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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소중해
  1. 일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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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를 걷거나, 공원에서 걷거나, 커피숍을 가거나, 식당을 가면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도 느끼는 변화였다. 세밀한 관찰자라면 더 일찍 눈치챌 만한 변화였을 것이다.


언젠가 아침 출근길에 맥도날드를 지나칠 때, 점잖게 보이는 할아버지께서 햄버거와 커피를 드시고 계신 모습을 창을 통해 본 적이 있다. 이제는 놀랍지 않지만 그 때는 적잖게 놀랐다. 일요일날 동네 공원에 갔는데 어르신들이 모여서 계신 모습을 봤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자주 본다.


커피숍에 가면 아줌마인지 할머니인지 햇갈리는 (50대중반~6대초반) 분들이 모여서 계신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할아버지들도 모여서 계시다. 가끔은 이곳이 커피숍인지 노인정인지 햇갈릴 때가 있다. 아님 오늘 여기서 어르신들 정모를 하시는 건가.


지하철에서 '인상적인 툭 치기'를 하시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분들은 대략 50대중반)이 점점 늘어남을 느낀다. 어쩔 수 없이 밀려서 부딪치는 것과 의도적으로 밀치는 것은 느낌은 다르다. 나는 그런 인상적인 툭치기를 하며 전진하시는 분을 유심히 바라본 적인 있는데, 계속 사람들을 밀치며 가고 있었다(근처에 가면 대부분 비켜줄텐데).


나는 요즘 한식부페집에 자주 간다. 비교적 저렴하기도 하고, 원하는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고, 리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에도 50대중반 ~ 60대초반으로 보이는 분들이 눈이 많이 띈다.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갑자기 출현한 게 아닐 것이다. 왜 갑자기 요즘 내 눈에 많이 띄게 된 걸까?

만 55세면 1960년생이고, 만 60세라면 1955년생이다. 혹시 뉴스에서 말하던 그 '베이비부머' 세대?


다음 백과사전에서 '베이비 부머'를 찾아봤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가족계획정책이 시행된 1963년까지 태어난 세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베이비부머들은 경제성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한국 경제발전의 주역들이다. 하지만 최근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들이 취업난을 겪으면서 취업과 결혼이 늦어져, 베이비부머세대는 노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과 함께 자녀에 대한 지출의 부담까지도 지게 됐다.


내가 본 어르신들이 바로 그 베이비부머 세대가 맞는 것 같다. 이건 마치 TV에서만 보던 연예인을 내 눈앞에서 본 기분? 은 아니더라도 그 비슷한 기분이다. 그런데 이 분들이 그동안 어디에 계셨다가 요즘 거리에, 공원에, 커피숍에, 식당에, 맥도날드에, 그 밖에 도처에 나타나신 걸까?


혹시, 그동안 사무실에서 일하시다가 이제 은퇴하셨나? 만 60살 가까이 되셨으니 은퇴를 하실 나이이긴 하다. 그건 그렇고, 그렇다면 이 분들이 그 말로만 듣던, 대한민국의 여러 트랜드들을 만들었다는 그 유명한 세대라는 얘긴데. 이 분들 덕분에 집값이 뛰었고, 사교육 시장이 커졌다는 얘기가 있다.


이 분들의 삶은 어땠을까? 나는 한식부페에서 밥을 먹으며 생각해봤다.


강화도조약(1876) 이후로 34년이 지난 후에 한일 병합 조약(1910)이 되어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된다(그 사이에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 러일전쟁,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 등이 있었다). 9년 후인 1919년에 3.1운동이 일어나고 임시정부가 생기지만, 조선 독립(1945)은 외부의 힘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연합군의 일원으로 조선탈환 계획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에 성질 급한 사람들이 있었나 보다. 아님 원자폭탄을 빨리 시험을 해보고 싶었거나.)

