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보름달빛
- 공개여부
- 작성일
- 2020.9.5
주부가 되고 게다가 코로나19로 집콕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일 하는 시간대엔 어김없이 라디오를 틀어 놓는다.
라디오를 내 일상에 들여 놓은 건 20년만인 인듯 하다. 중학교 졸업이후부턴 정말 라디오를 안들었는데 지난 가을부터 듣기 시작해서 하루 7~9시간씩은 들어오고 있다.
동영상은 집안일 할 때 보고 앉아 있을 수 없고 아무 것도 안틀어 놓고 있자니 집안의 정적에 눌리는 것 같아서 틀게된 라디오. 이젠 라디오를 듣는 것도 매일 아침 일어나 물한잔을 무의식적으로 마시는 것처럼 습관이 되었다.
집순이가 애정하는 그 라디오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듣고 있으면 기분 업! 되는 라디오 프로그램들~!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내 귀를 열어 주는 건 바로,
요즘 핫하디 핫한 성규 성규 장성규의
MBC FM4U 오전 7시~9시 장성규의 굿모닝 FM
아침 일곱시 산책 나갈 때마다 꼭 오프닝 부터 챙겨 듣는 굿모닝 FM. 작가님이 무려 3명이나 계시는 대형(?)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아침 7시 시간대가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각 방송사에서 청취자를 섭렵하는 가장 치열한 시간대라고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색적인 코너도 다양하고 흥미로운 정보도 많이 들려 주어, 그리고 7~8시까지의 방송분위기가 활기차 미처 못 다 깬 아침잠도 깨워 준다. 애청자 수도 많아 광고도 많이 붙어 선물로 빵빵하고 연예인 뿐 아니라 정치인까지도 출연하는 게스트섭외의 스펙트럼도 넓다.
아침 7시 꽤 이른 시간대의 방송임에도 한번의 지각도 없이 성실하고 항상 밝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장성규DJ. 발음, 텐션 모두 아침 시간에 적격자다. 저번주 휴가 갔을 때 잠시 다른 분들이 나와 진행을 한주 동안 맡았는데 장성규의 빈자리가 확 느껴졌었다.
특히 나는 7~8시 사이에 있는 코너인 '도전, 마상퀴즈'와 '찬찬찬 안승찬 기자 입니다' 코너를 흥미를 갖고 듣는다. '도전, 마상퀴즈'는 퀴즈 대결하는 청취자들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재밌는 상황이 연출 되어 산책 할 때 즐겁다.
안승찬 기자님 코너는 안승찬 기자님의 목소리가 무척 젠틀 해서 꽂혔는데 짤막하게 하루동안 일어난 사건 중 중요한 기사만을 골라 알기 쉽게 설명 해 주어서 유용하다. 물론 다 기억 하는 것은 아니지만(ㅎㅎ).
그리고 8시 3부 시작인 '장티쳐의 쪽집게 해답' 코너에서는 고민사연을 대신 읽어 주는 문제아가 나온다. 실제 사연 주인공의 대역인 작가님이 목소리를 변조하여 출연하시는데 그것 자체가 코믹하다. 게다가 작가님 말투가 무척 귀엽고 말씀도 재밌게 잘하셔서 그것도 좋아하는 코너 중 하나다. 2시간 꼬박 다 드는 최애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천사의 목소리를 가진 정지영아나운서의 음악맛집!
MBC FM4U 오전 9시~11시 오늘아침 정지영 입니다
음악작가님을 전문적으로 따로 두고 음악에 힘을 퐉 준 <오늘 아침 정지영 입니다> 는 순전히 이 정지영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꽂혀 듣게된 프로그램이다. 원래는 옆 동네것 듣다가 우연찮게 주파수를 돌리면서 듣게 되었다. 필모그라피를 찾아보니 나이는 40대 중반,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을 상당히 오래 진행 했었고. 여러 프로그램의 진행도 많이 맡으신 베테랑 방송인이다. 목소리도 청아하고 거기다 말씀까지도 듣는사람이 편안하게끔 잘하신다.
