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Mind Control)

키미스
- 작성일
- 2021.5.28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
- 글쓴이
- 양재웅 외 1명
21세기북스
누구보다 가까워야할 사이가 있다면 그건 '나', 바로 자기자신이 아닐까 싶다. 헌데 그런 나를 등한시하고 방치하다 못해 괴롭히고 힘들게 할 때가 종종 있다.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해 제대로 먹지도, 잠을 자지도 못하고 스스로를 괴롭힌다. 생각한다고 해결책이 떠오르는 것도 상처가 낫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밖으로 한바탕 끄집어낼 용기도 없으면서 애꿎은 나만 자꾸 못살게 괴롭히는 것이다. 겉으론 아무런 일이 없는 것처럼 보여도 속으론 늘 시시때때로 전쟁이 일어나는 것만 같다. 그런 전쟁같은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을 만났다.
생각이 많은 섬세한 당신을 위한 양브로의 특급 처방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
저자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여러 TV프로그램에 등장해 이런저런 조언들을 해주는데 가끔 보는 프로그램에 등장하기도 하고 익히 봐왔던 터인데다 목차를 보고는 이 책이 더 궁금하고 기대가 되어 꼭 만나보고 싶어졌다.
내용은 뒷표지에 요약되어 있듯 자존감, 불안, 미래, 관심, 가족, 친구, 직장, 연애 등 8가지 주제로 다양한 고민거리들에 대해 내담자의 처해진 상황이나 환경 등 상담 사례를 각색해 두 저자가 번갈아가며 심리이론과 용어 등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자세히 설명해주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차근차근 일러준다. 너무나도 공감이 갔던 문장들을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자존감이란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입니다.
타인이 나에 대해 무엇이라 평가를 해도, 심지어 비하를 하더라도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상태를 바로 자존감이 높다고 말합니다. p15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내가 원하는 성취를 위해 간다면 자존감은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p21
가족이란...(중략)...정서적 거리가 가깝기에 그만큼 더욱 큰 상처가 돼 힘들어지고, 끊어낼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에 좌절감과 절망감까지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가족 간에는 더욱 예의를 지키고 배려해야 하며, 적당한 정서적 거리 또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27
가족과의 정서적인 경계가 희미할 정도로 밀착된 경우는 나의 존재 자체를 논할 수가 없습니다. p28
자기 자신과도 어느 정도 정서적인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p35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나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고, 바꿔 말하면 그만큼 상대의 언행으로부터 내가 독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p128
→ 가장 와닿는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 '말'이라는 건 내뱉은 사람에겐 금방 잊어버릴지 몰라도 들은 사람에겐 상처가 되어 두고두고 괴롭히는데 나와 거리가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 강도가 엄청 크고 영향도 무척 많이 받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정신건강의학과를 둘러싼 진실 혹은 오해'라는 부록은 '정신건강의학과'와 관련해 오해하기 쉬운 내용들과 진료 등에 대해 상세히 알려줘서 매우 유익했다.
앞서 다른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심리학 관련 서적을 읽다보면 어디선가 한번쯤 본 듯하고 접한 것같은 내용이 많은 편이다. 그렇지만 어떤 책이든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말은 다 다르고 어떤 내용이냐에 따라서 더 많이 와닿기도 한다. 또 알고 있다고 생각해도 생각을 바꾸거나 행동으로 실천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것들을 아주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기에 이런 공감가는 내용이 많은 책읽기를 게을리 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싶다.
***
제목과 목차 그리고 저자들로 인해 호기심이 생겼고 만나게 되었지만 뜻하지 않게 받은 '마음의 상처'가 이 책으로 인해 아주 조금이나마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다. 세상에는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 설령 털어놓는다해도 마냥 개운하지 않고 시간이 한참 지나도록 오래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한다. 그럴 때에 혼자서 전전긍긍하지 말고 이 책을 만나보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덜 힘들어 할 수 있게.
이제 나와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소중히 여기며 사랑할 수 있길...!
지금 이 시간에도 아까운, 귀하디 귀한 시간이 흘러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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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