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를 쓸 때에도 지난 수 개월동안 한 달에 대략 300~1000원 정도의 수신자부담전화이용료가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이번 달 초에 알고 나는 분노했었다. 매달 나도 모르게 삥 뜯긴 기분이었고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KT 고객센터에 전화하고 수신자부담전화차단신청(1644-1739)을 했다. 통화내역을 살펴보려면 신분증을 가지고 방문해야 한다길래 귀찮아서 그건 포기했다.

그런데 온세스노우맨으로 번호이동하고 잘 쓰고 있던 차에 오늘 온세스노우면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요금조회를 했는데 어제는 없었던 '수신자부담이용료' 항목이 나타나더니 80원이라는 금액이 보였다. 80원은 별 것 아니지만 나는 기분나쁜 지난 기억을 떠올려야 했다. 과거에 삥 뜯겼는데 또 삥 뜯긴 기분이다!

그래서 바로 온세스노우맨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통신사를 옮기면 다시 수신자부담전화차단신청을 해야 한단다. 그래서 그것을 다시 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KT 때도 그랬지만 난 정말 그런 전화 즉 수신자 부담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통신사 옮긴지 고작 보름도 안 됐는데, 그리고 어제는 없던 항목이 오늘 생기다니 (참고로 나는 재미로 매일매일 홈페이지에서 내 사용량을 확인하고 있다).

그런데 온세스노우맨에서는 통화내역을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었다. 단, 정해진 양식을 작성해서 신분증 사본과 함께 팩스로 보내야 했다. 그것쯤이야. 나는 회사에서 양식을 작성했고 팩스로 보냈다. 그리고 점심먹고 오후가 되었다. 온세로부터 전화가 왔고 나는 그 때부터 온세스노우맨으로 개통한 이후에 내 모든 통화내역을 조회할 수 있었다. 마치 범인을 추적하는 탐정이 된 심정이었다. 나는 내 통화내역을 프린트로 출력했다. 그리고 통화하거나 문자를 주고 받는 번호를 하나하나 확인했다. 내가 알고 있는 수신자부담 전화 번호는 다음이다.

1541(SKT), 1595(SK브로드밴드), 1633(LG데이콤), 1682(SK텔링크), 1677(온세통신)

그런데 그 통화내역에 이 번호로 시작하는 번호가 없었다. 이상한 일이다. 그러면 나에게 부여된 수신자부담이용료 80원은 어떻게 된 건가? 나는 다시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이것을 따졌다. 통화내역 조회해서 나와 통화한 번호들 중에 수신자부담전화로 시작하는 번호가 없다. 그런데 왜 수신자부담이용료가 부가됐느냐? 상담원은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그리고 돌아온 말은 10월 15일 이후에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온세스노우맨은 매월 15일에 요금 정산을 한다는 것이다. 나는 별 소득없이 전화를 끊었다.

범인을 추적하다 길을 잃은 탐정의 심정이었다.. 그런데 포기하지 않은 자에게 길을 보이는 법이다. 다시 통화내역 조회를 하고 화면을 보니, 화면에 보이지 않는 항목들이 있는 것이다. 통화내역 조회 화면의 아래의 바를 마우스로 움직이면 감춰졌던 즉 안보였던 항목들이 보였다! 이건 마치 범인이 몰래 도망간 감춰진 샛길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나는 그 새로 나타난 항목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통화내역 조회 화면에 나타난 다양한 세로줄 항목인 통화일시, 상대방 번호, 전체, 과금, 무료, 통화요금, 청구요금, 시간, 요금, 국제/정보이용료, 사용내역, 통화국가/비교 항목들 중에 '국제/정보이용료' 항목에 40원씩 두 번, 합하면 80원인 번호가 있었다. 이 번호가 유력한 용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번호는 '02-1588-9999'이다. 어, 이상하다. '1588-9999'는 국민은행 고객센터 전화번호인데? 나는 내 핸드폰으로 통화내역 조회 화면과 같은 날짜와 시간에 이 번호로 전화를 받는 것을 핸드폰 통화기록에서 일치함을 확인했다. 다시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이 번호로 전화를 받았는데 왜 '국제/정보이용료' 항목에 40원씩 두 번 과금되었는지 물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10월 15일 이후에야 확인이 가능하다는 대답뿐이었다.

