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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IG
- 작성일
- 2015.2.21
세계대전 Z
- 글쓴이
- 맥스 브룩스 저/박산호 역
황금가지
군대 휴가때 '월드워 Z'를 보고난 뒤에 원작소설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져서 보게 된 소설입니다.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영화와는 비교할 수 없게 다르다'는 겁니다. 일단 책의 구성부터가 다른데 뭐랄까 '다큐멘터리' 형식입니다. 영화 월드워 Z가 주인공이 좀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라면 소설은 이미 좀비전쟁이 모두 끝난 뒤에 세계 여러 나라들의 생존자를 취재하면서 좀비전쟁의 전말에 대해서 알 수 있게되는 책입니다.
아마 영화를 소설과 판이하게 각색한 이유는 책처럼 만들면 다큐멘터리가 될 수 있기에 자칫 영화적인 재미가 떨어질 수 있기에 그렇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유를 하나 더하면 최근 좀비의 대세(?)는 새벽의 저주처럼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좀비일 텐데 이 책의 좀비는 그야말로 오리지널 좀비입니다. 뛰지도 않고 뇌를 파괴하면 사망하지만 뇌가 파괴되지 않으면 절대 죽지 않습니다. 책을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솔직히 요즘 좀비(?)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공포를 보여줍니다.
소설이 다큐멘터리 형식이어서 그런지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묘사, 가령 주인공들이 좀비와 싸우면서 느끼는 감정, 서스펜스, 자세한 상황 혹은 등장인물간의 갈등/대사 등은 좀 딱히 없는 편이기에 처음부분은 다소 재미가 없을 수 있으나 좀비에게 당하다가 전쟁을 하면서부터는 자신도 모르게 책에 몰입하게 됩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이라 그런지 인물들의 말들이 바로 하나의 명상처럼 형상화되어 그 전장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그런 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 책 특유의 '현실성'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은 뭐랄까요 '좀비'라는 요소를 제외하면 참 현실적입니다. 제 말은 만약에 실제로 좀비가 존재한다면 '우리도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등장인물의 성향/해결 방식도 여러가지이니 이들 중 누구인가에는 빙의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좀비가 아무리 튼튼해봤자 기본 신체는 인간일텐데 비록 뇌가 파괴되어야만 죽는 좀비이지만 좀 심히 안 죽는다는 느낌이 다소 들기는 하나(죽지는 않아도 몸이 완전 분쇄된다거나 부식된다거나 불탄다거나 정도는 해볼 만 한데 이런 것도 크게 없습니다.) 그래도 이정도는 '좀비니까' 정도로 쿨하게 넘길 수 있는 정도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물론 밀리터리에 민감하신 분이라면 격하게 반응하실 수도 있으시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좀비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이 책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를테면 새벽의 저주 등 도망가고 반격하고 살아남고, 이 정도가 아니라 전 세계가 좀비라는 대재앙에 맞서서 '전쟁'을 한 것입니다. 이 보통의 좀비물과는 스케일부터가 차원이 다릅니다. 영화는 뜬금없는 노래, 뜬금없는 문자 등 만족스럽지 않은, 다소 영화적 허용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것에 기대는 요소가 살짝 있었지만 책은 솔직히 그런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저자가 자료를 조사하려고 상당히 고생했을 것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책은 매우 잘 팔렸을 테니 고생한 만큼 거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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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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