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저기 돌아다님

생명은 소중해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7.7.19
뭐든 새로운 걸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더 확실히 알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나는 분명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하기 위해선 이것저것 준비해야 하고(사실 이건 핑계다), 그걸 시작한 이후에 내 삶이 어떻게 바뀔지 두렵기에 망설이게 된다. 그 망설임이 너무 오래되면 나중에 그냥 액자에 갖힌 그림 신세가 된다. 망설이기만 하는 내 자신에 화가 나고 지겨워지기도 한다. 그러다 그냥 해치우기도 하는데...
하여튼, 나는 적어도 '내 스스로 한 약속'은 지키려고 한다. 그래서 오래 된 '나와 한 약속'이 떠올랐고(좀 한가했다, 바쁜 것보다 낫지만 한가할 때 뭔가 떠오르고 그래서 저지르게 된다), 그것을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동해시에 가게 되었다. 결심하기까지가 어렵지 결심하고 나면 일사천리다.
토요일 아침 일찍, 간단히 가방을 싸고 떠났다. 그렇게 혼자 차를 몰고 가다가 강원도의 어느 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달리니, 드디어 바다가 보였다. 바다를 따라 가는데 '바다가 보이는 휴게소'라며 유혹했지만 나는 그냥 지나갔다. 휴게소에서 보는 바다보다 해변에서 보는 바다를 보고 싶었다. 드디어 게스트하우스에 도착. 문은 열려있고 사람은 없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데..

알고 보니 이 게스트하우스는 길 양쪽에 있었다. 길 반대편에 가서 직원분 만나고 예약 확인하고 내 자리를 정했다. 이제 바다를 보러 가자.
플리마켓(나중에 알고보니 한달에 한번 열린단다) 부스들에서 예쁜 것들을 팔고 있었다. 더 걸어가니 바다에서 나는 생물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 게들의 등에는 같은 무늬가 있다. 마치 같은 야구팀 선수들처럼.

이 생선은 가시복이란다. 무늬가 독특하다. 잔잔한 연못에 돌맹이 하나 던지면 생기는 무늬같다. 지느러미가 날개처럼 둥글고 커다란 물고기도 봤다. 그 물고기는 날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은 흐리고 파도는 잔잔하다. 난 처음으로 바다에서 수영했다. 막 신났는데, 그 신남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선, 너무 짰다. 이렇게 짤 수가! 오리발을 끼고 수영도 하고 잠수도 했다. 그런데 바로 옆인데도 바닷물 온도가 다르다. 차가운 물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나보다. 나는 성게 몇 개를 잡았다. 물밖에 나와 덜덜덜 떨었다. 수영하고 성게 잡느라 체온이 내려간 걸 간과한 것이다. 체온을 높이느라 달리기를 했다.
이곳은 여기서 잡은 물고기만 판단다. 가시복회를 먹기로 했다. 덤으로 우럭 작은 거 몇 개 주셨다. 회떠주시는 아주머니께 성게도 부탁했다.




동해에서 저녁 노을을 보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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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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