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소설

아자아자
- 작성일
- 2011.8.21
낯익은 세상
- 글쓴이
- 황석영 저
문학동네


<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하늘색이어선지 파란계열임에도 차다는 생각이 안들었다. 글씨가 정자체가 아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하늘색이 주는 느낌이 하늘아래에 낯익은 세상이 있다는 의미와 하늘아래 세상은 낯익은 세상이다 라는 느낌도 들었다.
다 읽고나서 보니 세 가지 관점에서의 낯익은 세상이란 결말에 도달했다. 딱부리가 꽃섬이라 불리는 쓰레기장 속으로 들어가서 예전살던 동네로 잠시의 일탈을 해보니 낯익은 세상이란 의미와 일탈한 낯익은 세상에서 바라보니 꽃섬이 어느덧 낯익은 세상이 된거다. 그리하여 어쩔 수 없는 상황따라서 꽃섬에 살지만서두 이곳이나 그곳이나 낯익은 세상이란 말은 정들고 마음붙이기 나름이라는...또한 자전적 소설이다보니 작가의 어린시절이 고스란이 표현된 꽃섬이 낯익은 세상이기도...그런 의미로 해석되었다.
<이책은>
구루미 님께서 선물로 보내주셨다.
<저자는>
저 : 황석영 黃晳暎 ---발췌하다![]() |
책 소개---발췌하다 2011년 신작 소설의 주무대는 꽃섬이라고 불리우는 쓰레기장이다. 온갖 더러운 쓰레기가 넘쳐나는 이 세상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쓰레기장, 사람들이 쓰고 버리는 모든 물건들이 산을 이루는 진짜 쓰레기장이다. 거대하고 흉물스러운 쓰레기매립지인 이곳이, 생활의 터전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꽃섬’ 사람들이다. 작품의 한 주인공이랄 수 있는 소년 딱부리에게 꽃섬은 한편으론 빈곤하고 더럽고 삭막하기 짝이 없으나 다른 한편으론 경이로움이 가득한 성장환경이다. 비록 산동네이긴 하나 ‘도시’에 속해 있었던 딱부리는 어느 날 갑자기 쓰레기장이라는―도시와 전혀 다른―세계로 들어왔고, 그 속에서 초자연적인 것과 조우하며 인간과 사회 학습의 길로 나아간다. 『낯익은 세상』은 소비의 낙원을 구가하는 문명의 이면에 관한 소설이기도 하며 최하층 사회 속에서 형성기를 보내는 한 소년의 학습과 각성에 관한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가장 빈곤한 것 속에 가장 풍부한 것이 있다. 황석영은 문명으로부터 폐기된 사물과 인간의 종착지에 문명에 대한 저항의 오래된 원천이 있음을 일깨운다. |
황석영 이름은 알고 있어도 책을 읽은 기억이 없던 어느날, 바리데기가 그리도 들썩였다. 신간소개였던 모양이다. 이름난 작가인줄은 알았기에 신간으로 구입하여 읽으며 뭥미? 별로 그다지 내겐 와닿는 게 없네, 괜히 신간 샀네 정도. 그러다 강남몽 리뷰대회도 있고 선물로 받았다. 처음만남이 아니었기에 조금은 설레임으로 접했는데 강남신화를 보는 호기심도 있었지만, 한국영화나 드라마에서 건달조폭이 꼭 등장하는 삼류식으로도 느껴졌다. 그럼에도 바리데기 보다는 났네. 세 번째로 만남에선 앞의 두 번을 다 만회하는 책이었다.