게다가 음악선곡이 정말 좋다. 그래서 홈피를 찾아 들어가 보게 되었는데 보통의 라디오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음악작가님이 따로 연출에 나와 있었다. 가요부터 팝송까지 알려진 명곡 뿐 아니라 별로 유명하지 않은 음악 중 좋은 음악들을 가려 틀어 주는데 잊고 있던 명곡들도 자주 나와 반가운 적도 많았다. 또한 대부분 아침을 상쾌 하면서도 분위기 있게 만들어 주는 음악 들이라서 홈피에서 선곡표를 보고 꼭 플레이리스트에 담아 놓는다.
중간에 나오는 청취자들이 불러 보내준 비타민 로고송도 참 인상 적이다. 대부분 어린 애기가 부른 비타민송을 들려 주는데 "뚜뚜루뚜 뚜뚜뚜~~♬ 지영이 이모~~~~ " 하는데 무척 귀엽다.
박명수표 개그, 라디오에서 빵빵 터진다!
KBS Cool FM 오전 11시~12시 박명수의 라디오 쇼
오전 11시 라디오는 역시 박명수다. EDM배경음악에 웰컴투더 지팍레디오~ 하면서 시작하는 오피닝부터 흥이 넘쳐난다. 1시간의 방송이 무척 짧게 느껴지는 박명수의 라디오쇼는 박명수의 오랜 개그맨 활동으로 화려한 고정 게스트진 출연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일주일 중에 무려 나흘동안 고정게스트가 있다. 같은 시간대의 다른 공영방송사의 프로그램은 대부분을 DJ혼자 진행을 하는 것에 비하면 게스트의 수가 많은 편이다.
특히 화요일 <김태진과 함께 진행 하는 모발모발 퀴즈쇼>와 수요일의 <에바와 박영진과 함께 에 대 박>, 목요일 청취자를 대상으로한 <성대모사 달인을 찾아라>, 금요일 <김민기의 검색N챠트> 까지 주중 코너 대부분이 모두 집중하고 듣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별로 청취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홈피의 청취자 채팅창에서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올라가는 속도만 봐도 인기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떨어질 줄 모르는 인기와 높은 청취율 덕택에 KBS 라디오가 개편되면서 8월31일 부터는 KBS COOL FM과 Happy FM에서 동시 송출되고 있는데 그 영향으로 청취자들이 더욱 폭발적으로 늘었다. 두군데서 동시송출된 첫 날은 기념으로 메시지를 보내주는 청취자를 대상으로 상당한 선물도 쏘고 했는데 그 메시지가 만명 가까이 왔다고 하니 라디오를 안듣는 시대라 해도 역시 재미만 있으면 듣는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근데 인정한다. 박명수 진행 정말 재밌다.
감미로우면서 스마트한 목소리의 DJ 이상호가 만들어 주는 감성가득한 밤
KBS Happy FM 오후 8시~10시 이상호의 드림팝
이상호 아나운서는 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됐다. 남편 귀가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라 이 시간까지 계속 저녁 준비를 하게 되는데 밤으로 가는 초입에서 듣는 이상호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팝송들은 전쟁터 같이 어질러 지는 주방을 감성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어 준다.
혼자 진행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거의 음악만 틀어서 분량을 채우는 방송이 많은데 이상호아나운서는 청취자들 사연도 많이 받고 그에 대한 코멘트도 진심을 담아 들려주는데 약간의 장난끼와 흥분이 뒤섞여 그 스마트한 목소리와는 대조되서 매력있다. 혼자 흥분하고 웃고 하는 상황은 나도 웃기다. 선곡들도 대부분 분위기 있고 듣기 좋다.