잠시 국민은행을 의심했다. 이상해서 인터넷에서 02-1588-9990를 치고 검색해보니, 이 번호는 국민은행 고객센터 전화번호가 아니라 국민은행을 사칭한 피싱 전화번호라는 것을 알았다. 이런 젠장! 어떻게 이 번호는 받기만 하면 40원의 '국제/정보이용료'가 나갈까? 이것이 온세스노우맨의 수신자부담이용료 항목의 80원과 관련이 있을까? 관련있을 것 같다. 일반적인 수신자부담전화는 통화전에 수신자가 통화할지 말지를 선택하는 과정이 있다. 그런데 02-1588-9999는 그런 게 없었는데. 혹시 이 번호가 국제전화일까? 받기만 하면 국제전화요금이나 정보이용료가 수신자도 모르게 나가는 그런 이상한 번호일까? 나는 즉시 이 번호를 '수신차단'했다. 수신차단 선택사항 중에 '벨/진동안함'이 아닌, '바로끊음'으로 했다. 요즘 은행을 사칭한 이상한 전화들로부터 오는 전화나 문자가 기승을 부린다. 그런 건 알았으나 받기만 하면 요금이 나가는 그런 경우는 처음이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02 1588 9999 는 수신차단해놓으시기를 바란다. 이 번호가 국민은행을 사칭한 사기전화라는 게 판명되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수신차단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같이 이 번호로 80원 삥 뜯긴 사람도 있으니 더더욱 수신차단해놓으시길 바란다. 혹시 전에 KT에서 매월 나가던 300~1000원 정도의 수신자부담이용료도 혹시 이 번호 때문일까? 아, 짜증난다. 하여튼 요즘은 뭘 잘 모르는 앉아서 사기당하고 삥뜯기는 시대인 것 같다.

아직도 궁금한 것은 02 1588 9999로 걸려오는 전화를 안내멘트없이 그냥 받는 것만으로 국제전화료 또는 정보이용료 또는 수신자부담이용료가 나가는 게 가능한지 그게 궁금하다. 이건 온세스노우맨 고객센터에도 모른다고 한다. 하여튼 이 수상한 번호 02 1588 9999를 조심해야 한다! 더 이상한 것은 통화시간이 0초인데도 시간(원) 14원과 '국제/정보이용료 40원이 나갔다는 사실이다! 이런 경우는 내 통화내역 중에 02-1588-9999밖에 없었다. 이게 가능한가? 아래 그림을 보시라~

생각해보니 내가 이 번호로 통화한 기억이 없다. 그리고 부재중통화도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휴대폰에서 통화기록을 보니 15초동안 수신전화였다고 되어 있다. 이거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그럼 15초 동안 내 휴대폰을 울렸다는 얘긴데. 나는 받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그런데 14원의 요금과 40원의 국제/정보이용료가 부가됐다니! 이건 모두 내 추측들이지만 이게 사실이면 02-1588-9999는 정말 대단한 사기전화다.

<관련>

핸드폰 요금고지서에 있는 의문의 수신자부담이용료 1160원?

검색하다 안 사실인데 1577, 1588, 1544, 1644, 1599 같은 대표번호가 발신자 요금부담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번호로 전화하면 무료(즉 수신자 요금부담)인 줄 알았다. 그런데 무료가 아니란다. 발신자에게 시내/시외 요금이 부과된단다. 유일한 무료통화는 080 밖에 없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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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신자 부담 요금의 정체를 파악한 것 같다. 그것은 바로,

국민은행 인터넷뱅킹에서 신청한 '인터넷뱅킹 전화승인서비스'!

좀 더 안전하고 보안이 강화된 서비스인데, 이걸 신청해놓으면 이체할 때마다 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와서 이체를 하겠냐고 묻는다. 냉큼 신청했다. 무료인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10초당 20원 (부가세 별도)

혹시나 해서, 이 전화승인서비스를 해제했다. 그 후로 '수신자부담이용료'가 안 나온다.

이것이 범인인 게 거의 확실하다! 엄한 데 뒤지느라 시간과 정신을 소모하고.. 그래서 알아서 다행.^^

(2013-01-09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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