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모
  1. [2020년 My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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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
글쓴이
슈테판 슈바르츠 외 1명
동양북스(동양books)
평균
별점9.5 (51)
토모

얼마 전에 한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예전에 인간관계에 너무 지쳐서 머리 밀고 절에 들어가려고 진짜 알아봤는데 스님들끼리도 인간관계 중요하다 길래 포기했던 기억이 나요..」 포인트는 이 게시글 밑에 달린 댓글이었다. 「그래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버리잖아..」 라고.  댓글을 보자마자 「아..」 하는 소리가 나왔다. 그만큼 인간 관계가 어렵다는 말일 터이다.


이 책의 부제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이 아닌 '내 편'으로 만드는 법」이다. 그렇다면 이 말은 우리는 타인을 바꿀 수 없지만 우리 혹은 나로 인해 상대방이 스스로 바뀐다는 말로 해석해도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은.. 『바뀐다.(X), 바뀔 수도 있다.(O)』 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아무리 일방이 노력하더라도 다른 일방이 '내세상'이면 결코 바꿀 수 없다는 점을 오히려 더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다시 말해 인간관계는 어느 일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둘러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키워드는 『미러링(mirroring)』또는 『공감적 미러링(empathic mirroring)』 이다.  저자가 말하는 이 키워드들의 정의는 아래와 같다. 정의를 자세히 보면 '공감적 미러링' 쪽이 저자가 말하려는 핵심에 더 가깝다.


미러링(mirroring)』 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표정과 자세 또는 특유의 제스처 등을 모방함으로써 심리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행위를 뜻한다. (일러두기 )


공감적 미러링(empathic mirroring)』은 쉽게 말하면 당신의 입장을 제시하기 전에 우선 상대방의 생각과 느낌을 먼저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p.14~15)


요는 그저 대화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그게 설사 나를 비난하거나 나와 상반된 의견이라 하더라도) 의사에 일단은 '나는 당신의 의사를 존중합니다.' 라는 신호를 보내라는 것이다. 내 의견에 맞추려 하지도 말고, 내 의견을 어필하지도 말것이며, 일단은 그저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춰 같은 주파수에서 대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 전반에서 이러한 저자의 '공감적 미러링'을 기반으로 한 '좋은 예'와 '나쁜 예'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타인과의 대화법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중에서도 책 중간 중간 내용이 이어지는 것 같은(물론 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책을 읽으며 느낀 내 개인적인 기준이다.) 부분이 있어 내용의 예시를 한 번 가져와 봤다. 소주제는 달랐지만, 그 내용 속으로 들어가보면 유사한 상황으로 맥락이 이어지는 것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해당 부분은 p.86 (우연에 기대지 말고 계산적으로 대화하라), p.165(외모가 아닌 표정을 관리하라), p.257(선입견 때문에 남을 믿지 못한다면) 부분이다.

 『(p.164~) 표정 관리가 필요한 순간』 의 예시를 보면 다음과 같다.

[BAD CASE]  (p.164~165)                                                            # 기쁘기는 커녕 걱정이 태산

렌은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 위해 어머니의 집을 찾아간다.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서다. 렌은 행복한 표정으로 임신 테스트기에 양성 반응이 나왔고 초음파 사진도 확인했다고 말하며 어머니의 반응을 살핀다. 어머니는 미소를 짓지만 눈을 가늘게 뜬다. 렌은 어머니가 뭔가 회의적일 때마다 그런 표정을 짓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렌은 실망하며 어머니에게 묻는다. "기쁘지 않으세요? 왜 그래요? 할머니 되는 게 싫어서 그래요?" 어머니는 이를 부인하지만 친밀한 모녀 관계에는 이미 틈이 생겨버렸다. 렌은 어머니의 반응에 상처를 입었다.

[GOOD CASE]  (p.166)                                                           # 네가 기뻐하니 나도 기쁘구나!

