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많이 보았던 벌거벗은 두 아가의 다정한 그림. 이게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어디에서 흘러온 것인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보기만 해도 사랑이 물씬 느껴지는 그림인지라 많이 모아 다이어리에 붙였던 기억이 난다. 아이 캐릭터를 사용해서 인지 짧고 통통한 몸매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사랑이란]책의 두 아이들. 그 옛날 만났던 아이들을 이렇게 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행복하던지. 귀여운 그림이 담겨 있는 머그컵도 함께 찾아와 행복감이 두 배였다. 시원한 커피와 함께 읽는 재미가 쏠쏠할 듯 하다.

뉴질랜드 출신의 작가 킴 카잘리는 미래의 남편의 떠올리며 이 귀여운 카툰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책의 앞부분에는 킴 카잘리와 그녀의 남편 사진이 실려있는데, [사랑이란]의 두 캐릭터처럼 정말 사랑이 물씬 풍긴다. 사랑은 한참 진행이 될 때보다 시작할 무렵의 두근거림이 가장 크고 즐거웠던 것 같다. 미래의 남편을 상상하며 그린 카툰이라니 얼마나 설레이고 두근거렸을까. 그 마음이 카툰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L. A. 타임즈에 연재된 최초의 작품. 이 작품을 시작으로 [사랑이란]은 전 세계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만인이 기다리는 사랑의 메시지가 되었다고 한다.

[사랑이란] 책은 위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엄선 된 그림. 영어 원문과 우리나라 말 번역문. 날짜와 영문 필기체 연습. 그리고 나만의 마음을 한줄 남기는 부분. 그림을 먼저 읽고, 아래의 문구를 음미하며 나만의 마음을 남겨보기까지. 아주 짧고 단순한 글과 그림이지만 내가 했던 사랑 그리고 현재 남편과 나누는 사랑의 마음을 떠 올려 볼 수 있는 달달한 순간순간이 되어준다. 마음을 남기는 부분 또한 세 줄로 간단히 나와 있어 부담스럽지 않게 적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초등학생 때 그림일기를 쓰듯이 말이다.

결혼하기 몇 달 전 급작스럽게 응급실에 실려 온 나를 날마다 찾아와 간호해 준 울 신랑. 병실이 없어 좁은 응급실에 며칠을 지냈는데 그 옆의 좁디 좁은 간이 침대에 누워 함께 밤을 보내주던 신랑의 모습에서 얼마나 감사함을 느끼고 감동을 받았던지. 그때의 추억이 살아나는 컷이다. 예전의 감동과 추억 그리고 그날그날의 감정을 글로 적어 선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은 못 하더라도 언젠가는 끝내서 꼭 선물로 전해야지!

책의 뒷부분에는 이렇게 글과 그림만을 모아 볼 수 있는 부분이 실려 있다. 미처 앞에 담지 못한 아쉬운 카툰을 이렇게 편집 컷으로 모아봤다고 한다. 365편 외에도 더 많은 작품이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사랑에 관해 이렇게 많은 글과 그림을 남길 수 있다니 말이다. 한참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추억을 되새겨 줄 책. 그리고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에게는 앞으로의 사랑을 그려갈 수 있는 [사랑이란]. 매일매일을 추억하며 행복으로 남기어 사랑하는 상대방에게 선사해 주면 정말 감동 가득한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