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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cap2
- 작성일
- 2019.4.1
사마천 사기 56
- 글쓴이
- 사마천 저
현대지성
사마천의 《사기》는 52만6천5백자로 이루어진 태산처럼 높고 만리장성처럼 웅장한 역사서다. 《사기》는 〈본기〉 12편, 〈서(書)〉 8편, 〈표(表)〉 10편, 〈세가(世家)〉 30편, 〈열전(列傳)〉 70편으로 총 13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자가 아닌 일반일이 《사기》 전체를 통독하기에는 그 양이 상당할 뿐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에 《사마천 사기 56》은 〈본기〉 5편, 〈서(書)〉 1편, 〈세가(世家)〉 14편, 〈열전(列傳)〉 36편으로 130편 중 핵심적이고 흥미로운 56편만을 뽑아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사기》와 친분을 쌓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임안에게 보내는 사마천의 편지인 〈보임안서〉에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죽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가볍습니다. 이는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人固有一死(인고유일사) 或重于泰山(혹중우태산) 或輕于鴻毛(혹경우홍모) 用之所趨異也(용지소추이야)”라는 구절을 통해 삶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사마천은 마흔아홉의 나이에 죽음보다 치욕스러운 궁형을 자처했다. 궁형을 선택한 이유는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함이기도 했으며, 역사서 《사기》를 완성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사마천은 그 당시의 고통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하루에도 아홉 번 장(腸)이 뒤집히며(장일일이구회, 腸一日而九回), 집 안에 있으면 정신이 몽롱해지고, 집을 나서면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치욕을 생각할 때마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흘러 옷을 적시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이는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에 대해 사마천은 자신의 삶으로써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진시황 본기〉에서는 ‘태산은 한줌의 흙도 버리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클 수 있었던 것이고(태산불양토양, 泰山不讓土壤), 하해는 아무리 작은 시냇물이라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깊을 수 있는 것이다.(하해불택세류, 河海不擇細流)’라는 멋진 말로 인재 등용의 방법론을 알려주고 있다. 또한 ‘지난 과오를 잊지 않는 것은 뒷날 일을 할 때의 스승이다. 전사불망(前事不忘) 후사지사(後事之師)’라는 구절로 옛 고전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공자는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가면 그중에는 반드시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들에게서 좋은 점은 가리어 본받고, 좋지 않는 점으로는 나 자신을 바로잡는 것이다. 三人行(삼인행) 必有我師焉(필유아사언). 擇其善者而從之(택기선자이종지) 其不善者而改之(기불선자이개지)”라고 했다. 이는 역시나 《사기》에도 적용된다.
진시황이 죽음을 통해 환관 조고는 역사의 수로(水路)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지록위마, 指鹿爲馬) 할 정도로 황제의 눈과 귀를 막아 버리고 권력을 손에 쥔 조고가 역사의 수로를 바꾸기 위해 진시황의 작은 아들 호해와 승상 이사를 설득하는 교묘한 말에서도 배울 것이 있었다.
호해를 설득하면 한 말은 이렇다.
“큰 일을 도모하려면 작은 예절에 구애됨이 없어야 하며, 큰 덕을 갖춘 사람은 조그만 관습에 속박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고을마다 그 관습이 다르며 관리의 임무도 각기 다릅니다. 그러므로 작은 일을 돌아보다 큰 일을 잊으면 반드시 해를 입기 마련이고 의심하여 머뭇거리면 반드시 후회하게 마련입니다. 결단을 내려 실행하면 귀신도 길을 비키며 반드시 성공한다고 합니다.”
승상 이사를 설득한 말은 이렇다.
“성인은 고정된 규범에 따르지 않고 때와 변화하여 잘 대처하며 끝을 보면 처음을 알고 처음을 보면 끝을 안다고 했소. 지금 천하의 운명과 권력은 호해 공자에게 있소. 서리가 내리면 초목이 시들고 얼음이 풀리면 만물이 소생하는 것이오.”
조고의 교묘한 언행을 보면 같은 말이라도 어느 상황, 어느 때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충언(忠言)이 될 수도 있고 간언(間言)이 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마천의 《사기》는 실로 방대한 역사책임에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사기》를 조금더 재미있게 읽는 방법을 한 가지 제시해 볼까 한다. 《사마천 사기 56》 후반부에 실려 있는 사마천의 자전적 내용이 담긴 〈태사공자서〉와 〈임안에게 보내는 사마천의 편지〉를 먼저 읽고 일독을 시작한다면 《사기》를 더욱 유익하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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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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