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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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사 2
글쓴이
장강명 저
은행나무
평균
별점9.4 (13)
Anna



 




“그때 정말 좋았습니다. 제가 어려운 문제를 풀어서 맞히면 소림이 누나가 저를 '점박이'라고 부르면서 기뻐했는데, 저는 그게 그렇게 설렜어요. '와, 점박이 대단한데? 오, 점박이 한 건 했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려고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학생 둘을 가르칠 때에는 아무래도 그렇게 감정을 드러내기 어렵죠. 어느 한쪽을 편애하는 느낌을 주면 곤란할 테니까요.” 소년 한은수는 점박이라는 표현도 좋아했다. 민소림이 가볍고 유쾌하게 그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이 좋았다. 학교에서 친구들은 그를 ‘눈탱이’ 혹은 ‘눈탱이 새끼'라고 불렀다. 좋아하는 별명은 아니었지만 엄청나게 거슬리는 것도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의 얼굴을 보고 움찔 놀라는 표정이나 말없이 외면하는 시선, 혹은 호기심에 차서 관찰하려는 눈빛이 훨씬 더 견디기 어려웠다.



P. 127




 



 



역시 범인은 독서모임 안에 있었다. 나에게는 가장 순위권 밖에 있었던 인물이 범인 이였다. 살인자는 민소림의 점박이라는 말에 오해를 하고 상처를 받고 칼을 들었다. 정작 민소림의 사촌 동생은 점박이라는 말에 설레었다고 했었는데...



 



 




잠깐 동안 나는 민소림이 내 친구가 되려고, 일부러 그렇게 무례하게 나를 대하는 거라고 오해했다. 설거지를 하는 내 옆에 와서 나를 도와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소림은 내 손에서 수세미를 뺏으며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점박이.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아무리 나를 무시하는사람도 그런 말을 내 앞에서 내뱉은 적은 없었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무너져내렸다. 그날 상처 받은 부위가 사실 - 상상복합체의 핵심에 해당하는 영역임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나는 잠시 얼어붙어 있다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되물었다. 뭐? 점박이, 민소림이 다시 말했다. 나는 칼을 집어 들었고, 그녀와 격투를 벌였다. 그렇게 나는 콤플렉스가 심한 오타모반 환자에서 기괴한 철학을 지닌 살인자가 되었다.



P. 351




 



 



2권의 살인자의 독백은 좀 지루한 감이 있었다. 갑자기 나타난 원주율에 대한 소설은 무엇을 이야기 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마지막 장면은 여형사가 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발견한 어둠, 허무, 빈 공간을 노려보며 끝난다.



 



 



 



22년전 독서 모임의 열정적인 모습만이 내 가슴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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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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