'꽃섬'으로 표현되는 그 이름을 가만히 되뇌다 보면 참 이쁜 이름이구나 싶다. 꽃이 만발한 섬을 떠올리기가 쉽지만 이미 거대한 쓰레기장의 다른 이름인 것을 알고서 대하니, 악취에 숨을 쉬기도 힘든 상황이 연상적으로 보여져도 그것보다는 그곳도 엄연히 사람들이 사는 곳이란 아주 중요한 생각. 그네들에게 온갖 쓰레기는 꽃일 수 있다는 사실. 얼마나 이쁜 꽃이냐가 얼마나 돈이 되는 유용한 쓰레기냐인 생활이다보니 그건 꽃이다 라고 생각되어졌다. 너무 낭만적으로 내가 보는것이 아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고 했던가. 어차피 쓰레기장인 것을 알고 왔든 모르고 왔든 최하층민임을 거부할 수는 없는 삶이라면 그안에서 죽기살기로 열심히 살아야하는 것을...그 사람들이 낯설은 세상 사람들로 인식되어져도 자신들 안에서는 낯설은 세상 사람들이 하듯이 비교적 그렇게 하고 산다는 것.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식품이 아니어도 충분히 행복하고 만족스러움을 꽃섬안에서도 영위한다는 사실. 때문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가 성립한다는...
고아원 출신인 부모를 둔 딱부리.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옮겨 온 꽃섬에서 어머니는 어느새 땜통아버지와 내외하는 사이가 되는데, 호적상으론 기록이 없어도 땜통은 이복동생이 되는거다. 땜통이 꽃섬에선 딱부리보다는 인생선배로 눈치코치를 따를 수가 없는데 어린아이지만 참으로 신중하고 속이 깊다. 딱부리가 이런 땜통에게 은근히 맘을 주면서 그나마 꽃섬에서의 나날들은 흘러간다. 땜통으로 인해 비밀아지트도 방문하고 또다른 가족들과의 은밀한 연관성을 가지면서 소년은 꽃섬에서만 이루어지는 생활이 아닌 묘한 일탈을 느끼면서 사뭇 땜통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정신이 왔다갔다하는 누나네 집엔 병들은 강아지와 개들...이 보살핌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며 원한건 아녀도 은연중 자신도 보람있는 일을 하고난 후의 뿌듯함 비슷한 감정을 알게 된다. 남을 위해 봉사한다던가, 마음나눔 같은건 해보지 않은 삶이었으므로 어린 땜통이 그리 기특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자니 땜통을 아껴주는 딱부리의 마음은 그야말로 친형같은 마음이며 땜통 역시 친부보다 더 따르고 의지한다.
딱부리와 땜통이라는 별명이 처음 접했을땐 거슬렸다. 뒷골목에서 좋지 않은 친구들이(원했건 안원했건) 부르며 불리우는 값싼 느낌때문이었다. 그러나 자전소설이어선지 꽃섬의 일상을 소상히 절절하게 그려내는데 어느덧 이 별명들이 그리도 친숙하고 정겹게 느껴지는거다. 작가가 이제는 느긋한 여유로 관조하는 시선과 지나간 힘들고 아펐던 시절(실은 그렇다고 안 느꼈을 수도 있겠다. 그건 사치요 목구멍이 포도청인 시절이었을테니 그저 먹고살기 급급...)을 남 이야기하듯 덤덤히, 담담히 기술하고 술회하는데 억지감정이 느껴지지 않아서다. 급하고 거센게 아닌 완만하고 자연스런 물줄기가 흐르는 느낌이었다. 꽃섬 이미지와 비슷한 환경도 가까이하지 않은 나인데 꽃섬 이야기 즉 그네들 이야기를 접하며 꽃섬이나 꽃섬밖 사람들이나 사는 모습은 거기서 거기네 싶으니 정들고 습관되면 낯익은 세상이란 머무는 곳이 아니겠나 싶다. 하늘아래 어느 동네든 몸담고 마음담아서 정들면 그곳이 곧 낯익은 세상일테요, 그 테두리 밖에서 다시 생활이 된다면 예전 동네가 낯익은 세상이더라는...그렇게 낯익은 세상을 작가는 그려냄과 동시에 떠올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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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