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이진수는 제정구 의원을 따라 1994년부터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일했다. 제 의원의 타계 후 그의 후계인 김부겸의원을 20여 년간 보좌하며 27년간 실무자로 늘 정치글을 써 왔다. 평생을 정치글을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1장-‘정치글’이란? 2장-무엇을, 어떻게 쓸까? 3장-실전:논조와 논리 4장-글의 탄생 5장-글의 종류별 작성법 6장-누구를 향해 쓸 것인가?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글’이란? 정치글은 일반적인 글과 다른 몇 가지 특성을 갖는다. 좀 희한한 특성이다. 정치글은 늘 언론을 의식하고 써야한다. 언론에 보도가 되도록 쓰는 글이 좋은 글이 된다.

정치는 칭찬을 받아도 욕을 들어도 된다. 하지만 아무것도 아니면 안된다. 그래서 당과 당이 서로 싸우는 것이다. 정치라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다. 그러면 과연 이런 상황을 잘 반영한 좋은 정치글이란 무엇인까? 첫째, 항상 보도될 수 있음을 의식하거나 보도를 목적으로 써야 한다. 둘째, 온라인으로 전파되며, 특히 글에 최적화된 플랫폼인 페이스북을 중시해야 한다. 셋째, 적과 동지가 확연히 갈라져 있는 만큼 어정쩡하게 써서는 안된다. 이것이 기본 출발점이다. 좋은 정치글의 사례로 카이사르 <갈리아 전기>와 처칠 <제2차 세계대전>를 들고 있다. 두 글의 공통된 점은 문장이 짧다는 것이다. 문장이 짧음으로써 글의 속도감이 올라가 좀 더 박진감 넘치는 모습을 상기 시킬 수 있다. 글의 속도감으로 두 저작이 공통적으로 글쓴이의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는데 매우 성공적이였다. 정치인이 자기 글을 통해 자신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는 정치에 실패하는 중이다.

정치 글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는 글쓰기 방법은 우선 논지와 논조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한다. 논지는 글의 내용을 어떻게 구성하고 전개할 것인가의 문제다. 논조는 문장론이라 할 수 있다. 논지는 내용이고, 논조는 형식이다. 논지는 마음, 정치적 올바름, 서사를 중요시하고 논조는 가독성, 글의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된다.

글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많은 절차들이 있다. 글의 준비 → 구상 → 초안 → 수정 보완 → 보고와 결재 → 스크린과 피드백 → 퇴고와 발표 → 후속 작업 순으로 글이 완성되며, 다른 글쓰기와는 다르게 빠르게 적확하게 적어야 한다. 정치인 한사람에게만 보여주는 글이 아니라 정치인과 대중에게 다 전달되는 글이다 보니 다른 글과 다르게 피드백에 따라 또 다른 작업이 필요하다. 글의 종류도 다양하다. 보고서, 질의서, 대정부 질문, 보도자료, 인터뷰Q&A, 축사 등 우리가 평소에 알던 글쓰기 형식들이 아니다.

정치글은 목적이 뚜렷한 만큼 대상도 뚜렷해야 한다. 설득의 대상인지, 공격의 대상인지, 대중이 대상인지에 따라 글의 표현, 단어, 문장의 길이를 조절하고 정치인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글을 써야된다.

우리나라 정치권을 보면 남을 인격적으로 깍아 내리기 바쁜 것 같다. 글쓰는 실력이 부족하니 공격하기 쉬운 것을 빌미로 이기려 드는 꼴이라고 생각이 든다. 분석 또한 안할려고 하니 정책에 대한 비판이 어렵고 흙탕물 싸움이 되는 것 같다. 정치인과 그 보좌관이 제대로 된 글쓰기를 배워서 좀 더 논리적인 비판, 공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