렌은 활짝 미소를 지으며 임신 테스트기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초음파 사진도 찍었다고 얘기하면서 어머니의 반응을 살핀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썹을 치켜올리고 입은 살짝 벌어지고 입꼬리는 위로 올라갔다. 어머니는 곧바로 렌이 기뻐하는 모습을 포착하고 그 기쁨에 기꺼이 전염된다. 어머니도 눈을 크게 뜨고 눈썹과 입꼬리를 올리고 축하해준다. 포옹까지 한 다음 렌에게 걱정스러운 점들을 말한다. 대화를 마치고 나서 렌은 어머니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낀다.

저자는 p.86 에서 어떻게 하면 대화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태도를 바꿔서 원하는 방향으로 따라오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장 큰 이유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데 집중하느라 대화가 전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그런데 이 부분에서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 되었다. 신경을 안 쓴다기 보다도 자신의 의견에 너무 많은 신경을 몰입하다보니 그 부분에 대한 인지는 있지만 그 순간에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을 잊어버려 타이밍을 놓쳤다고 해야 맞는 표현이 아닐까 싶었다. p.257 에서 저자는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미 'A처럼 행동하면, B인 것이다'라는 개념이 구축되어 개별적인 상황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또 p.165 에서는 '똑같은 이야기라도 감정적으로 먼저 교류한 다음에 하는 것과 그전에 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굉장히 다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점을 쉽게 간과하고 너무 성급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그래서 진심으로 상대방을 위한 말을 해도 상대방은 상처를 받고 만다. 라고..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이러한 부분에 대해 신경을 안 쓴다기 보다 그 순간에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고 생각된다.

위의 내 생각에 대한 연장 선상에서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과 의문점이 있다. 읽다 보면 저자가 말하는 '공감적 미러링'과 '양보'라는 개념이 계속 헷갈린다. 어떻게 생각하면 유사한 의미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생각하면 '양보'라는 것이 '공감적 미러링'의 선제 조건처럼도 생각이 된다. 사전에서는 '양보'를 2가지 혹은 3가지로 나누어 정의하고 있는데, 그 중 책 내용과 가장 유사한 내용을 가져와 보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여 자기의 주장이나 생각을 굽히고 그의 의견을 좇음.'이라고 되어 있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예시들을 보면 일단 '공감적 미러링'이라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맞추기 위해 '나'를 눌러야(?, 표현이 좀 이상한가..) 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그럼 선제 조건이 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하면 또 어느 일방이 너무 희생되어야 되는거 아닐까 싶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서 어느 한쪽이 양보와 공감적 미러링을 통해서 다가가려하는데, 다른 한쪽은 끝까지 마이웨이일 경우를 들 수 있다. 책 마지막에 '상대할 가치라 없는 사람을 알아보는 기술'을 언급하며 '불편한 대화에서 벗어나는 5가지 무기'를 말하지만, 2% 부족하다.


책 속에는 우리와 다른 유럽의 구어체를 그대로 옮겨온 덕분에 대화체가 많이 어색한 점(외국 영화나 드라마 번역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될지도 모르겠다.)만 제외하면 우리가 직접 겪어볼법한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한다. 거기서 GOOD CASE의 경우는 정말 이상적인 상황들이다. 그런데, 우리가(혹은 내가) 정말 알고 싶은 것은 그런 이상적인 상황들은 아니다.(물론 관계 개선을 위해 그런 이상적인 상황들을 많이 접함으로서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데 도움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일방이 마이웨이일 경우 상대를 대하는 법에 대한 언급은 중간에 살짝 1~2줄의 언급 외에는 없었다. 정말 알고 싶었던 부분은 이 부분인데 말이다. 엉뚱한 비유일지도 모르나 모든 상황을 법률에 일률적으로 정해 놓을 수 없는 것처럼 인간관계의 상황 또한 일률적으로 나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도 될까? 아마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고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2% 부족했지만, 다양한 상황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 본 게시글은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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