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라
  1. 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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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관련 영화를 이렇게 몰입하며 본 것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원래가 살인이라던가 하는 극단적으로 일방적인 폭력에 대한 내용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이 영화에는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케빈 코스트너와 윌리엄 허트 두배우가 한 영화에 등장한다는 것 자체가 융화될 수 없을 것이라 단정 지으며 캐스팅 미스라 여겼다. 웬걸 영화를 보는 내내 배우들의 어우러짐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와 감독의 유려함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살인이라는 극단적 범죄를 저지르는 주인공을 그의 평범한 일상을 나란히 대비시킴으로서 알콜 중독 등의 중독증상에 갈등하는 인물들과 같은 정도의 수준으로 미화라고 하리만치 평범화 시켜버렸다. 그로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별 거부감없이 일상 속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인물 정도로 주인공을 바라보도록 만들고 있다.


 


더더군다나 근래까지 다중인격 인물의 이면과는 상당히 다른 역할인 윌리엄 허트가 연기한 마샬의 존재는 관객이 영화에 더욱 몰입하게 하는 요소이다. 이전의 다중인격 모티브의 영화에서는 지킬 박사와 하이드 처럼 평상시 선량한 주인공의 그림자적인 인물로서 그의 내면의 살인에 대한 충동과 열망을 대변하는 존재로 그려지던 것이 윌리엄 허트의 배역이 아니던가?  


 


하지만 미스터 브룩스에서 윌리엄 허트가 맡은 마샬이란 인물은 기존의 다중인격적 존재와는 유사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다. 그건 미스터 브룩스의 성향에서 비롯되는데 기존 영화 속에서 살인을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정점의 상황으로 인식하던 여타의 살인자들과는 현격할 정도로 다르게, 미스터 브룩스는 살인을 그저 하나의 중독성 높은 취미정도로 여긴다는데 있다. 마샬은 고작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주인공을 유혹하는 정도의 역할인 것이다. (하긴 기독교적 상징에서 보자면 아담과 이브를 유혹하는 뱀이나 사탄 같은 존재이기도 한 것이겠지만...)


 


그리하여 누구라도 일상 속 크고 작은 내적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고 있을 평범한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단점(그 단점이라는게 살인중독이라는 것이 함정이겠지만)을 극복하려는 주인공과 동화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이러한 주인공의 시점에 정의나 윤리를 너머 비약적으로 접근해 몰입하게 만드는 기교는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살인이 주는 잔혹한 이미지를 간과해버리게 만든다.


 


이것만으로도 영화에 몰입하게 하는데는 유려하고 성공적이었다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이토록 살인자에게 감정이입하며 본 영화는 없었기 때문이다.


 


미스터 브룩스 (Mr. Brooks,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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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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