 하여튼 그 덕에 조선은 일본으로부터 벗어나지만 (사람들은 희망찬 미래를 꿈꿨을 것이다), 미국과 소련에 의해 남과 북으로 나눠진다. 이 어수선한 시기에 두 진영은 서둘러 정부를 구성한다(남한은 친일파 숙청을 못한다). 독립하고 5년쯤 후에 6.25 한국전쟁(1950)이 발발한다. 그리고 3년 후에 휴전협정이 체결된다(1953).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고, 파괴는 생성의 어머니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로 출생아수는 증가한다. 한국전쟁 이후 출생아수는 대략 이렇다. 1955년에 70만명을 돌파하고, 1961년에 80만명을 돌파하고, 1964년에 90만명을 돌파하고, 1969년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1971년 약 102만명을 정점으로, 1974년 약 92만명으로 하락, 1975년 이후로 80만명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1983년 약 77만명, 1984년 67만명 이후로 60만명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1년 55만명, 2002년 49만명 이후로 40만명대 수준을 유지중이다. 2014년 출생아수는 약 43만 5천여명이다. (참고: 출생아수를 보면 대한민국이 보인다 )


1950년에 태어난 사람이 만 10살 되던 해에 4.19혁명(1960)이 있었고, 만 18세 되던 해에 청와대에 간첩이 쳐들어왔고(1968, 김신조 사건), 만 22세 되던 해에 유신헌법이 통과되었다(1972). 이들이 30세 되던 해에 5.18민주화운동(1980)이 있었다.


1955년에 태어난 사람이 만 10살 되던 해에 한일협정(1965)이 있었고, 만 24세 되던 해(1979)에 박정희 암살, 12.12군사반란이 있었고, 만 32살 되던 해에 6월 항쟁(1987)이 있었다.


1960년에 태어난 사람은 만 22세까지 야간 통행금지를 경험했고, 이들이 만 28세 되던 해(1988)에 서울 올림픽과 3당 합당(민자당 탄생)과 정주영 소떼 방북이 있었고, 만 31세에 세만금 간척사업(1991)이 시작되었고, 만 35년 되던 해에 삼풍백화점이 붕괴되었다(1995).


1970년 이후 세대가 이들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945년에 태어난 사람은 올해 70세다. 이분들은 어릴 때 미군에게 초콜렛 받으러 쫓아다녔을 것이고, 박정희 정권의 새마을운동을 혁명으로 받아들였을 것이고, 공산당에 대한 증오가 세뇌되었을 것이다. 1980년 이후로 태어난 세대가 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참고로, 1970년대 출생한 나는 1990년대에 대학에 가서야 5.18민주화운동을 알았다).


이들은 1970년대 이후 세대가 한국 근대사 역사책에서만 보던 한국전쟁, 미군정, 4.19혁명, 5.16쿠테타, 베트남 파병, 김신조 간첩사건, 유신헌법 통과, 부마항쟁(1979), 박정희 암살(1979), 12.12군사반란(1979), 6월항쟁 등을 경험했을 것이다.

(참고: 혼자 해본 한국 근대사 간단 정리 (2015-04-22))


그들은 민주화를 요구하고, 인권을 요구하고, 소수와 약자에 대한 차별을 요구하는 현 세대를 배가 불렀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 분들은 보통 이렇게 자신의 얘기를 시작한다. "그런게 어딨어. 우리 때는 ~ "

이 분들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할 기회(또는 여유)가 없었을 것이고, 그 무엇의 존재조차 모른 분들도 많을 것이다. 많이 부족하고 많이 배고픈 시절이었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인권과 정의에 대한 욕구보다 풍족함에 대한 욕구가 더 강했을 것이다.


언론이 통제되고, 주로 대통령의 업적만 9시 늬우스에서 방송되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그들에게 박정희는 이승만은 전두환은 독재자로 기억되기 보다 그냥 욕심 좀 부린 권력자 정도로 기억되었을 것이다. 이 분들의 삶은 민주주의나 인권을 생각할 여유가 별로 없는(이런 것을 알거나 경험해본 적도 없을 듯), 살아남기가 최우선 과제였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2015년을 살고 있지만, 우리는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세대는 나이든 세대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 없고, 나이든 세대는 현 세대를 이해하기 힘들다. 어르신들이 박정희나 전두환을 좋은 추억으로 기억하고 계시더라도, 그것에 대하여 비난만 할 것은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은 보통 10대~30대 때를 자신의 황금기로 기억한다. 사람들이 노래방에 가면 부르는 노래들이 대부분 자신의 그 시절 유행하던 노래들이다. 그리고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다.


지난 대선 때, 아버지는 박근혜 후보가 박정희 대통령처럼 잘 할 것이라며 내 설득을 뿌리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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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6 추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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