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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doli24
- 작성일
- 2021.8.11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 글쓴이
- 켈리 함스 저
스몰빅아트
P.411 나는 개인적으로 100% 엄마이면서 여전히 100% 나 자신 일 수 있다.
법적으로는 혼인상태이지만 싱글맘으로 아이들을 키워낸 중년의 여성의 이야기다. 어린 아이를 놔두고 자신의 삶을 위해 홍콩으로 떠난 남편을 두고 에이미는 '엄마'로써의 책임을 다하고 산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겠다고 돌아온 '남편'을 그녀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다시 돌아온 남편이 쥐어준 신용카드로 '에이미 바일러'는 짧은 일탈을 즐긴다. 가족들과 함께 살던 고향을 벗어나 대도시 뉴욕에서 정확한 배경도 성도 확실하지 않는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멋있는 옷과 헤어를 하며 자신이 입어보지 않았던 옷과 상황을 즐긴다. 이런 짧은 일탈은 어쩌면 우리가 갖고 있는 여러 자아 중에 잃어버린 '나'를 찾는 과정이 아닐까. 사람은 살면서 완전한 자아 하나만을 갖고 태어난다. '나'라는 스스로의 자아를 유일하게 갖고 있던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자녀'가 되기도 하고 누군가의 '부모'가 되기도 하며 누군가의 '친구'가 되기도 한다. 자아는 끝도 없이 늘어난다. 회사에서는 어떤 사장이나 어떤 직원이 되기도 하고 소비자로써는 어떤 고객이 되기도 하고 학교에서는 선생이나 학생이 되기도 한다. 과연 '나는 누구인가'
한 여자가 있다. 그는 성공한 아버지의 유일한 '오점'이라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딸로 인정하지 않으려했고 양육도 관심이 없었다. 그녀와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뒤로 하고 함께 살았다. 사업적으로 성공한 아버지는 그런 모녀를 돌보지 않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를 키우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어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며 살았다. 잘 나가는 사업가 아버지를 두면서도 그녀의 기억은 가난으로 가득했다. 어머니는 청소와 식당일로 겨우 그녀를 키웠다. 그녀의 아버지는 시간이 지나고 법원의 판결에 의해 그녀를 친자로 받아들여야 했다. 그 결과로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매달 50만원의 양육비를 보낸다. 이 내용을 보자면 과연 이 '아버지'라는 사람은 과연 우리에게 존경 받아야 할 사람일까. 이 이야기는 '스몰 프라이(Small Fry:하찮은 존재)라는 리사 브레넌 잡스의 자서전에 있다. 그녀의 아버지 이름은 '스티브 잡스'다. 그가 모녀에게 양육비 50만원을 보내던 당시도 그의 자산은 2500억 이상이었다.
한 사람은 여러가지 자아의 옷을 입고 있다. 어떤 모습을 보느냐에 따라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좋은 사람이 되려는 일은 불가능하다. 또한 어떤 면에서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다시 어떤 면에서는 반드시 좋은 사람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입고 있는 자아의 옷은 어러 방향으로 다른 색깔을 내보인다. 살다보면 자신이 있고 있는 옷 중, 가장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설명하는 듯한 옷을 발견하기도 한다. 거기에 함몰되어 살아가다보면 진짜 자신을 잊는 경우도 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을 위해 3번을 이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교육에서는 주위 환경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주기위해 자주 사용된다. 또한 공부를 하다가 도중에 놀러 나간 맹자를 보며 맹자의 어머니는 겨우 짜놓은 베틀을 칼로 잘라버렸다. 그리고 '학문도 베와 같이 한 올과 한 올이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데, 중간에 그만 둔 것은 베 중간을 칼로 잘라버린 것처럼 쓸모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결단'이라는 말의 어원이 되었다. 여기에 우리가 간과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맹자의 교육을 위해 여러가지 실천을 하는 그녀의 삶은 과연 어땠을까.
우리는 누군가의 어머니나 어버지이기 전에, 혹은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친구이기 전에 온전한 스스로의 자아도 갖고 있다. 태초에 갖고 있던 자아가 타인에 기준이 되는 다른 자아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설자리를 잃어간다. 마치 효자가 되거나 좋은 아버지가 되거나 좋은 어머니가 되는 배경이 곧 자신의 올바른 옷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어떤 부모가 '효'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린 자녀를 보고 행복할 것이고, 어떤 자녀가 '사랑'을 이야기 하며 자신의 자아를 잃어버린 부모를 존경할 것인가. 우리는 누군가를 행복하기 위해 스스로의 자아를 상대에게 맞춰야 한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행복과 불행에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어쩌면 현재 유행하는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극심한 전염성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스스로가 포기해 버린 자신의 자아는 사라지지 않고 피해의식으로 남아는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를 말하는 부모에게는 '사랑'을 빙자한 '투자자'의 심리가 들어가 있다. 자신이 투자한 사랑에 대한 '이자'를 톡톡히 챙기고 되돌려 받겠다는 심리는 이런 '희생' 뒤에 감춰져 있는지도 모른다.
말이 좋은 싱글맘, 두 자녀를 가진 과부의 짧은 휴일에 관한 소설. 우리 모두는 타인을 만족해야 하는 채우지 못하는 욕심을 채우려 한다. 끝도 없는 욕심을 채우며 자신을 잃어가는 소설의 주인공이 드디어 오롯하게 자신을 생각할 수 있는 짧은 휴가를 얻는다. 자녀들의 한 어머니로써, 그리고 한 여자로써의 자아를 분리하고 두 자아를 모두 사랑 할 수 있는 한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엄마'이자 '한 여자'의 이야기다. 책의 챕터마다 한 여자로의 인생을 즐기지만 들어가는 챕터의 앞 부분에 딸의 일기이자 편지가 하나씩 담겨져 있다. 어쩌면 '완전한 나'로 거듭나기에는 역시 '부모'라는 뗄 수 없는 자아도 함께 있다는 사실을 이 소설은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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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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