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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에서 만나요
글쓴이
이유리 저
안온북스
평균
별점9.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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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곳이란 어디일까. 생각보다 일상에서 '좋은'과 '곳'을 붙여서 잘 쓰지 않는다. 좋은 곳, 이라는 표현을 언제 들어봤나 생각해봤더니, 미드 [굿 플레이스]가 불현듯 떠올랐다. 사후 세계 시트콤이라는 묘한 장르인데, 한 번쯤 시청해보기를 권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유리의 [좋은 곳에서 만나요]에서도 '좋은 곳'은 현세보다는 내세에 가깝다. 물론 염라대왕이 출몰하는 저승이라고 보기는 애매하고, 소설에서 '좋은 곳'이란 고통스러운 현생을 잘 마무리하고 나서, 현생을 멀리서 관조할 수 있는 언젠가, 혹은 어딘가의 지점을 가리키는 듯하다.


2. [좋은 곳에서 만나요]는 연작소설로, 총 여섯 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각각 직전 소설에서 살짝이나마 스쳐지나간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타인의 이야기 속에 내가 언젠가 스쳐지나갔을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이러한 연작 소설의 형식이 인생의 관계성을 유려하게 드러내는 데 일조한다. 그 외에는 전혀 관련없어보이는 편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처럼 완벽히 다른 이야기들 속에서도 인생을 관통하는 하나의 감정이 있다. 좋은 곳에서 만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좋은 곳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이는 현생이라는 '나쁜 곳'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3. 등장 인물들은 아프고, 우울하다. '죽음'이라는, 인간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사건을 맞이하고, 그제서야 죽지 않은 이들을 바라보게 된다. '삶-나'와 '삶-너'를 바라보는 현실에서 '죽음-나'와 '삶-너'를 바라보게 되는 현실로 전환되었을 때, 시선은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이유리는 (당연히) 경험해본 적 없을 죽은 자들의 시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가도, 감도 없는 온전한 서술 속에서 그들의 희로애락은 여실히 드러난다.


4. 소설집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에도 불구, 소설 하나하나는 명백히 다르고 유별나다. 각자 추구하는 재미가 다르고, 그러다 보니 각자가 갖고 있는 퀄리티도 좀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소설집의 첫 장을 여는 '오리배'와, 고양이의 시선을 다루는 '아홉 번의 생'이 퀄리티가 높아 기억에 남는다. 한편으로는 조금 난해한 작품도 있다. 그럼에도 앞뒤로 붙어있는 단편들 덕분에 이 난해함이 조금이나마 이해된다. 연작소설의 맛이 여기서 느껴진다.


#이유리 #좋은곳에서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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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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