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라
  1. 자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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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가 날아다니지 않고 두개골이 던져져 있지 않더라도

시는 시다 동화 같은 소소한 일상의 안락함을 노래하지 않더라도

시는 시다 미쳐 날뛰며 지껄여대는 수다쟁이들도

모두 시다 어제도 오늘도 다가올지 걱정스러운 여명의 내일 마저도

모두 시다 쉴새 없이 재잘대는 그대의 걸음걸음은

시인의 한글귀

시가 아닌 역사도 종교도 철학도 사상도 경향도 신념도

없다 힘겨운 일과 후 위안을 위해 거나하게 취한 그대의 구토 역시

시다 시가 그리운 시대라지만 시는 문장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삶이 그려내는 것

어지러운 그대가 마셔대고 뿜어대는 그것이 시다 

그대가 잉태한 무엇일지 모르는 그것이 시다

시대가 두려워 절망하는 그대의 두손은 시다

자신을 이겨내지 못하고 압도 당하는 환영도 시다

어둠이 두려워 빛을 갈망하며 끄적이는 이 글귀들도 시다

아픈 그대가 그은 그 손목에서 흘러나오는 그것은 시다

그대가 기어이 눈 감는다해도 시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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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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