특히 저녁식사후 설겆이하고 부엌을 마감 할 때쯤 들려오는 로고송 (22:29분 경)인 영화 La La Land OST 'City of stars'(humming)과 그 마무리로 이상호의 드림팝 하는 그 부분은 하루동안의 노곤함을 토닥토닥 두드려 달래주는 듯하다. 여명이 사라진 후 가라앉은 밤의 어둠과도 절묘 하게 어울려 들을때 마다 마음이 징하고 울린다.
개편되면서 혹시 종영되진 않을 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살아 남으셔서 안도했다. 나의 하루를 편안하게 마감치게 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오래 오래 진행 해 주셨음 좋겠다.
AND~
지난 8월 30일날 종방되어 추억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되어 버린
<양파의 음악정원>과 <김원준의 라디오 스타>
KBS Happy FM 오후 12시~2시 <양파의 음악정원> 8월 30일 종방됨


개인적으로 나긋나긋하고 차분한 목소리를 좋아한다. 양파 목소리가 딱 그랬다.
양파의 프로그램이 막 재미있진 않았지만 양파의 목소리가 그저 좋았다. 종영된 지금은 12시에 들을 라디오를 찾지 못해 아예 라디오를 듣지 않거나 음악을 틀며 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양파의 빈자리가 크다. 본업인 가수일에 전념한다며 하차 선언을 하셨다고 하는데 좋아했던 프로그램이라서 많이 아쉽다.
점심 준비 하면서 <박명수의 라디오쇼> 끝나면 꼭 주파수를 돌렸었다. 양파의 목소리로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라디오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청취자사연 중에서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사연이 많았다. 양파가 그 사연을 다 읽고나면 꼭 '어떻해~~' 하면서 하루 한분씩은 꼭꼭 달래주고 격려해 주었다. 그 부분이 가장 인상깊게 남는다. 깨알잡학사전코너도 듣고 있으면 유용해서 그 코너도 참 좋아했다.
KBS Happy FM 오후 6시~8시 김원준의 라디오스타 (8월 30일 종방)
<김원준의 라디오스타>는 2000년대 이전 음악을 틀어주면서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80,90년대 음악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양파의 음악정원>같이 규모가 작았던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다. 보통 라디오 프로그램 연출진은 PD 1명, 작가 2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김원준의 라디오스타>와 <양파의 음악정원>은 작가와 피디가 각 1명씩으로 구성 되 있었다. 유심히 보니 KBS측에서 Cool FM 쪽을 더 메인으로 밀어 주는 듯 했다. (Happy FM 쪽의 프로들이 대부분 연출진이 더 적다.)
김원준이 청취자 사연을 읽으면서 평소에는 "커피 한잔 하시죠", 하고 금요일에는 치킨데이라고 "치킨 한마리 하시죠", 라는 멘트를 자주 했는데 아 선물이 정말 없구나 라고 생각 했던 것 같다. 한창 잘나가는 <박명수의 라디오쇼>는 요즘 제주도 항공권, 제주도 렌탈권을 오버 좀 해서 커피쿠폰 날리듯 하는 것과 비교하면 말이다.
종영되고 나서야 드는 생각, 게다가 청취율 조사 기간이면 김원준의 라디오스타는 음악으로 말하는 프로그램이다라며 "도와주세요" 라고 직접적으로 청취자들에게 호소를 자주 했었다. 대놓고 도와달라고 여러번 멘트를 날리는 DJ도 없을 텐데, 나는 좋은데 청취율이 별로 안나오나 라는 생각은 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 KBS 라디오개편에 종영되는 프로에 포함 되었다. 저녁 준비 하면서 꼭 듣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아쉽다. 6시는 저녁준비 하는 때라 이 때마다 김원준의 목소리도 그립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
슬프게도 코로나19도 장기화 될 것 같고, 주부의 일은 살림이라고 생각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라디오는 내 생활과 쭉 함께 할 것 같다. 라디오는 확실히 일상이 무기력할때 들으면 활력과 즐거움을 준다. 집콕 하면서 라디오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면 위의 라디오 프로그램들을 한번 찾아 들어 보시길 바란다.
<사진출처-KBS,MBC 라디오 방송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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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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