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라고 하면 휘황찬란한 수식과 난해한 기호들만 떠올라 내겐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대체 수학에는 이상한 기호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건지 늘 궁금했다.

이 책은 말한다. "수학 기호는 인류가 긴 역사를 지나면서 더 쉽게, 더 편하게, 더 많은 문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또 연구한 결과"라고. 이 책은 초등학교 수학부터 대학교 미적분까지 쓰이는 53가지 수학 기호를 소개하는, 읽자마자 그 원리와 공식이 보이는 수학 기호 사전이다. 이 책은 여러 수학 기호의 기원과 용도, 기호가 갖는 수학적 의의와 재미난 이야기를 전해준다.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를 염려하여 저자는 가능한 한 수식을 최소화하고 내용의 깊이와 난도를 조절하려 노력했으며, 불가피하게 전문 지식이나 수식을 언급할 때는 반복해서 쉽게 설명하였다.

수학에 친숙하지 않은 내겐 이 책에 등장하는 기호의 대부분이 생소했고, 수식으로 소개되는 각 수학 기호의 용도는 당연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기호의 기원과 수학적 의의, 기호와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수학 기호의 존재가 내게 더 친근하게, 합리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필자는 각각의 수학 기호에 간략한 소개말을 붙인다. 그 문구가 너무도 인간적이어서 괜시리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그 중 하나를 언급하자면 수학 기호 ∑(시그마)를 '게으름뱅이를 위한 선물'로 소개하는 식이다. 이런 친숙한 방식으로 기호에 접근하니 점차 (이전까지는 '냉혈' 그 자체이던) 수학이 게으름을 피우기도 하고, 복잡한 것보단 단순한 걸 선호하는 보통의 우리와 같은 굉장히 인간적인 존재로 느껴졌다.

책 머리말에서 필자는 이 책이 개념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나 한번 더 수학을 공부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학생에게는 학습의 도우미로, 일반 성인에게는 수학에 대한 관심을 북돋아주고 이해를 돕는 참고서로서 기능을 하길 바란다. 저자의 이러한 염원이 담긴 『읽자마자 원리와 공식이 보이는 수학 기호 사전』은 내게 큰 전환점을 선사해 주었다. 나의 잠재된 수학적 호기심을 마구 자극하였으며 기호의 필요성을 내게 충분히 납득시켰다. 이 책이 일깨운 학습 욕구에 힘입어, 언젠가 이 책에 등장하는 기호를 다 알아볼 수 있는 날을 상상하며 수학 공부를 다시 시작해볼까 한다. 이 책이 있기에 앞으로의 여정이 쓸쓸하진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