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궁금해졌다. 왜 하필이면 겨울에 일년의 시작인 1월 1일이 있을까? 일년은 365일이라는 것만 알았지 왜 그 시작이 1월 1일인지 지금까지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게 놀랍다. 

현재 우리는 그레고리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율리우스력을 고쳐(100년마다 1일이 늦어지다가 14일까지 늦어진 후에)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레고리력은 2만년에 하루 정도 오차가 생긴다고 한다. 율리우스력보다 정확하다. 

실제로 1년은 딱 떨어지는 365일이 아니라고 한다. 율리우스력은 1년을 365.25로 봤다. 그래서 4년마다 1일의 윤일을 넣었다고 한다. 정확한 1년은 365일 5시간 48분 46초라고 한다. 이 남는 자투리 시간인 5시간 48분 46초가 해마다 쌓이는데 어떻게 윤달을 정하느냐가 달력의 정확도를 결정짓는 요소인 듯 하다.

그런데 왜 겨울인 1월 1일을 일년의 시작으로 삼은걸까? 궁금하다. 율리우스력 이전에 로마력을 썼는데 로마력에서는(로마에서는) 3월(March)을 1년의 시작으로 봤다고 한다. 3월이면 새싹이 돋아나고 만물이 잠을 깨고 농사를 시작하니 3월을 1년의 시작으로 여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3월 March가 '행진하다'라는 뜻이기도 하므로 일년의 시작과 잘 어울린다. 영어로 10월은 옥토버(October)이다. 옥토(octo)는 8을 뜻한다. 우리가 10월이라고 알고 있는 달은 로마에서는 8월로 봤던 것이다. 3월이 1년의 시작이면 10월은 8월이기 때문이다. 

좀 샛길로 가면, 7월은 줄라이(July)이다. '줄라이'는 줄리우스 시저로부터 기원했고 시저가 태어난 달이라고 한다. 8월은 오거스트(August)인데 '오거스트'는 아우구스투스 황제로부터 기원했다고 한다. 그리고 9월인 셉템버(September)에서 'septem'은 라틴어로 7을 뜻한다고 한다. 옥토버와 같은 이유로 9월은 3월부터 일곱 번째달이다. 11월인 노벰버(November)에서 'novem'은 9를 뜻한다고 한다. 12월인 디셈버(December)에서 'decem'은 10을 뜻한다고 한다. 1월인 제뉴어리(January)는 야누스를 뜻한다고 한다. 1년의 끝과 시작이므로 야누스와 어울린다. 세븐(seven)과 셉템(septem)이 비슷하고, 나인(nine)과 노벰(novem)이 비슷하고, 디케이드(decade, 십년간)과 디셈(decem)이 비슷한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진짜 왜 1월 1일을 일년의 시작으로 여긴걸까? 그레고리역을 만든 그 누군가가 어떤 이유로 일년의 시작 1월 1일을 한 겨울에 넣은걸까? 하지와 동지가 관련있을까? 하지는 6월 22일쯤이고 동지는 12월 22일쯤이다. 해가 다시 길어지는 시점이 12월 22일쯤이므로 이 즈음을 일년의 시작으로 삼은걸까? 그럴꺼면 아예 동지 다음날을 일년의 시작으로 하지, 왜 동지로부터 10일이나 지난 날을 1년의 시작날로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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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이 지나면 설날(음력 1.1일)이다. 난 설날에도 추석처럼 보름달이 뜨는 줄 알았다. 그러나 설날밤에는 달이 안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설날 후 음력 1.15일이 정월대보름이다. 지금까지 나는 설날밤에도 추석밤처럼 둥근달이 있다고 생각했다니. 난 여전히 모르는 것, 착각하는 것이 많다. 설날밤 하늘을 바라봐야겠다. 달이 없으니 별들이 더 초롱초롱 빛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