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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롯이 내게 귀 기울여줄 누군가
글쓴이
김계현 저
마음책방
평균
별점9.9 (27)
라르마이

책을 읽을 때 중요하거나 기억하고 싶은 곳은 책 모퉁이를 접고 밑줄 그으며 읽는다. 이 책은 후반부로 갈수록 많이 접고 밑줄 그었다. 이 책은 건조하지 않다. 저자가 내면을 열어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떻게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상담받을 때 선생님과의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가 마음에 상처가 있는 상담사였기 때문에 상처 있는 분들을 이해하려고 더 많은 노력을 한듯하다.



 



>> 그런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때는 나도 모르게 욱해서 쏘아붙이듯이 말해버렸다.



"선생님, 지금 제 얘기 잘 안 들으시는 것 같아요!"



말하고 나서 0.000001초 후에 바로 '아차' 싶었다. '선생님이 기분 나쁘셨으면 어쩌지, 이제 날 싫어하시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콩닥거렸다. 그런데 상담 선생님은 멋쩍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럴 리가요. 난 김 선생님한테 더 예쁘게 보이고 싶었을 뿐인데."



선생님이 화를 낼 줄 알았는데 농담으로 받는 걸 보면서 마음이 놓였다. 아니, 마음이 놓인 걸 넘어서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순간. (...)



나이보다 차분하다는 건 늘 칭찬받았고 그래서 더 철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일찍 철이 든다는 건 가슴 아픈 일이다. 투정부리고 싶은 마음, 떼쓰고 싶은 마음, 응석부리고 싶은 마음은 내 마음속에서 늘 무시당했다. 그런 마음을 꺼내 보이면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힘들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들이 힘들어지면 내가 사랑받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 176p



 



저자는 상담이란 '현재의 나'를 이해하고 그러기 위해 '과거의 나'를 받아들이고 '미래의 나'를 기대하는 것이고, 상담사라는 가이드를 두고 '베일에 싸인 나를 찾아가는 여행하는 것'이라 한다. 또 상담 공부는 '삶에 대한 공부'이기에 사는 데 도움이 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는 사람에게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상담사란 존재가 필요하고, 상담사와의 관계는 '연습장'이라고도 한다. 지독한 관계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끄적거리는 연습장이니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마음껏 해보며, 문제를 한 번에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상담사와의 관계'라는 연습장에서 천천히 풀이 과정을 담아보길 권한다.



 



저자는 상담뿐만 아니라 상담을 통해 얻은 행복에 대한 가치관 소개한다. 행복은 '한 번의 함박웃음'보다는 '자주 번지는 잔잔한 미소'에 가깝다고 한다. 일상에서 잔잔한 미소가 번지는 순간들이 그저 달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이 온전한 '내 것'이라서 그렇다. '내 것'이라 함은 내가 원하고 선택하고 실천하는 것. 소소한 일상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어가는 것, 행복은 거기서 출발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상담 사례 중에서 내 마음을 흔든 건 나와 비슷한 상처를 가진 분들의 이야기다. 어느 정도 극단적인 분들도 정성 들여 상담하고 성공하지 못한 사례도 소개한다. 저자는 그런 분들에게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 미나 씨가 화를 내고 발악을 해도 다음 시간에 또 만나자고 얘기를 건넸고 미나 씨에게 상담사와의 괜찮았던 경험 하나를 남겨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경험을 통해 자신을 스스로 보살피려는 시도를 계속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나 씨에게 상담이 그런 경험이었을까. 미나 씨는 내게 어떤 마음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다만 마지막 상담을 한 날,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려고 센터 건물 밖으로 나갔는데 미나 씨가 집에 가지 않고 서 있는 걸 봤다. 미나 씨에게 "아직 집에 안 갔어요?"라고 물었더니 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해서 잠시 동안 함께 길을 걸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미나 씨는 내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나를 보진 않았지만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사랑 고백을 받은 것처럼 가슴이 뭉클했다.



여섯 번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우리가 연결되어 있었구나 그런 안도감이 들었다. >> 203p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상처가 떠올라서 좀 우울해지기도 했지만, 그만큼 좀 더 단단해졌다. 나도 힘들었던 시절에 상담받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책 읽는 중에 자주 했다.



그만큼 이 책은 상담이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떤 사례가 있는지 체계적이면서도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사례를 대화체를 적절하고 섞어서 생생하게 들려줘서 현장감이 있다.



이 책 <<오롯이 내게 귀 기울여줄 누군가>>는 마음의 상처가 많은 분이라면 '이건 내 얘긴데?'하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상담에 진심이고 진정성을 가진 상담사가 썼기 때문이다.



저자는 고통은 마주할수록 단단해진다고 한다. 이 말의 울림이 한동안 나를 이해하는 여정과 함께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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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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