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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andol32
- 작성일
- 2022.5.13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 글쓴이
- 김탁환 저
해냄
강바람에 눈보라가 인다.
집필실 창가에 서서, 눈이 만든 문장들이나 읽어야겠다. (-21-)
아침부터 툇마루에 앉아 몇 문장 쓰다 말다, 마당에서 올라오는 빗소리 들느며, 어제 만난 꽃들이 지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이런 걱정도 참 오랜만이다. 이런 걱정을 더 많이 하며 살아야겠다. 봄빛 속으로 바삐 오가는 새들의 노래는 덤이다. (-78-)
평생 손해를 감내하며, 자신을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을 모두 친구로 여기고, 아묵럿도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몸도 마음도 바꾸는 개념파괴남.
섬진강 옆 집필실 이름을 '달문의 마음'으로 정한 까닭이기도 하다. 달문을 알든 모르든 계속 이 한없이 좋은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며 살고 싶다. (-169-)
아는 것과 느끼는 것은 다르다. 느끼지 못하면 진짜 아는 것이 아니라고 했던가.외우기만 하고 실감을 못한 지식들이 얼마나 내게 많을까. (-235-)
초보 농부에 이어 이제 초보 책방지기까지 하게 생겼다. 2021년은 용기를 낸 해로 기억될 듯하다. 장편소설가가 되겠다고 결심한 1995년, 대학을 떠난 2009년, 세월호에 관한 소설들을 쓴 2016년과 맞먹는 해.
일을 마치고, 피곤하지만 그래도 몇 자 더 쓰고 퇴근하려고 집필실로 향하는데,집필실 앞 화단에 국화가 피었다. (-330-)
섬진강 시골 생활이다. 오시의 삶과 벗하며 살아온 지난날, 아파트 촌이라고 부르는 그곳에서 탈피해, 시골의 느린 삶을 선택하게 된다. 문화적 혜택을 누리고 싶으면,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한 시점에서, 행복한 삶과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 선택한 것이 바로 섬진강으로의 장소의 역선택이다. 비움과 낮춤을 추구하는 삶을 선택하게 된다. 자급자족, 제철음식, 이 두가지가 나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는지 이해할 수 있고, 도시의 벗과 함께 하는 삶과 시골의 벗과 함께 하는 삶이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시골에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 숨어 있다. 내가 심어 놓은 곡식과 자연의 생명들과의 경쟁이다.인간과 자연의 경쟁이 바로 그것이다. 그 경쟁을 없애기 위해서, 마오쩌둥이 시작했던 참새 제거 작전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무책임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속담이 어느 덧 소멸되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 우리에게 필요한 삶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고, 새로운 삶의 기준을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는 것을 알 수 있다.새로운 이을 시작하게 되고, 그 시작단계 마다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들 ,그 가치들이 내 삶에 대해서 살찌우고 있었다. 저자의 섬진강 일기 속에서 놓치 수 없는 것은 도시의 문화적 혜택에 대해서, 더 큰 이익 되는 자기만족을 추구하느 삶에 있다. 정서적 이익과 마음의 평온함을 두루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생존의 기본이기도 하다. 글쟁이에서, 농부로 살아가고,이제 서재지기가 되었던 저자의 초심으로 돌아가는 삶을 응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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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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