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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표기
인터내셔널의 밤
글쓴이
박솔뫼 저
arte(아르테)
평균
별점8.5 (49)
ksa3608

 



<인터내셔널의 밤>은 기차 안에서 옆자리로 앉게 된 한솔과 나미의 이야기이다. 성 정체성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한솔과 사이비 종교로부터 도망쳐 온 나미.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나누는 대화는 솔직하고 담백하다. 한솔이 왜 트랜스 젠더로 살아가는지, 나미가 속했던 교단은 어떤 부조리함이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저 현재를 지나가는 이야기다. 아는 사람이 아니기에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고, 하기 싫은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된다. 모르는 사이이기 때문에 솔직해질 수 있는 게 아닐까. 잠깐 머무르는 여행지에서 스쳐가는 사람에게 속내를 터놓는다면, 과거의 짐을 버리고 후련한 마음이 들 것 같다. 후련함까지 가지 않아도 매듭을 지을 순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지.



 



박솔뫼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초반을 읽을 때 꿈같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무슨 말이냐 하면은 몽롱하고 모호하다. 그저 의식의 흐름 같다. 시처럼 함축적이기도 하다. 처음엔 이러한 문체와 진행 방식이 난해하고 당황스러웠는데 점점 마음에 든다. 마음이란 게, 삶이라는 게 언제나 명확할 순 없지 않은가. 그렇지 않은 때가 대부분이다. 순간의 모호한 마음들을 잘 표현하는 문장들이 위안이 되었다.



 



"나는 내가 혼자 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혼자 서 있을 때가 있지만."



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혼자 있는 것도 좋다. 혼자 있는 게 언제나 외롭고 우울한 것은 아니다. 나는 혼자 서 있을 때가 있지만 틀린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과 동떨어져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문장이지만 다른 뜻을 지닌 중의적인 표현처럼 언어를 잘 다루는 문장을 발견하면 작가가 막 천재 같고 신이 나고 그렇다..



 



소설 속에 주인공들이 잠시 머무르는 공간으로 부산이 등장한다. 두어 번 다녀온 곳이고 반년 전에도 다녀왔기에 나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내셔널의 밤> 속 부산은 매우 낯설다. 가본 적 없는 나라의 한적한 동네처럼 차분하고 생경하게 느껴졌다. 홀로 부산 여행을 갈 때 이 책을 읽으면 정말 완벽할 거야... 꼭 부산이 아니고 혼자가 아니더라도 여행지에서 읽으면 무척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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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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