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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소중해
  1. 일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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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하면 커질 수도 있습니다. 2015-11-18 추가)


요즘 좀 심란해서 근대사 중심으로 한국 역사를 정리해 봤습니다 (심란할 때 정리하면 도움이 좀 됩니다).


정리하면서 '그동안 내가 한국을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라는 걸 느낍니다. 이러한 과거를 지니고 있는 나라였다니, 새삼 대한민국의 재발견 입니다. 현재 55세 이상 분들은 박정희와 전투환 군사정권을 체험하신 분들입니다(물론, 데모도 많이 하셨겠지요). 70세 이상 분들은 이승만 정권까지 체험하셨을 테구요.


고종 즉위(1863)부터 고종 사망(1919)까지 바람 잘 날 없는 위기의 연속이었습니다. 국력도 약했지만 국내에서 치고박고 세력싸움이 끊이지 않았지요. 해방 후에도 이런 경향은 이어집니다.


조선 독립(1945), 1960년 그리고 1979~1980년, 이 세 기간이 긴박했던 중요한 순간으로 보입니다. 1945년 독립 후 남과 북이 합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됩니다. 1960년 4.19혁명이 일어나서 민주화의 바람이 부나 했더니, 그 다음 해에 5.16 쿠테타가 발생합니다. 박정희 군사정권은 1979년 박정희 암살까지 이어지고, 최규하 정부에서 민주화 바람이(서울의 봄) 부나 했더니, 12.12군사반란으로 전두환 군사정권이 7년동안 이어집니다. 6월 항쟁(1987)이라는 희망이 보이지만 그걸로 많이 바뀌긴 힘들죠.


고종 이전의 조선을 보더라도, 평화롭고 번영했던 시기는 길지 않았던 듯 합니다. 참, 아픔이 많은 슬픈 역사입니다. '행복'을 요구하는 건 사치이자 맞지 않는 옷입니다. '어떻게든 살아남기'가 중요했던 역사로 보입니다. 힘이 약했고 따라서 주변 강대국들의 힘에 의해 운명지어져야 할 경우가 많았습니다. 미래를 준비하고 강해지려고 해도 내부분열과 세력다툼이 그걸 방해합니다.


박정희는 일본 육사 57기로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만주국(일본이 세운 정부)의 장교로 근무합니다. 그런데 해방 후 1946년 7월 귀국하여 대한민국의 육군 장교로 지냅니다. 일본군 육군 장교가 한국군 육군 장교가 되었습니다. 이게 어찌 가능했을까요?


전두환은 대통령 퇴임 후, 1996년 1월 구속 기소되었고 내란죄 및 반란죄 수괴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약 2년 후인 1997년 12월에 사면되었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12.12군사반란을 일으키고 5.18 민주화운동 유혈진압을 주도했다고 추측되는 인물을 어찌 이렇게 쉽게 사면시켜 줄까요?? 


이명박은 1999년 4월 9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어(15대 총선 관련 범인 도피 혐의) 700만원의 벌금형을 받고 피선거권을 박탈당합니다. 그런데 1년도 안되어 2000년 8월 15일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되어 피선거권을 되찾습니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 저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실체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제대로 모르고 있을 겁니다. 까면 깔수록, 실망이 늘어가고 나의 착각이 컸음을 느낍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특히, 역사에서는.


강화도조약(1876)부터 한일 병합 조약(1910)까지 34년이 걸렸습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1919)으로 독립의 희망을 키워가지만, 35년 후인 1945년 외부에 의해 한국은 독립되고, 소련과 미국의 협상에 의해 남한은 미군정에 들어갑니다. 남의 힘에 의해 얻은 독립은 (진정한) 독립이 아니었습니다. 이 허술한 틈을 타고 세력 다툼이 있었고 눈치 빠르고 강한 사람들이 주도권을 쥡니다. 그렇게 헌법이 만들어지고 이승만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4.19혁명(1960)이 일어나지만 5.16 군사쿠테타로 또다른 독재의 시대를 맞이합니다. 1979~1980년의 요란함은 민주화의 봄 바람을 주었지만, 12.12군사반란으로 또 다시 물거품이 됩니다.


우리는 지금 제6공화국(노태우 정부 1988년부터)에 살고 있습니다. 이 때부터는 그 전보다는 덜 폭력적이고 덜 군사적인 정부인 듯 하고, 더 민주화된 한국인 듯 합니다. 하지만 4.19혁명과 1980년의 민주화 요구가 짧은 외침으로 끝나 버린 역사가 있습니다(민주화의 밑거름은 되었겠지만). 한국은 1993년에야 독재, 군사 정권에서 벗어납니다(김영삼 문민정부). 고작 22년 전입니다. 그리고 최초로 야당이 정권을 잡은 때가 1999년입니다(김대중 정부). 고작 16년 전입니다. 그 동안 있던 장면 정부, 윤보선 민정, 최규하 정부의 존재감은 거의 없습니다.


현재 한국에 사시는 55대 이상 분들(1960년생 이전)은 현재 20대, 30대가 경험하지 못한 독재정권, 군사정권을 경험했습니다. 그 긴박함과 그 폭력성, 그리고 살아남기, 생존 의지는 (그걸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가 상상할 수 없는 그 이상일 겁니다.


혼자서 이렇게 역사를 정리하니, 심란했던 마음의 파도가 좀 안정되었습니다. 원래 이런 나라였습니다. 제가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본 바닥 보다 더 깊은 바닥이 존재할 겁니다. 하지만 방관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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