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말리는 곰탱이네
마리에띠
- 공개여부
- 작성일
- 2004.2.12
예수께서는 유대를 떠나 다시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
그런데 사마리아를 거쳐 가야만 했다...
거기에는 야곱의 샘이 있었다.
여행으로 지치신 예수께서는 샘가에 주저 앉으셨다.
그 때 어떤 사마리아 여인이 물을 길으러 왔다.
예수께서 여인에게 "나에게 마실 물을 좀 주시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그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께
"당신은 유대인인데 어떻게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것을 청하십니까?"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대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일 당신이 하느님의 선물을 알고
또 '나에게 마실 물을 주시오'하고 당신에게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았더라면, 오히려 당신이 그에게 청하였을 것이고
그는 당신에게 생수를 주었을 것입니다.(요한 4,1-10)
당시 유대인들과 사마리아인들과 적대적인 관계였기 때문에
대개는 유대인들이 사마리아를 거치지 않고 다른 길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굳이 사마리아를 거쳐야만 했다고 요한복음사가는 전하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당신의 구원을 애타게 갈망하는 한 여인의 목마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그 여인의 애타는 목마름을 적셔주시기 위해
당신을 배척하는 이방인의 땅임에도 불구하고 그 여인을 찾아주셨습니다.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목이 마른 예수님과
버림받고 상처받은 과거로 지치고 목이 마른 여인이 만난 것입니다.
그 당시 법으로는 여자는 이혼할 수 있는 권리가 없기 때문에
남편이 여섯번째라는 것은 그만큼 버림받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사랑받지도 못하고, 이방인이라서 구원받을 가능성조차도 찾을 수 없기에
삶의 절망스런 밑바닥을 헤매고 있는 사마리아 여인,
그 여인과 똑같은 처지는 아니더라도
예수님이 아니시면 참다운 사랑을 만날 수 없고,
구원의 가능성조차 알지 못했을 공통점을 제 안에서 찾으며
저 또한 그 우물가에서 주님을 만나뵈었습니다.
나 때문에 그 먼길을 찾아오시느라 지치신 주님,
그분은 저를 위해 오셨으면서도 먼저 물을 달라고 저에게 청하십니다.
얼마나 겸손하고 아름다운 모습인지요.
나보다 더 나의 목마름을 잘 알고 계시기에
당신의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동문서답을 하고 있는 저에게
당신이 주시고자 하는 물이 어떤 물인지 차근차근 가르쳐주십니다.
그리고 저의 가장 내밀한 곳에 숨겨진 영적인 목마름을 일깨워주시고
마시고나면 언젠가 다시 또 목이 마를, 세상이 주는 물이 아닌,
늘 마르지 않고 샘솟는 생명의 물을 주시고자 하십니다.
"내가 줄 물은 그 사람 안에서 샘이 되고
그 물은 솟아올라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할 것입니다."(요한 4,14)
이 묵상과 함께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의 촛불 하나를 더 켜면서
유대에서 사마리아까지 가는 길보다 더 먼 길을 찾아오신 예수님을 생각하게 됩니다.
하늘에서 땅으로,
영원의 세계에서 시간의 세계로,
빛의 세계에서 어둠의 세계로,
생명의 세계에서 죽음의 세계로,
그 멀고 먼 길을 내려오신 예수님은
아기로부터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는 지상에서의 긴 여정을 걸으십니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걸으신 그 길을 따라 걷노라면
사랑으로 충만하면서도 구원에 대한 열망으로 '목 마르다'(요한19,28)고 하시는
그분의 갈증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듯 합니다.
그분은 {회원}님을 위해 그 먼길을 찾아오십니다.
{회원}님이 사랑과 희망에 목말라 하는 그 순간에
그분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샘물을 주시고자 오십니다.
{회원}님도 사랑과 믿음의 등불을 밝히고 그분을 마중하십시오.
세례자 요한의 외침처럼 그분이 오실 길을 곧고 바르게,
평평하고 아름답게 가꾸고 맞이하십시오.
바오로딸 홈지기 수녀드림.
먼길에 지치신 예수 - 라는 김옥순 수녀님의 그림입니다.
전 김옥순 수녀님이 누군지 모릅니다.
다만 위 글과 함께 날라져온 그림을 볼 때
아~ 나도 이렇게 기다리고 있노라...
내 마음이 이렇구나..
그러면서 내건 그림입니다.
먼길에 지치신 예수님으로 오시는 모든 분께
물 한모금 드릴 수 있는 마음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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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