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볼만한 영화
서유당
- 작성일
- 2017.7.20
어메이징 메리
- 감독
- 마크 웹
- 제작 / 장르
- 미국
- 개봉일
- 2017년 10월 4일
583. 기프티드...수학 천재의 평범한 삶은 희망사항?
영재 관련 영화는 그동안 몇 편을 보았지만 이 영화처럼 영재성을 발견하고서도 오히려 평범한 삶을 살도록 유도한 작품은 드물었다.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천재성을 입증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을 보이는 과정을 그려내는 게 일반적인 영화였으니 색다른 감동이 싹틀 수 밖에.
수학자인 다이앤은 부모의 강요와 억눌린 삶에서 벗어나고자 딸 메리(맥케나 그레이스)를 오빠인 프랭크(크리스 에반스)에게 맡기고 자살을 선택한다. 수학자로서 평생의 과업인 난제를 해결하고서도 결과를 오빠에게 맡긴 채 생을 마감한다. 한편, 전형적인 극성 부모인 애블린(린제이 던칸) 역시 수학자이자 딸을 누구보다도 천재로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명성과 인류 공영을 위한 위대한 발견에 기꺼이 헌신하도록 독려한다. 하지만 아들인 프랭크는 천재성에 있어 여동생에 미치지 못하지만 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급작스런 동생의 죽음을 보면서 회의가 들어 조카인 메리를 평범하게 키우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직업을 버리고 배수선공으로 플로리다에서 생활한다. 그 세월이 무려 7년, 부모와 헤어져 소리소문없이 살아온 것. 물론 그사이 조카의 교육은 순전히 가정교육에 의존했지만 이미 영재성은 입증된 지 오래다. 이웃인 로바타(옥타비아 스펜서) 아주머니는 하루라도 빨리 영재 학교에 보내라고 난리다. 메리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당장 데려오라고 호들갑을 떤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영재성 때문에 생을 일찍 정리한 동생의 삶이 결코 행복한 게 아니었음을 알기에 기를 쓰고 평범한 아이로 키우려는 프랭크의 고집 앞엔 별도리가 없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메리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중 시비가 발생하고, 찾아온 프랭크에게 영재성을 평소 눈여겨보던 보니(제니 슬레이트) 선생님 역시 장학금 전액의 영재 학교로 보낼 것을 요청한다. 그러나 프랭크는 완강하다. 결국 교장이 지인에게 연락하는 데 어느새 애블린이 찾아온다. 평소 앙금이 남아있던 모자지간. 그러나 메리를 사이에 두고 치열한 법정공방까지 간다. 영재성이냐 평범한 삶이냐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모자. 결국 타협점을 찾은 건 위탁가정이다. 하지만 애블린은 위탁가정을 빙자하여 바로 옆 건물에 가정교사를 두고 본격적으로 메리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이를 알게된 프랭크는 분노에 차 위탁가정으로 달려가는 데...
우리 삶에서 영재성이 부럽지만 한편으론 평범한 일상 또한 즐기지 못하는 부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인류를 위한 위대한 삶은 존경할 만 하지만 개인의 삶은 다이앤처럼 소소한 행복조차 누리지 못해 벼랑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 동생의 죽음을 보면서 프랭크는 메리만큼은 절대 박재된 삶을 살지 않게 결심한 것이다. 그저 또래 아이들이 어울려 놀이터에서 장난치고 놀 수 있는 작은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기를 바란 것. 영재에겐 이것이 결코 쉽지않은 삶이지만 그렇다고 단명한 동생의 삶처럼 허무하게 보내는 것 역시 반길 게제가 아니다.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양다리 걸치는 건 어떠한 지. 비록 한 분야에도 시간이 부족한 삶일 수 있으나 가능하면 평범함도 추구하면서 영재성을 발휘하는 균형점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결코 범인으론 상상하기 어려운 과제이지만.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영재성과 평범함을 고루 갖춘 전인 교육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다에서 갈매기와 함께하는 프랭크와 메리, 너무도 여운이 오래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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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