한다.

박사(博士)의 '박' 또한 넓을 '박'을 쓴다.

음, 박사는 한 분야에 깊은 지식을 연구해서 따는 학위인데, 한자의 뜻은 좀 다른 것 같다.

옛날에 '만물박사'라는 단어가 있었다. 다양한 물건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을 '만물박사'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것은 넓을 '박'의 의미와 통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의 '박사'라고 하면 한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서 넓을 '박'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엷을 '박'과, 넓을 '박'은 다른 뜻이지만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음이 같은 이유가 그런 것일까? 원래 뿌리는 같았으나 나중에 '엷다'와 '넓다'로 나누어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리하면 아래이다.

'박빙(薄氷)'은 '살얼음을 걷듯이 아주 위험한 짓'과 '살얼음을 걷듯이 하라'는 뜻이 있다. 보통 '승부가 박빙이다'라는 표현은 '승부를 예측하기가 살얼음을 걷듯이 신중하고 조심스럽다'는 뜻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승부가 박빙이다'라는 문장에는 더불어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에게 살얼음을 걷듯이 신중함과 조심스러움을 당부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박빙'의 또 다른 뜻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출처: Daum 국어사전)이다. 이 뜻은 나중에 생긴 듯 하다. 이 뜻은 '살얼음을 걷듯이 하라'라는 뜻이 조금 변형되어 생긴 듯 하다. 살얼음을 걷듯이 승부예측이 조심스럽다는 것은 승패가 쉽게 나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음'과 통하는 면이 있다.


'박사'에서 '박'은 넓을 '박(博)'이다. 오늘날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은 전문 분야에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으로 통한다. 그런데 넓을 '박(博)'자를 사용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넓고 깊은 지식을 가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물박사'라는 말이 있었고 일반적으로 사람은 '넓은 지식'과 '깊은 지식'을 동시에 갖추기는 힘들다. 특히 전문 분야에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 오늘날의 박사들은 '넓은 지식'보다 '깊은 지식'이 더 어울린다. 따라서 '박사'에서 넓을 '박'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부터 한글날이 공휴일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승부가 박빙이다'를 '승부예측이 살얼음을 걷듯이 조심스럽다'라고 고쳐부르면 어떻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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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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