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

산바람
- 공개여부
- 작성일
- 2019.4.30
세비야 대성당
얼마 걷지 않아 세비야 대성당에 도착했다. 웅장한 건물은 이슬람이 스페인을 지배하는 동안 세워진 사원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히랄다탑 상충부 아래까지 이슬람 사원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오히려 그것이 탑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상층부는 헐고 가톨릭의 상징인 종을 매단 종탑으로 개축했다지만 탑의 몸통은 이슬람 사원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었다. 모든 종교는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지만 정치와 연결된 종교는 이렇게 건물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먼저 자유 시간을 주어 외부를 관람하게 한 후 내부는 다시 모여서 관람한다는 설명을 듣고 각자 헤어져 대성당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대성당 주변은 몇 개의 광장이 있었다.
성벽이 보이기도 했고, 마차를 탄 관광객이 지나가기도 했다. 승용차와 마차가 공존하는 이색 풍경이었다. 한 광장에는 시내를 마차투어로 할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는 마차도 많았다. 트램이 지나가는 길옆의 나무 아래서는 플레멩코를 추는 여인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거리의 모퉁이에서 공연하는 풀라멩코 공연에 열광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나도 한 컷 찍고 현장을 벗어났다.
모임 시간이 임박하기도 했지만 저녁에 훌라멩코 공연 관람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트램이 대성당역에 섰다가 인파를 헤치며 지나가고 있었다. 대성당의 문마다 정교한 조각들로 치장되어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정교한 조각을 돌로 새길 수 있었는지 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조각들이었다. 우리나라에는 단단한 화강암에 조각을 하였기에 정밀하게 조각하지 못했지만 이곳에서는 대리석을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정교한 조각이 가능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곳 땅은 대부분 석회암 지대기 때문에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면 석회암의 변성암이 풍부한 것이 꼭 축복받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 팀들은 시간이 되어 함께 대성당 입장을 하였다. 중정에는 오렌지 나무들이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기도 하고 이제 다시 하얀 꽃을 피우고 있었다. 지금까지 매달려 있는 오렌지는 지난해 열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앙에는 분수대가 있었는데 이슬람 사원이었을 때 이곳에서 이슬람교도들이 기도를 드리기 전에 손을 닦았다고 한다. 정원 한켠에는 ‘용서의 문’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출구인데 한 번 나가면 재입장이 불가라고 한다. 문을 통해 바라보는 시내의 골목은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성당 내부를 관광하는데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중앙제단은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80년 동안이나 걸려 제작된 제단은 높이가 27m 폭18m이며 장식물에 금박을 입혔는데 그 양이 1톤이 넘는다고 하니 말만으로도 화려함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바로 옆에는 기대했던 콜럼버스의 관이 있었다. 네 명의 왕 동상이 관을 메고 있었다. 예전부터 이곳 이베리아 반도에는 네 개의 왕국이 있었는데 이사벨라 여왕이 통일하여 스페인을 세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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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3.04.26